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납치 이스라엘 청소년들 합동 장례식

입력 2014.07.04 (18:00) 수정 2014.07.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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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잇단 청소년 피살 사건이 '보복성 살해' 양상으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연일 가자지구에 공습을 가하고 있고, 하마스 역시 로켓공격으로 맞서면서 중동 지역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요.

중동 특파원과 함께 현 상황 자세히 짚어 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먼저 지난 달 서안 지구에서 납치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이스라엘 소년 세 명의 장례식이 열렸다구요?

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변>
딱 실종 18일 만이었습니다.

이스라엘 10대 소년 이프라와 샤르, 프랭클은 학교에서 돌아오던 길에 무장괴한에 납치된 지 18일 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슬픔에 잠긴 가족들이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소년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던 이스라엘인 수만 명의 추모객이 운구 행렬을 뒤따르면서 장례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는데요.

한편 식이 열리기 직전 희생자의 경찰 신고 전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대중의 분노를 키웠습니다.

녹음 파일 속에서 납치범이 아랍어를 쓴 사실이 드러나 팔레스타인 출신의 소행일 거라는 개연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네 경찰입니다). 저 납치됐어요! (여보세요?) 머리 숙여! 머리 숙이라고!"

이런 가운데 동예루살렘에서는 최근 몇년 새 가장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 소년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무고한 팔레스타인 10대 소년이 또다시 납치,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겁니다.

<질문>
팔레스타인 청년을 보복 살해한 배후는 어디로 추정되고 있나요?

<답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건 없습니다만 동예루살렘의 극우 유대인 정착민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정부에 책임을 요구했는데요.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말입니다.

<인터뷰> 마무드 아바스(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원한다면 먼저 범인을 처벌하고, 보복 행위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 청소년 납치·살해를 하마스 소행으로 몰아서, 팔레스타인 통합정부를 공격할 빌미로 삼으려 했던 이스라엘 정부는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습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신속히 사건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약속했습니다만 잇따라 살해 사건이 터지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또다시 이스라엘을 향하고 있는 겁니다.

<질문>
하지만 이스라엘 측에선 팔레스타인 통합정부 한 축인 하마스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커져서 팔레스타인 신생 통합정부 자체가 흔들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6월 하마스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통합정부가 출범되자마자 "테러리스트 정부"라며 강력히 비난해 왔습니다.

여기에다 통합정부가 이스라엘 청소년 살해사건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수사에 협력하는 자세를 취하자, 내부의 하마스 지도부까지 압바스 수반을 반역자라고 들고 일어서면서 통합정부는 안팎의 반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전 대변인 가산 알카티브 교수는 "이미 통합정부는 작동하지 않으며 압바스 수반이 절망적인 상태에 있다"고 밝히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압바스 정부를 제거하지는 않겠지만 계속 활동을 방해해 힘을 빼려 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렇군요.. 미국의 중재로 어렵게 재개된 중동 평화협상, 안그래도 지금 교착상태인데 만약 실제 하마스가 교전에 돌입한다면 협상 이대로 물 건너가는 거 아닐까요?

<답변>
말씀대로 상황이 격화되면서 양측의 협상은 2년 9개월 만에 공식 재개됐지만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다 결국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던 지난해의 양상이 그대로 재연되는 게 아니냐, 그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양측간 '피의 보복'으로 잇따르는 현 상황 뒤에는 동예루살렘을 일촉즉발의 화약고로 만들었던 이스라엘 정부의 유대인 확장 정책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성지가 모두 몰려 있어 양측 모두 자신들의 진정한 수도라고 여기는 동예루살렘은 1967년 이전까지만 해도 팔레스타인 인들이 거주하는 요르단 땅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관할권이라고는 서예루살렘 뿐이었죠.

하지만 이스라엘이 7일 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그리고 가자지구 등을 무력 점령하면서 후에 모든 점령지에서 군대를 철수시킨 뒤에도 동예루살렘만은 아직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현지시간 오늘 오후 피살된 팔레스타인 소년의 장례식이 열릴 예정인데요.

대규모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다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탄이 중동의 화약고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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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납치 이스라엘 청소년들 합동 장례식
    • 입력 2014-07-04 19:11:50
    • 수정2014-07-07 16:21:03
    글로벌24
<앵커 멘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잇단 청소년 피살 사건이 '보복성 살해' 양상으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연일 가자지구에 공습을 가하고 있고, 하마스 역시 로켓공격으로 맞서면서 중동 지역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요.

중동 특파원과 함께 현 상황 자세히 짚어 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먼저 지난 달 서안 지구에서 납치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이스라엘 소년 세 명의 장례식이 열렸다구요?

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변>
딱 실종 18일 만이었습니다.

이스라엘 10대 소년 이프라와 샤르, 프랭클은 학교에서 돌아오던 길에 무장괴한에 납치된 지 18일 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슬픔에 잠긴 가족들이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소년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던 이스라엘인 수만 명의 추모객이 운구 행렬을 뒤따르면서 장례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는데요.

한편 식이 열리기 직전 희생자의 경찰 신고 전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대중의 분노를 키웠습니다.

녹음 파일 속에서 납치범이 아랍어를 쓴 사실이 드러나 팔레스타인 출신의 소행일 거라는 개연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네 경찰입니다). 저 납치됐어요! (여보세요?) 머리 숙여! 머리 숙이라고!"

이런 가운데 동예루살렘에서는 최근 몇년 새 가장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 소년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무고한 팔레스타인 10대 소년이 또다시 납치,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겁니다.

<질문>
팔레스타인 청년을 보복 살해한 배후는 어디로 추정되고 있나요?

<답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건 없습니다만 동예루살렘의 극우 유대인 정착민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정부에 책임을 요구했는데요.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말입니다.

<인터뷰> 마무드 아바스(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원한다면 먼저 범인을 처벌하고, 보복 행위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 청소년 납치·살해를 하마스 소행으로 몰아서, 팔레스타인 통합정부를 공격할 빌미로 삼으려 했던 이스라엘 정부는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습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신속히 사건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약속했습니다만 잇따라 살해 사건이 터지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또다시 이스라엘을 향하고 있는 겁니다.

<질문>
하지만 이스라엘 측에선 팔레스타인 통합정부 한 축인 하마스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커져서 팔레스타인 신생 통합정부 자체가 흔들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6월 하마스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통합정부가 출범되자마자 "테러리스트 정부"라며 강력히 비난해 왔습니다.

여기에다 통합정부가 이스라엘 청소년 살해사건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수사에 협력하는 자세를 취하자, 내부의 하마스 지도부까지 압바스 수반을 반역자라고 들고 일어서면서 통합정부는 안팎의 반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전 대변인 가산 알카티브 교수는 "이미 통합정부는 작동하지 않으며 압바스 수반이 절망적인 상태에 있다"고 밝히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압바스 정부를 제거하지는 않겠지만 계속 활동을 방해해 힘을 빼려 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렇군요.. 미국의 중재로 어렵게 재개된 중동 평화협상, 안그래도 지금 교착상태인데 만약 실제 하마스가 교전에 돌입한다면 협상 이대로 물 건너가는 거 아닐까요?

<답변>
말씀대로 상황이 격화되면서 양측의 협상은 2년 9개월 만에 공식 재개됐지만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다 결국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던 지난해의 양상이 그대로 재연되는 게 아니냐, 그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양측간 '피의 보복'으로 잇따르는 현 상황 뒤에는 동예루살렘을 일촉즉발의 화약고로 만들었던 이스라엘 정부의 유대인 확장 정책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성지가 모두 몰려 있어 양측 모두 자신들의 진정한 수도라고 여기는 동예루살렘은 1967년 이전까지만 해도 팔레스타인 인들이 거주하는 요르단 땅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관할권이라고는 서예루살렘 뿐이었죠.

하지만 이스라엘이 7일 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그리고 가자지구 등을 무력 점령하면서 후에 모든 점령지에서 군대를 철수시킨 뒤에도 동예루살렘만은 아직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현지시간 오늘 오후 피살된 팔레스타인 소년의 장례식이 열릴 예정인데요.

대규모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다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탄이 중동의 화약고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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