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가족갱단 ‘아레야노 펠릭스’의 몰락

입력 2014.06.2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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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접경한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에서 20여 년간 마약 가족갱단으로 악명을 떨친 '아레야노 펠릭스' 카르텔이 사실상 와해했다.

멕시코군은 23일(현지시간) 아레야노 펠릭스의 두목 노릇을 하고 있던 루이스 페르난도 산체스 아레야노를 검거했다.

군은 이날 브라질월드컵 멕시코-크로아티아전에서 멕시코가 이겨 16강 진출이 확정된 뒤 한 가옥에서 여흥을 즐기는 그를 붙잡았다.

루이스 페르난도는 이 카르텔의 두목을 지내다가 2008년 멕시코 연방경찰에 체포된 에두아르도 아레야노 펠릭스의 조카다.

특히 카르텔에 가담한 형제들이 대부분 사살되거나 투옥되고 최근까지 조직을 이끌었던 조카마저 이번에 체포됨으로써 아레야노 펠릭스는 유명무실화됐다.

아레야노 펠릭스 갱단은 1980년대 말 결성됐다.

11명의 형제 중 벤하민이 티후아나를 근거지로 결성을 주도했다.

벤하민을 앞세워 세력을 키운 갱단은 1990년대 티후아나에서 미국으로 밀매되는 마약류 이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접경한 티후아나는 콜롬비아에서 생산된 마약이 미국으로 건너가는 주요 통로로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이 마약범죄와의 전쟁을 펼치면서 집중 표적으로 삼은 곳이다.

멕시코에서 바다 풍경과 날씨가 좋기로 유명하지만 마약 거래와 살인, 납치 등의 범죄가 빈발해 치안이 아주 불안한 지역에 손꼽히기도 한다.

접경에서는 당국의 감시가 삼엄한 육로 밀수를 피해 지하로 마약을 운반할 목적으로 철로까지 갖춘 '마약 땅굴'이 최근 수년간 자주 발견됐다.

아레냐오 펠릭스 갱단은 형제가 사살되거나 검거되면 돌아가면서 조직을 맡아왔다.

이들 가족 갱단은 미국과 멕시코에서 경쟁 조직원을 고문하거나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물탱크 속에서 부식시키는 등의 잔혹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역의 경찰과 정부 관리들을 협박하거나 매수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벤하민은 그러나 2002년 멕시코 당국에 체포돼 2012년 미국으로 인도된 뒤 30년형을 선고받고 갇혔다.

벤하민이 체포되자 막내인 프란시스코 하비에르가 조직을 맡았다.

하비에르도 2006년 바다낚시를 하다가 미국 해안경비대에 붙잡힌 뒤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뒤를 이어 두목을 맡았다가 체포된 에두아르도는 작년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서 1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다.

형제들 중 가장 잔인한 성격으로 알려진 라몬은 2002년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사망했고, 맏이인 프란시스코 라파엘은 작년 생일파티때 광대를 가장해 침입한 경쟁조직원의 총에 맞아 숨졌다.

에두아르도의 여동생이자 루이스 페르난도의 엄마인 에네디나가 아직 남아있으나 조직을 이끌 장악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아레아노 펠릭스를 이끄는 핵심 세력은 대부분 제거됐지만 하부 조직원들 간, 또는 경쟁조직 간 다툼이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라는 영화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아레아노 펠릭스 갱단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마약 밀매의 실상을 다룬 '트래픽'(Traffic)이라는 영화를 제작, 2001년 아카데미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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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가족갱단 ‘아레야노 펠릭스’의 몰락
    • 입력 2014-06-25 03:16:15
    연합뉴스
미국과 접경한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에서 20여 년간 마약 가족갱단으로 악명을 떨친 '아레야노 펠릭스' 카르텔이 사실상 와해했다. 멕시코군은 23일(현지시간) 아레야노 펠릭스의 두목 노릇을 하고 있던 루이스 페르난도 산체스 아레야노를 검거했다. 군은 이날 브라질월드컵 멕시코-크로아티아전에서 멕시코가 이겨 16강 진출이 확정된 뒤 한 가옥에서 여흥을 즐기는 그를 붙잡았다. 루이스 페르난도는 이 카르텔의 두목을 지내다가 2008년 멕시코 연방경찰에 체포된 에두아르도 아레야노 펠릭스의 조카다. 특히 카르텔에 가담한 형제들이 대부분 사살되거나 투옥되고 최근까지 조직을 이끌었던 조카마저 이번에 체포됨으로써 아레야노 펠릭스는 유명무실화됐다. 아레야노 펠릭스 갱단은 1980년대 말 결성됐다. 11명의 형제 중 벤하민이 티후아나를 근거지로 결성을 주도했다. 벤하민을 앞세워 세력을 키운 갱단은 1990년대 티후아나에서 미국으로 밀매되는 마약류 이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접경한 티후아나는 콜롬비아에서 생산된 마약이 미국으로 건너가는 주요 통로로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이 마약범죄와의 전쟁을 펼치면서 집중 표적으로 삼은 곳이다. 멕시코에서 바다 풍경과 날씨가 좋기로 유명하지만 마약 거래와 살인, 납치 등의 범죄가 빈발해 치안이 아주 불안한 지역에 손꼽히기도 한다. 접경에서는 당국의 감시가 삼엄한 육로 밀수를 피해 지하로 마약을 운반할 목적으로 철로까지 갖춘 '마약 땅굴'이 최근 수년간 자주 발견됐다. 아레냐오 펠릭스 갱단은 형제가 사살되거나 검거되면 돌아가면서 조직을 맡아왔다. 이들 가족 갱단은 미국과 멕시코에서 경쟁 조직원을 고문하거나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물탱크 속에서 부식시키는 등의 잔혹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역의 경찰과 정부 관리들을 협박하거나 매수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벤하민은 그러나 2002년 멕시코 당국에 체포돼 2012년 미국으로 인도된 뒤 30년형을 선고받고 갇혔다. 벤하민이 체포되자 막내인 프란시스코 하비에르가 조직을 맡았다. 하비에르도 2006년 바다낚시를 하다가 미국 해안경비대에 붙잡힌 뒤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뒤를 이어 두목을 맡았다가 체포된 에두아르도는 작년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서 1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다. 형제들 중 가장 잔인한 성격으로 알려진 라몬은 2002년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사망했고, 맏이인 프란시스코 라파엘은 작년 생일파티때 광대를 가장해 침입한 경쟁조직원의 총에 맞아 숨졌다. 에두아르도의 여동생이자 루이스 페르난도의 엄마인 에네디나가 아직 남아있으나 조직을 이끌 장악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아레아노 펠릭스를 이끄는 핵심 세력은 대부분 제거됐지만 하부 조직원들 간, 또는 경쟁조직 간 다툼이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라는 영화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아레아노 펠릭스 갱단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마약 밀매의 실상을 다룬 '트래픽'(Traffic)이라는 영화를 제작, 2001년 아카데미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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