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화에 4대 금융그룹 상반기 매출 줄었다

입력 2014.07.09 (07:56) 수정 2014.07.0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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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하나·KB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와 견줘 10~20%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경영 환경의 악화가 지속함에 따라 하반기 경영전략은 영업력 회복과 비용 감축에 초점이 맞춰진다. 인수·합병의 마무리도 주요 과제로 설정됐다.

◇계속 줄어드는 매출…"하반기도 불투명"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들 금융지주의 상반기 매출액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21조5천억원이라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9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24조4천억원보다 2조9천억원(11.9%), 매출 규모가 정점을 기록한 2012년 상반기의 27조2천억원보다는 5조7천억원(21.0%) 줄어드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는 "증권가 컨센서스는 실적보다 양호하게 제시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매출 감소폭은 이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업 비중이 절대적인 금융지주의 매출은 주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입과 수수료 등으로 얻는 비이자수입이다.

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이자수입 감소에, 저성장에 따른 기업 활동의 위축이 비이자수입 감소에 각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위안은 당기순이익 반등이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익 컨센서스는 3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36.1%) 늘었다.

다만, 순익 증가에는 지난해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적자를 냈던 우리금융의 '기저효과'가 큰 몫을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은행업의 속성상 하반기에도 상황이 썩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미약한 경기 회복세 등을 근거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9%를 하향 조정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나 "은행 조기통합"…우리 "조직 슬림화"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금융지주 하반기 경영전략은 '생존'에 맞춰졌다. 영업력을 회복하고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고객 기반 확보와 기업 여신에 대한 신용위험 관리를 하반기 중점 전략으로 설정했다.

이우공 하나금융 전략 담당 부사장은 "취약한 고객 기반은 조기통합이 필요한 배경이기도 하다"며 "대기업 익스포저도 중소기업 쪽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11월 우리은행에 합쳐지는 우리금융은 이날 조직 개편으로 지주사 인력을 과거의 절반 가까이로 줄였다. 민영화를 위해 주가 관리에도 나선다.

김승규 우리금융 전략 담당 부사장은 "우리은행과의 합병 과정에서 주식 반대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달 중순 지주 임원들의 워크숍을 열어 하반기 전략을 논의한다. 경영 비전인 '따뜻한 금융'과 해외 진출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진 신한금융 전략 담당 부사장은 "현지 진입 규제가 심한 은행은 중장기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비은행은 단기로 진출하는 투트랙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원이 무더기로 금융감독원 제재대상에 오르면서 별도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짜지 못했다.

윤웅원 KB금융 전략 담당 부사장은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그룹 내 시너지 제고를 위한 전략과 경영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적잖은 기업이 하반기 비상 경영에 나서는 와중에 온통 금감원 제재에만 신경을 쏟는 KB금융을 두고 '경영 공백' 상태나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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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 악화에 4대 금융그룹 상반기 매출 줄었다
    • 입력 2014-07-09 07:56:53
    • 수정2014-07-09 08: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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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하나·KB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와 견줘 10~20%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경영 환경의 악화가 지속함에 따라 하반기 경영전략은 영업력 회복과 비용 감축에 초점이 맞춰진다. 인수·합병의 마무리도 주요 과제로 설정됐다.

◇계속 줄어드는 매출…"하반기도 불투명"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들 금융지주의 상반기 매출액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21조5천억원이라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9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24조4천억원보다 2조9천억원(11.9%), 매출 규모가 정점을 기록한 2012년 상반기의 27조2천억원보다는 5조7천억원(21.0%) 줄어드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는 "증권가 컨센서스는 실적보다 양호하게 제시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매출 감소폭은 이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업 비중이 절대적인 금융지주의 매출은 주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입과 수수료 등으로 얻는 비이자수입이다.

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이자수입 감소에, 저성장에 따른 기업 활동의 위축이 비이자수입 감소에 각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위안은 당기순이익 반등이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익 컨센서스는 3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36.1%) 늘었다.

다만, 순익 증가에는 지난해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적자를 냈던 우리금융의 '기저효과'가 큰 몫을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은행업의 속성상 하반기에도 상황이 썩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미약한 경기 회복세 등을 근거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9%를 하향 조정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나 "은행 조기통합"…우리 "조직 슬림화"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금융지주 하반기 경영전략은 '생존'에 맞춰졌다. 영업력을 회복하고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고객 기반 확보와 기업 여신에 대한 신용위험 관리를 하반기 중점 전략으로 설정했다.

이우공 하나금융 전략 담당 부사장은 "취약한 고객 기반은 조기통합이 필요한 배경이기도 하다"며 "대기업 익스포저도 중소기업 쪽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11월 우리은행에 합쳐지는 우리금융은 이날 조직 개편으로 지주사 인력을 과거의 절반 가까이로 줄였다. 민영화를 위해 주가 관리에도 나선다.

김승규 우리금융 전략 담당 부사장은 "우리은행과의 합병 과정에서 주식 반대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달 중순 지주 임원들의 워크숍을 열어 하반기 전략을 논의한다. 경영 비전인 '따뜻한 금융'과 해외 진출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진 신한금융 전략 담당 부사장은 "현지 진입 규제가 심한 은행은 중장기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비은행은 단기로 진출하는 투트랙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원이 무더기로 금융감독원 제재대상에 오르면서 별도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짜지 못했다.

윤웅원 KB금융 전략 담당 부사장은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그룹 내 시너지 제고를 위한 전략과 경영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적잖은 기업이 하반기 비상 경영에 나서는 와중에 온통 금감원 제재에만 신경을 쏟는 KB금융을 두고 '경영 공백' 상태나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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