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김정은의 북 - 시진핑의 중, 줄다리기 외교?

입력 2014.07.05 (07:49) 수정 2014.07.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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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지난 3일,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취임 이래 첫 번째 방한이자,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했습니다.

남북 분단상황에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하는 방한이라는 분석입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지난 3일) : "6자회담 참가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해결하는 것이 북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하는 문구를 처음으로 담은 공동 성명을 채택하고, 6자회담을 꾸준히 추진하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 대신 중국이 고수해 온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를 채택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6자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 "중국으로선 아직도 북한을 완전히 배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이 대화를 할 수 있게 만들어 가야 하는 입장 아니겠습니까? 6자회담도 그런 뜻에서 하자는 것이고, 다시 말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그 끈을 붙자고 있어야 되기 때문에......"

1박 2일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어제 저녁 시진핑 주석이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한-중 간 우호 관계를 확인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시에 이번 방한은 돌발행동을 거듭하는 북한에게 견제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북-중 관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녹취> 친강(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달 27일) : “(이번 방한은) 양국 인민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주게 될 것이며,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 안정과 번영을 촉진시키는 데도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제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한 방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번 방한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은 6월 하순부터 동해상에 미사일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방북보다 방한을 먼저 택한 중국에 대한 일종의 ‘무력 시위’라는 분석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병곤(통일연구원 국제관계센터 소장) : “북한 입장에서는 한중 정상회담 개최가, 개최에 대해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 최소한 북한 문제,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한중에 이끌려가지 않고, 북한이 언제든지 주도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보여 집니다.”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기사도 눈에 띕니다.

노동신문엔 대국주의자들의 압력도 인민을 굴복시킬 수 없으며, 핵 포기는 실현될 수 없는 개꿈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대국주의자’는 미국과 중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 대한 견제와 비난을 담은 듯 보입니다.

<인터뷰> 김영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중국이라고 하기엔 북한 부담이 크고, 그러나 불평을 안 터트리기엔 속이 끓고, 북한 중심의 입장에선 나를 건드리는 큰 나라는 다 대국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그 큰 뜻에는 중국도 포함됐다. 그런 와중에 후진타오와는 달리 시진핑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훨씬 더 강하게 했고,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국가 관계를 좀 더 정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북한으로서도 불평이 많았겠죠.”

<녹취> 김일성 주석 방중(조선중앙TV / 1953년 10월) : “1953년 10월, 위대한 수령님과 상봉한 모택동 주석과 주은래 총리는 조국해방전쟁에서의 조선 인민의 승리를 축하하면서…….”

북한과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서로의 나라를 방문하며 강력한 친선관계를 다져왔습니다.

두 나라의 우호관계가 흔들린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성립이 계기였습니다.

한국을 정상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북한은 중국의 선택에 반발하듯 8년 간 최고 지도자의 상호 방문을 중단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전례 없이 방한을 먼저 택한 것은 한-중 수교만큼이나 북-중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건이란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인터뷰> 김영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사실 시진핑 주석이 우리를 방문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는 안 들리고 평양 간 것 같은 기분일 겁니다. 굉장히 큰 충격일 거예요. 한-중 수교 이후에 두 번째로 큰 충격이 이번 시진핑의 서울 방문이었습니다. 특히 시진핑 들어와서는 국가대 국가의 관계로 전환하는 것을 중국은 강하게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 면에서 김정은은 중국의 그러한 태도에 대해서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2월) : “2월 12일 북부 지하 핵 시험장에서 제3차 지하 핵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시진핑 체제 출범 한 달 전인 지난해 2월, 북한 매체가 핵실험 소식을 전했습니다.

2차 핵실험이 있은 지 4년 만에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입니다.

북한의 도발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강경한 ‘대북제재’를 내놨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3월) : "중국과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 관계입니다. 동시에 북한의 핵실험을 단호히 반대합니다."

북핵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던 중국도 핵실험 반대를 외치며 북한과 거리두기에 나섰습니다.

중국의 국책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은 한반도 안정을 위한 ‘북한 포기론’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신흥대국으로 자리 잡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한 것은 물론, 북한과 국경을 맞닿은 중국으로선 북핵은 묵인할 수 없는 위협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병곤(통일연구원 국제관계센터 소장) : “국가의 지도자인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하기에는 중국으로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그런 점이 있고요. 게다가 지금 김정은 이후에 북-중 관계에서 고위층의 상호 방문이 거의 없고, 또 전략적인 소통이 부재한 그런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말씀을 드리면 북-중 관계가 그다지 원활하지 않고 다소 껄끄러운 불편한 그런 관계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북-중 간 이상기류는 지난해 5월,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파견된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비서의 방중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최룡해의 방중 목적은 경색된 북-중 관계의 돌파구를 찾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 당국자와의 만남은 대부분 성사되지 못했고,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역시 떠나기 직전 성사돼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와야 했습니다.

북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활로를 모색 중입니다.

특히 일본과 러시아와의 활발한 교류가 눈에 띕니다.

<인터뷰> 전병곤(통일연구원 국제관계센터 소장) : "북한의 입장에서 국제 사회의 압박을 피하고, 민생 개선을 하는데 중국의 그러한 도움, 북-중 관계만으로는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는 북-미 대화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집니다."

북한과 중국 사이에 ‘혈맹’이란 단어가 사라지고 있지만, 두 나라의 우호 관계가 쉽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합니다.

북한과 중국 모두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태환(세종연구소/중국연구센터장) : "북한하고 중국 간의 관계는 완전히 180도 바뀌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다만 중국이 원하는 대로 북한을 끌어가고 싶은 것이 중국의 입장이고 그러다 보니까 앞으로 북한하고 중국의 관계는 국가 대 국가로서 정상국가로서 나가는 것이 맞는 방향이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아마도 상당 기간 불편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녹취> 아베 신조(일본 총리/지난 2일) : “일본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현행 헌법에 기초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한 것입니다.”

지난 2일,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결정했습니다.

일본이 헌법까지 바꿔가며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면서 동아시아 정세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북-중 두 나라의 셈법 역시 복잡합니다.

<인터뷰> 김영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시진핑의 방북, 또 김정은의 방중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기회의 창은 열려있지만 북한과 중국은 큰 나라와 작은 나라지만 북한은 매우 대등한 관계로 늘 요구를 해왔기 때문에 그 대등한 대접이 소홀해지면 안 갈 가능성도 크고요. 그렇다고 중국은 삐쳐버린, 삐진 북한을 내버릴 수도 없는 전략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방중과 방북은 북-중 관계에서 늘 열려있는 카드다.”

중국이 혈맹을 버리고 한반도에서 줄다리기 외교를 하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철저히 계산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세계 초강대국이 경쟁하는 복잡한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우리 역시 한반도 번영과 통일이라는 실익을 우선 챙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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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05 08:28:37
    • 수정2014-07-05 10: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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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지난 3일,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취임 이래 첫 번째 방한이자,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했습니다.

남북 분단상황에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하는 방한이라는 분석입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지난 3일) : "6자회담 참가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해결하는 것이 북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하는 문구를 처음으로 담은 공동 성명을 채택하고, 6자회담을 꾸준히 추진하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 대신 중국이 고수해 온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를 채택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6자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 "중국으로선 아직도 북한을 완전히 배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이 대화를 할 수 있게 만들어 가야 하는 입장 아니겠습니까? 6자회담도 그런 뜻에서 하자는 것이고, 다시 말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그 끈을 붙자고 있어야 되기 때문에......"

1박 2일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어제 저녁 시진핑 주석이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한-중 간 우호 관계를 확인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시에 이번 방한은 돌발행동을 거듭하는 북한에게 견제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북-중 관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녹취> 친강(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달 27일) : “(이번 방한은) 양국 인민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주게 될 것이며,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 안정과 번영을 촉진시키는 데도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제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한 방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번 방한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은 6월 하순부터 동해상에 미사일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방북보다 방한을 먼저 택한 중국에 대한 일종의 ‘무력 시위’라는 분석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병곤(통일연구원 국제관계센터 소장) : “북한 입장에서는 한중 정상회담 개최가, 개최에 대해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 최소한 북한 문제,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한중에 이끌려가지 않고, 북한이 언제든지 주도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보여 집니다.”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기사도 눈에 띕니다.

노동신문엔 대국주의자들의 압력도 인민을 굴복시킬 수 없으며, 핵 포기는 실현될 수 없는 개꿈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대국주의자’는 미국과 중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 대한 견제와 비난을 담은 듯 보입니다.

<인터뷰> 김영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중국이라고 하기엔 북한 부담이 크고, 그러나 불평을 안 터트리기엔 속이 끓고, 북한 중심의 입장에선 나를 건드리는 큰 나라는 다 대국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그 큰 뜻에는 중국도 포함됐다. 그런 와중에 후진타오와는 달리 시진핑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훨씬 더 강하게 했고,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국가 관계를 좀 더 정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북한으로서도 불평이 많았겠죠.”

<녹취> 김일성 주석 방중(조선중앙TV / 1953년 10월) : “1953년 10월, 위대한 수령님과 상봉한 모택동 주석과 주은래 총리는 조국해방전쟁에서의 조선 인민의 승리를 축하하면서…….”

북한과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서로의 나라를 방문하며 강력한 친선관계를 다져왔습니다.

두 나라의 우호관계가 흔들린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성립이 계기였습니다.

한국을 정상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북한은 중국의 선택에 반발하듯 8년 간 최고 지도자의 상호 방문을 중단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전례 없이 방한을 먼저 택한 것은 한-중 수교만큼이나 북-중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건이란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인터뷰> 김영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사실 시진핑 주석이 우리를 방문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는 안 들리고 평양 간 것 같은 기분일 겁니다. 굉장히 큰 충격일 거예요. 한-중 수교 이후에 두 번째로 큰 충격이 이번 시진핑의 서울 방문이었습니다. 특히 시진핑 들어와서는 국가대 국가의 관계로 전환하는 것을 중국은 강하게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 면에서 김정은은 중국의 그러한 태도에 대해서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2월) : “2월 12일 북부 지하 핵 시험장에서 제3차 지하 핵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시진핑 체제 출범 한 달 전인 지난해 2월, 북한 매체가 핵실험 소식을 전했습니다.

2차 핵실험이 있은 지 4년 만에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입니다.

북한의 도발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강경한 ‘대북제재’를 내놨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3월) : "중국과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 관계입니다. 동시에 북한의 핵실험을 단호히 반대합니다."

북핵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던 중국도 핵실험 반대를 외치며 북한과 거리두기에 나섰습니다.

중국의 국책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은 한반도 안정을 위한 ‘북한 포기론’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신흥대국으로 자리 잡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한 것은 물론, 북한과 국경을 맞닿은 중국으로선 북핵은 묵인할 수 없는 위협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병곤(통일연구원 국제관계센터 소장) : “국가의 지도자인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하기에는 중국으로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그런 점이 있고요. 게다가 지금 김정은 이후에 북-중 관계에서 고위층의 상호 방문이 거의 없고, 또 전략적인 소통이 부재한 그런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말씀을 드리면 북-중 관계가 그다지 원활하지 않고 다소 껄끄러운 불편한 그런 관계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북-중 간 이상기류는 지난해 5월,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파견된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비서의 방중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최룡해의 방중 목적은 경색된 북-중 관계의 돌파구를 찾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 당국자와의 만남은 대부분 성사되지 못했고,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역시 떠나기 직전 성사돼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와야 했습니다.

북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활로를 모색 중입니다.

특히 일본과 러시아와의 활발한 교류가 눈에 띕니다.

<인터뷰> 전병곤(통일연구원 국제관계센터 소장) : "북한의 입장에서 국제 사회의 압박을 피하고, 민생 개선을 하는데 중국의 그러한 도움, 북-중 관계만으로는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는 북-미 대화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집니다."

북한과 중국 사이에 ‘혈맹’이란 단어가 사라지고 있지만, 두 나라의 우호 관계가 쉽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합니다.

북한과 중국 모두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태환(세종연구소/중국연구센터장) : "북한하고 중국 간의 관계는 완전히 180도 바뀌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다만 중국이 원하는 대로 북한을 끌어가고 싶은 것이 중국의 입장이고 그러다 보니까 앞으로 북한하고 중국의 관계는 국가 대 국가로서 정상국가로서 나가는 것이 맞는 방향이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아마도 상당 기간 불편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녹취> 아베 신조(일본 총리/지난 2일) : “일본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현행 헌법에 기초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한 것입니다.”

지난 2일,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결정했습니다.

일본이 헌법까지 바꿔가며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면서 동아시아 정세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북-중 두 나라의 셈법 역시 복잡합니다.

<인터뷰> 김영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시진핑의 방북, 또 김정은의 방중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기회의 창은 열려있지만 북한과 중국은 큰 나라와 작은 나라지만 북한은 매우 대등한 관계로 늘 요구를 해왔기 때문에 그 대등한 대접이 소홀해지면 안 갈 가능성도 크고요. 그렇다고 중국은 삐쳐버린, 삐진 북한을 내버릴 수도 없는 전략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방중과 방북은 북-중 관계에서 늘 열려있는 카드다.”

중국이 혈맹을 버리고 한반도에서 줄다리기 외교를 하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철저히 계산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세계 초강대국이 경쟁하는 복잡한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우리 역시 한반도 번영과 통일이라는 실익을 우선 챙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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