파드 전 국왕의 부인, 사우디 왕가에 거액 요구

입력 2014.06.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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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사망한 파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숨겨진' 부인 자난 하브(65)가 재판을 통해 파드 국왕이 생전에 약속했던 현금과 부동산을 요구할 권리를 인정받았다고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가 9일 보도했다.

기독교도인 하브는 1968년 자신이 19살때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파드 왕자를 만나 결혼했으며 파드 왕자는 그후 자신에게 평생 금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드 국왕이 사망하기 2년 전인 2003년 파드 국왕의 아들 압둘 아지즈 왕자가 런던에서 자신과 만나 현금 1천200만 파운드(약 205억원)와 런던 중심부에 있는 부동산 2건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날 런던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하브의 재산청구권 소송을 통해 수면위로 드러났다.

저스티스 로즈 판사는 아지즈 왕자 측의 '국가면제'(State Immunity) 주장을 기각하고 하브가 재산을 요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국가면제란 어느 국가의 영토 안에서 다른 국가 및 그 재산에 대하여 동등한 주권국가라는 근거에서 사법관할권 및 집행권을 면제해 주는 것을 말한다.

원고측 변호사는 "판결에 만족한다. 국가원수직에 있지 않을 때는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개인적인 면책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라고 지적했다.

하브가 본격적인 재산청구 소송을 진행할 권리가 인정됨에 따라 실제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사우디 왕가의 비밀스런 집안사정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브는 판결이 나온 후 기자들에게 "지난 12년간 주장해 온 것을 재판부가 받아들여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왕자가 항소하면 나는 자서전의 영화화 제안을 받아들이겠다. 비밀을 까발리겠다"고 말했다.

하브의 변호인은 "하브의 스토리에 대해 영화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자서전을 영화화하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자서전을 우선 출판하는 문제도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국 국적을 갖고 있는 하브는 파드가 지난 1982년 국왕의 자리에 오른 후 사우디에서 강제로 쫓겨났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하브는 베이루트의 한 파티에서 파드 왕자를 만났으며 결혼한 후에는 궁궐밖으로 나오지 못했으며 임신도 금지되는 등 핍박을 받았다고 주장했었다.

하브는 사우디 왕가가 이 결혼을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아 결국 국외추방 명령을 받았으나 파드 국왕은 평생 전화를 통해 자신과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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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드 전 국왕의 부인, 사우디 왕가에 거액 요구
    • 입력 2014-06-10 17:55:33
    연합뉴스
지난 2005년 사망한 파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숨겨진' 부인 자난 하브(65)가 재판을 통해 파드 국왕이 생전에 약속했던 현금과 부동산을 요구할 권리를 인정받았다고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가 9일 보도했다. 기독교도인 하브는 1968년 자신이 19살때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파드 왕자를 만나 결혼했으며 파드 왕자는 그후 자신에게 평생 금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드 국왕이 사망하기 2년 전인 2003년 파드 국왕의 아들 압둘 아지즈 왕자가 런던에서 자신과 만나 현금 1천200만 파운드(약 205억원)와 런던 중심부에 있는 부동산 2건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날 런던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하브의 재산청구권 소송을 통해 수면위로 드러났다. 저스티스 로즈 판사는 아지즈 왕자 측의 '국가면제'(State Immunity) 주장을 기각하고 하브가 재산을 요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국가면제란 어느 국가의 영토 안에서 다른 국가 및 그 재산에 대하여 동등한 주권국가라는 근거에서 사법관할권 및 집행권을 면제해 주는 것을 말한다. 원고측 변호사는 "판결에 만족한다. 국가원수직에 있지 않을 때는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개인적인 면책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라고 지적했다. 하브가 본격적인 재산청구 소송을 진행할 권리가 인정됨에 따라 실제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사우디 왕가의 비밀스런 집안사정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브는 판결이 나온 후 기자들에게 "지난 12년간 주장해 온 것을 재판부가 받아들여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왕자가 항소하면 나는 자서전의 영화화 제안을 받아들이겠다. 비밀을 까발리겠다"고 말했다. 하브의 변호인은 "하브의 스토리에 대해 영화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자서전을 영화화하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자서전을 우선 출판하는 문제도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국 국적을 갖고 있는 하브는 파드가 지난 1982년 국왕의 자리에 오른 후 사우디에서 강제로 쫓겨났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하브는 베이루트의 한 파티에서 파드 왕자를 만났으며 결혼한 후에는 궁궐밖으로 나오지 못했으며 임신도 금지되는 등 핍박을 받았다고 주장했었다. 하브는 사우디 왕가가 이 결혼을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아 결국 국외추방 명령을 받았으나 파드 국왕은 평생 전화를 통해 자신과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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