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강도는 세졌지만 북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입력 2014.07.03 (20:06) 수정 2014.07.0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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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을 겨냥한 한 반대 강도는 세졌지만, 우리가 요구한 ‘북한 비핵화’라는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은 1년 전의 '미래비전 공동성명'에 비해 북핵에 대한 경고의 강도가 세진 점이 특징적이다.

본문과 부속서로 구성된 이번 공동성명은 1년 전에 비해 북핵 반대에 대한 표현의 강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1년 전 미래비전 공동성명은 "한국 측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와 관련, 양측은 유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명시했다.
이 성명에 대해서는 '한국 측은' 이라는 표현 때문에 중국은 상대적으로 북핵 반대에 소극적이지 않느냐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성명은 "양측은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며…"라고 적었다.

'한국 측은' 이라는 표현 대신 '양 측은'이라는 표현과 '확고히 반대'라는 문구를 넣음으로써 북핵을 겨냥한 두 정상의 강경한 입장을 담았다.

다만 이번 성명에서도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거명되지는 않았고, 과거처럼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외교부는 설명 자료를 통해 “국제 문서에선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 대신 ‘한반도 비핵화’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 지도자들은 정상회담 등을 통해 비핵화 대상이 북한임을 분명히 밝힌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비핵화’=북한 비핵화’란 논리다.

그럼에도 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 사용을 거부한 것은 중국의 입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을 직접 거명할 겨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양국은 이번 공동성명에서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의견 일치를 봤다. 또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6자 회담 수석대표간 다양한 방식의 의미 있는 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

일본 역사 왜곡 문제 등 일본의 우경화 문제에 대해서는 1년 전과 달리 공동성명에 관련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미래비전 공동성명은 1년 전 일본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특히 최근에는 역사 및 그로 인한 문제로 역내국가간 대립과 불신이 심화되는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역내 신뢰와 협력의 구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 본문에는 아예 관련 언급이 없었다. 다만 양 정상은 부속서에서 "양측은 역사연구에 있어 주요 연구기관을 포함한 학술계의 사료발굴, 조사·열람, 연구 등 분야에서 상호교류와 협력을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또한 양측은 관련 연구기관 간 위안부 문제 관련 자료의 공동연구, 복사 및 상호 기증 등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훼손한 일본 정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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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핵화’ 강도는 세졌지만 북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 입력 2014-07-03 20:06:53
    • 수정2014-07-04 09:17:31
    정치
북핵을 겨냥한 한 반대 강도는 세졌지만, 우리가 요구한 ‘북한 비핵화’라는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은 1년 전의 '미래비전 공동성명'에 비해 북핵에 대한 경고의 강도가 세진 점이 특징적이다.

본문과 부속서로 구성된 이번 공동성명은 1년 전에 비해 북핵 반대에 대한 표현의 강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1년 전 미래비전 공동성명은 "한국 측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와 관련, 양측은 유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명시했다.
이 성명에 대해서는 '한국 측은' 이라는 표현 때문에 중국은 상대적으로 북핵 반대에 소극적이지 않느냐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성명은 "양측은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며…"라고 적었다.

'한국 측은' 이라는 표현 대신 '양 측은'이라는 표현과 '확고히 반대'라는 문구를 넣음으로써 북핵을 겨냥한 두 정상의 강경한 입장을 담았다.

다만 이번 성명에서도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거명되지는 않았고, 과거처럼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외교부는 설명 자료를 통해 “국제 문서에선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 대신 ‘한반도 비핵화’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 지도자들은 정상회담 등을 통해 비핵화 대상이 북한임을 분명히 밝힌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비핵화’=북한 비핵화’란 논리다.

그럼에도 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 사용을 거부한 것은 중국의 입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을 직접 거명할 겨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양국은 이번 공동성명에서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의견 일치를 봤다. 또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6자 회담 수석대표간 다양한 방식의 의미 있는 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

일본 역사 왜곡 문제 등 일본의 우경화 문제에 대해서는 1년 전과 달리 공동성명에 관련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미래비전 공동성명은 1년 전 일본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특히 최근에는 역사 및 그로 인한 문제로 역내국가간 대립과 불신이 심화되는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역내 신뢰와 협력의 구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 본문에는 아예 관련 언급이 없었다. 다만 양 정상은 부속서에서 "양측은 역사연구에 있어 주요 연구기관을 포함한 학술계의 사료발굴, 조사·열람, 연구 등 분야에서 상호교류와 협력을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또한 양측은 관련 연구기관 간 위안부 문제 관련 자료의 공동연구, 복사 및 상호 기증 등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훼손한 일본 정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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