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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금융계좌 개설시 ‘미국인 여부’ 체크해야
입력 2014.06.25 (06:53) 수정 2014.06.25 (08:26) 연합뉴스
내달 1일부터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신규계좌를 개설할 때 미국인인지를 확인하는 본인확인서를 별도로 작성해야 한다.

한미간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 협상타결에 따라 미국의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ATCA)이 국내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각 금융기관은 계좌개설 고객(법인 등 단체포함)이 기존 서류 외에 미국인 여부를 체크하고 서명해야 하는 본인 확인서 서식을 각 지점에 배포했다.

서식은 고객이 미국의 시민권자, 영주권자, 거주자인지를 체크하고 해당사항이 없다면 '해당사항 없음'란에 표시토록 했다.

금융기관은 계좌 신규개설자가 재미교포 등 국내에 거주하는 미국인이라면 이자, 배당, 기타 원천소득, 계좌잔액 등 금융정보를 매년 한국 국세청에 보고해야 한다.

개인의 경우 5만달러(23일 종가기준 5천89만5천원) 초과 금융계좌, 법인은 25만달러 초과 금융계좌 정보가 보고 대상이다.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일부 은행에서는 뭉칫돈이 빠져가는 현상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대체로 '두드러진 변동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FATCA란

FATCA란 미국이 자국 납세자의 해외금융자산 정보를 확보해 과세기준으로 삼기 위해 2010년 제정한 법률이다. 역외탈세를 막고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제정 당시 유럽 등 선진국의 반발이 있기도 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부족한 세수를 만회하기 위한 역외탈세 방지노력이 강화되면서 미국과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을 체결하는 국가가 늘었다.

미 재무부는 제도시행을 한 달 앞둔 지난 2일 외국의 은행과 투자펀드 등 금융기관 7만7천여 곳이 조세정보 자동교환협정에 참여해 5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미국인 계좌 정보를 미국 국세청(IRS)과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스위스와 케이먼 군도, 바하마 등 약 70개국이 협정에 참여했다. 한국도 지난 3월 협정에 동참했다.

◇ 국내 개설 신규 미국인 계좌정보 내년 국세청에 통보

협정타결로 한국은 5만달러(기존 저축성보험은 25만달러) 초과 개인 금융계좌, 25만달러 초과 법인 금융계좌를 이미 보유한 개인과 법인의 금융정보를 내년부터 매년 9월 미 국세청에 보낸다.

적용시점은 신규계좌의 경우 연말 잔액, 올해 6월말 기준 잔액 100만달러 초과자 기존 미국인 계좌정보는 미국인여부 확인을 거쳐 내년 7월까지 국세청에 보고된다. 다만, 법인 신규계좌는 준비기간이 짧은 점을 감안, 올해 개설분까지 기존 계좌로 인정받을 수 있다.

기존 개인 고객으로 이달말 현재 5만달러 초과~100만달러 이하 계좌정보와 25만달러 초과 법인 등 단체 계좌정보는 2016년말까지 미국인여부 확인을 거쳐 2015년말 잔액을 2016년 7월까지 국세청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 제도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내 소득의 30%를 원천징수 받게 된다.

미국도 미국내 한국인 개인중 연간 이자가 10달러를 초과하는 예금계좌, 미국 원천소득과 관련된 기타금융계좌의 정보를 한국 국세청에 알려준다, 법인은 미국 원천소득과 관련된 금융계좌가 대상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양국이 금융정보를 매년 정기적으로 수집할 수 있어 역외탈세 추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일부서 뭉칫돈 이탈 추정…대체로 큰 변동은 없어

정부조차 미국인이 몇명이 국내 금융기관에 어느 정도의 자금을 예치하고 있는 지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국내에서 계좌개설 당시에 국적을 확인하지 않는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이 400조원에 달하는데다 대부분 교포로 추정되는 외국인의 국내 보유 토지규모가 2억2천744만㎡(227.44㎢), 공시지가 기준 33조여원어치에 달해 미국인의 국내 자산은 최소한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은 국내 거주하는 미국인, 특히 미국교포의 자금이 상당부분 빠져나갈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일부 금융권에서는 외국인 여부가 불확실하지만 최근 계좌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간 정황이 감지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들어 일부 고액자산가의 자금이탈 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사 관계자도 "제도시행을 앞두고 무기명채권이나 부동산쪽으로 거액의 자금이 빠져나갔으나 이 제도와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제도 시행전에 빠져나갈 돈은 빠져나가 최근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적다는 응답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금 이탈 여부를 데이터로 따로 확인하지 않았지만 일선 PB센터와 서울 강남쪽 점포 등에 문의해본 결과 큰 동요없이 고객의 문의만 종종 있다고 한다"며 "이미 돈을 옮길 사람은 다 옮겼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 국내 금융기관 전산작업 등 완료…일부 불만도

국내 금융기관들은 제도시행에 따른 착오를 줄이기 위해 관련 전산망을 대부분 완료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은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도 연내 구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의 제도정비가 늦고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있는데다 준비기간이 짧아 시행초기 일선에서의 혼란이 우려된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이행규정을 각 금융기관에 내려보낸 것은 제도시행 일주일 전인 24일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국가간 협정이고 계좌정보가 세금과 관련되는 민감한 사안인데도 이행규정을 이제 겨우 받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의 관계자도 "전산망이란 것이 꼼꼼하게 구축돼야 사고가 없는데 너무 시일이 촉박하고 국회 비준이 안 돼 나중에 규정이 바뀔 위험도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 보험사는 "FACTA 관련 민원은 금융기관 민원평가에서 제외해 줬으면 한다"고 웃지 못할 제안도 했다.
  • 다음 달부터 금융계좌 개설시 ‘미국인 여부’ 체크해야
    • 입력 2014-06-25 06:53:09
    • 수정2014-06-25 08:26:40
    연합뉴스
내달 1일부터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신규계좌를 개설할 때 미국인인지를 확인하는 본인확인서를 별도로 작성해야 한다.

한미간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 협상타결에 따라 미국의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ATCA)이 국내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각 금융기관은 계좌개설 고객(법인 등 단체포함)이 기존 서류 외에 미국인 여부를 체크하고 서명해야 하는 본인 확인서 서식을 각 지점에 배포했다.

서식은 고객이 미국의 시민권자, 영주권자, 거주자인지를 체크하고 해당사항이 없다면 '해당사항 없음'란에 표시토록 했다.

금융기관은 계좌 신규개설자가 재미교포 등 국내에 거주하는 미국인이라면 이자, 배당, 기타 원천소득, 계좌잔액 등 금융정보를 매년 한국 국세청에 보고해야 한다.

개인의 경우 5만달러(23일 종가기준 5천89만5천원) 초과 금융계좌, 법인은 25만달러 초과 금융계좌 정보가 보고 대상이다.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일부 은행에서는 뭉칫돈이 빠져가는 현상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대체로 '두드러진 변동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FATCA란

FATCA란 미국이 자국 납세자의 해외금융자산 정보를 확보해 과세기준으로 삼기 위해 2010년 제정한 법률이다. 역외탈세를 막고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제정 당시 유럽 등 선진국의 반발이 있기도 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부족한 세수를 만회하기 위한 역외탈세 방지노력이 강화되면서 미국과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을 체결하는 국가가 늘었다.

미 재무부는 제도시행을 한 달 앞둔 지난 2일 외국의 은행과 투자펀드 등 금융기관 7만7천여 곳이 조세정보 자동교환협정에 참여해 5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미국인 계좌 정보를 미국 국세청(IRS)과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스위스와 케이먼 군도, 바하마 등 약 70개국이 협정에 참여했다. 한국도 지난 3월 협정에 동참했다.

◇ 국내 개설 신규 미국인 계좌정보 내년 국세청에 통보

협정타결로 한국은 5만달러(기존 저축성보험은 25만달러) 초과 개인 금융계좌, 25만달러 초과 법인 금융계좌를 이미 보유한 개인과 법인의 금융정보를 내년부터 매년 9월 미 국세청에 보낸다.

적용시점은 신규계좌의 경우 연말 잔액, 올해 6월말 기준 잔액 100만달러 초과자 기존 미국인 계좌정보는 미국인여부 확인을 거쳐 내년 7월까지 국세청에 보고된다. 다만, 법인 신규계좌는 준비기간이 짧은 점을 감안, 올해 개설분까지 기존 계좌로 인정받을 수 있다.

기존 개인 고객으로 이달말 현재 5만달러 초과~100만달러 이하 계좌정보와 25만달러 초과 법인 등 단체 계좌정보는 2016년말까지 미국인여부 확인을 거쳐 2015년말 잔액을 2016년 7월까지 국세청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 제도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내 소득의 30%를 원천징수 받게 된다.

미국도 미국내 한국인 개인중 연간 이자가 10달러를 초과하는 예금계좌, 미국 원천소득과 관련된 기타금융계좌의 정보를 한국 국세청에 알려준다, 법인은 미국 원천소득과 관련된 금융계좌가 대상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양국이 금융정보를 매년 정기적으로 수집할 수 있어 역외탈세 추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일부서 뭉칫돈 이탈 추정…대체로 큰 변동은 없어

정부조차 미국인이 몇명이 국내 금융기관에 어느 정도의 자금을 예치하고 있는 지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국내에서 계좌개설 당시에 국적을 확인하지 않는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이 400조원에 달하는데다 대부분 교포로 추정되는 외국인의 국내 보유 토지규모가 2억2천744만㎡(227.44㎢), 공시지가 기준 33조여원어치에 달해 미국인의 국내 자산은 최소한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은 국내 거주하는 미국인, 특히 미국교포의 자금이 상당부분 빠져나갈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일부 금융권에서는 외국인 여부가 불확실하지만 최근 계좌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간 정황이 감지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들어 일부 고액자산가의 자금이탈 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사 관계자도 "제도시행을 앞두고 무기명채권이나 부동산쪽으로 거액의 자금이 빠져나갔으나 이 제도와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제도 시행전에 빠져나갈 돈은 빠져나가 최근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적다는 응답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금 이탈 여부를 데이터로 따로 확인하지 않았지만 일선 PB센터와 서울 강남쪽 점포 등에 문의해본 결과 큰 동요없이 고객의 문의만 종종 있다고 한다"며 "이미 돈을 옮길 사람은 다 옮겼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 국내 금융기관 전산작업 등 완료…일부 불만도

국내 금융기관들은 제도시행에 따른 착오를 줄이기 위해 관련 전산망을 대부분 완료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은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도 연내 구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의 제도정비가 늦고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있는데다 준비기간이 짧아 시행초기 일선에서의 혼란이 우려된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이행규정을 각 금융기관에 내려보낸 것은 제도시행 일주일 전인 24일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국가간 협정이고 계좌정보가 세금과 관련되는 민감한 사안인데도 이행규정을 이제 겨우 받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의 관계자도 "전산망이란 것이 꼼꼼하게 구축돼야 사고가 없는데 너무 시일이 촉박하고 국회 비준이 안 돼 나중에 규정이 바뀔 위험도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 보험사는 "FACTA 관련 민원은 금융기관 민원평가에서 제외해 줬으면 한다"고 웃지 못할 제안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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