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몰아주기 규제 코 앞인데 배짱영업?…왜?

입력 2014.06.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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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에 대한 계열사 몰아주기 규제가 당장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일부 생명보험사가 최근까지 계열사 몰아주기를 지속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작년 4월 규제를 신설해 1년 반 이상 유예기간을 주고 비중 변경을 유도했음에도 규제 시행 직전까지 '배짱 영업(?)'을 해온 셈이다. 해당 보험사는 규정 위반을 피하기 위해 막판 계약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늘(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변액보험 자산 중 계열운용사에 일임 및 위탁한 자산 비중이 지난달 말 기준 각각 65.64%, 99.99%에 달했다. 계열사 비중을 공시한 15개 생명보험사 중 계열사 비중이 50%를 넘는 곳은 두 곳뿐이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4월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자산 중 계열 운용사에 위탁 또는 일임하는 자산 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금융사의 계열사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당시 유예기간을 둬 다음달인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에 2개사 모두 현재 계열사 물량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현재 일임 및 위탁 기준 계열사 비중이 65% 정도인데 다음주면 계약 조정이 완료돼 비중이 5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PCA생명 관계자도 "규제가 시행되는 다음 달 1일 이전까지 계열사 비중을 절반 이하로 낮추기 위해 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해석 상 다른 부분이 있었는데 최종 결론에 따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독 2개 생명보험사의 계열사 비중이 높았던 것은 해외재간접펀드 투자 물량에 대한 인식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해외재간접펀드 투자는 의무적으로 국내 운용사를 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은 각각 계열 운용사인 미래에셋운용과 이스트스프링운용을 통해 해외재간접펀드에 투자했다.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이 계열 운용사에 돈을 맡기면 계열 운용사가 그 돈으로 해외재간접펀드를 골라 투자하는 식이다.

이렇게 계열 운용사를 통해 투자해도 재간접펀드에 투자하는 돈인 만큼 최종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주체는 계열 운용사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자산은 규제 대상에서 속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던 것. '최종 자산운용 주체'를 기준으로 하면 계열사 비중이 절반을 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5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순자산(집합투자기구)기준 계열사 비중은 각각 49.05%, 39.34%였다.

하지만 이들 2개사가 해외재간접펀드 투자를 위해 일임 및 위탁 계약을 체결하는 대상이 계열 운용사인 만큼 일임 및 위탁 계약 체결 기준으로 보면 계열사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기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는 금투업 규정이 일임 및 위탁 기준과 순자산 기준 두가지 모두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둘 다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외 재간접펀드 투자를 위해 일임위탁 주문을 체결하는 계약을 전부 계열 운용사와 체결하는 것도 일거리를 몰아주는 행위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며 "규정 상 두 가지는 별도 규정으로 둘 다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이 규정에 대한 유권해석 문의가 들어왔지만 '법규에 명확하게 나온 내용이라 공식적으로 유권해석 할 것도 없다고 답변했다'는 것이 금융위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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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열사 몰아주기 규제 코 앞인데 배짱영업?…왜?
    • 입력 2014-06-12 15:50:13
    경제
생명보험사에 대한 계열사 몰아주기 규제가 당장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일부 생명보험사가 최근까지 계열사 몰아주기를 지속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작년 4월 규제를 신설해 1년 반 이상 유예기간을 주고 비중 변경을 유도했음에도 규제 시행 직전까지 '배짱 영업(?)'을 해온 셈이다. 해당 보험사는 규정 위반을 피하기 위해 막판 계약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늘(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변액보험 자산 중 계열운용사에 일임 및 위탁한 자산 비중이 지난달 말 기준 각각 65.64%, 99.99%에 달했다. 계열사 비중을 공시한 15개 생명보험사 중 계열사 비중이 50%를 넘는 곳은 두 곳뿐이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4월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자산 중 계열 운용사에 위탁 또는 일임하는 자산 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금융사의 계열사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당시 유예기간을 둬 다음달인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에 2개사 모두 현재 계열사 물량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현재 일임 및 위탁 기준 계열사 비중이 65% 정도인데 다음주면 계약 조정이 완료돼 비중이 5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PCA생명 관계자도 "규제가 시행되는 다음 달 1일 이전까지 계열사 비중을 절반 이하로 낮추기 위해 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해석 상 다른 부분이 있었는데 최종 결론에 따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독 2개 생명보험사의 계열사 비중이 높았던 것은 해외재간접펀드 투자 물량에 대한 인식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해외재간접펀드 투자는 의무적으로 국내 운용사를 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은 각각 계열 운용사인 미래에셋운용과 이스트스프링운용을 통해 해외재간접펀드에 투자했다.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이 계열 운용사에 돈을 맡기면 계열 운용사가 그 돈으로 해외재간접펀드를 골라 투자하는 식이다. 이렇게 계열 운용사를 통해 투자해도 재간접펀드에 투자하는 돈인 만큼 최종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주체는 계열 운용사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자산은 규제 대상에서 속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던 것. '최종 자산운용 주체'를 기준으로 하면 계열사 비중이 절반을 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5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순자산(집합투자기구)기준 계열사 비중은 각각 49.05%, 39.34%였다. 하지만 이들 2개사가 해외재간접펀드 투자를 위해 일임 및 위탁 계약을 체결하는 대상이 계열 운용사인 만큼 일임 및 위탁 계약 체결 기준으로 보면 계열사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기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는 금투업 규정이 일임 및 위탁 기준과 순자산 기준 두가지 모두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둘 다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외 재간접펀드 투자를 위해 일임위탁 주문을 체결하는 계약을 전부 계열 운용사와 체결하는 것도 일거리를 몰아주는 행위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며 "규정 상 두 가지는 별도 규정으로 둘 다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이 규정에 대한 유권해석 문의가 들어왔지만 '법규에 명확하게 나온 내용이라 공식적으로 유권해석 할 것도 없다고 답변했다'는 것이 금융위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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