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내 아이만이라도 호주에 살게 해 주세요” 외

입력 2014.07.11 (00:14) 수정 2014.07.11 (01: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홍게가 떼지어 이동하는 이곳, 호주 크리스마스 섬입니다.

크리스마스 섬은 기후가 따뜻하고, 섬 면적의 3분의 2가 국립공원으로 보존돼 있어서 홍게들이 사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1억 마리 넘는 홍게들이 '천국'같은 이 섬을 떠나는 때가 1년에 딱 한 번 있습니다.

바로, 12월인데요.

알을 낳기 위해서, 바다로 이동하는 겁니다.

미래의 자식을 위한 모성애 담긴 홍게들의 대이동인 거죠.

네, 바다로 나가는 이 홍게들과 반대로, 자식을 위해 바다 위에서 사선을 넘다, 이곳 크리스마스 섬에서 대이동을 끝낸 엄마들도 있습니다.

바로, 호주 밀입국을 꿈꾸다 이곳, 수용소에 억류된 난민 여성들인데요.

자식이 뭔지 그 자식 때문에, 최근 엄마들이 집단으로 목숨을 끊으려 했습니다.

애절한 사연, 구본국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서남아시아와 중동인들이 수용돼 있는 호주 크리스마스섬의 난민 수용소.

이곳에 머물던 여성 열명이 집단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자녀와 함께 수용된 엄마들이었는데 자신이 죽으면 호주정부가 고아가 된 자녀들을 어쩔 수 없이 호주에 살게 할 것이라는 계산에섭니다.

<인터뷰> 사라 핸슨 영 : "호주 녹색당 의원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미래를 주겠다는 생각 하나로 자신과 자신의 삶을 희생하려 했습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보트 난민을 호주에 정착 시키지 않고 수용소나 태평양의 섬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크리스마스 섬 근해서 나포한 스리랑카인 41명을 본국으로 송환했고 153명은 세관 선박에 수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다미드 칼데라(난민) : "개를 데려 온 사람도 있었는데, 우리는 개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난민 엄마들의 극단적인 선택과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호주 정부의 입장은 강경합니다.

<인터뷰> 토니 애벗 (호주 총리) : "호주 정부는 '영주권을 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임신한 일부 여성 난민들이 태어날 아이들을 호주 가정에 입양시켜 달라고 의료진에게 간청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본국입니다.

<앵커 멘트>

부모, 그리고, 어른들의 임무는 좀 전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는 것이겠죠.

그런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많이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팔 ‘전면전’태세…아동 희생 잇따라

사흘째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전면전을 각오한 듯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지금까지 10여 명의 무고한 아이들이 숨졌기 때문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9일 발표한 성명에서 "가자지구가 칼 끝에 서 있으며 상황이 악화되면서 불가항력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쪽을 모두,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우리도, 세월호 사건 이후 "어른이라, 미안하다"라는 자책의 말, 많이 했었죠.

어른이라 미안한 건 전세계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얘들아! 어른이라 미안하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사진들은 쿠바의 아티스트 에릭 라벨로의 '더 언터처블스'라는 제목의 프로젝트에 실린 것들인데요.

아이가 어른의 등에 못 박힌 예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총으로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어른들, 아이들을 핵의 공포로 몰아넣고, 성적으로 추행하는 어른들, 섬뜩합니다.

하지만 일부 어른들의 모습이 이렇게 일그러졌다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어, 다시 한번 섬뜩해집니다.

네, 3년 전 우리는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큰 사회적 갈등을 겪었었는데요.

미국 뉴욕시는 큰 잡음없이 무상급식을 중학생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뉴욕, 중학생 전체로 무상 급식 확대

이에 따라서, 오늘 9월부터는 뉴욕시 전체 중학생 17만 7천 명이 학교에서 아침과 점심을 제공받게 됩니다.

투입되는 예산은 연간 63억 원입니다.

하지만, 뉴욕시 의회의 포부는, 이보다 더 큽니다.

뉴욕시의회는 매년 242억 원을 투입해서 초·중·고교생 110만 명 전체로 무상급식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베리토 뉴욕시의회 의장은 무상급식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무상급식 대상자인 학생 다수가 저소득층이라는 오명이 두려워 혜택을 받지 않고 있다"

네, 돈보다는 아이들의 마음 안 다치고 건강한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얘기겠죠.

어른들이 존경받고 신뢰받는 길, 생각보다 쉽습니다.

아이들 대할 때, 다른 계산하지 않고 그들의 행복과 안전만을 생각해주는 것,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나라 어른들이 특히, 함께 새겨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국제화, 내일 뵙겠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국제화] “내 아이만이라도 호주에 살게 해 주세요” 외
    • 입력 2014-07-11 00:37:24
    • 수정2014-07-11 01:14:32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홍게가 떼지어 이동하는 이곳, 호주 크리스마스 섬입니다.

크리스마스 섬은 기후가 따뜻하고, 섬 면적의 3분의 2가 국립공원으로 보존돼 있어서 홍게들이 사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1억 마리 넘는 홍게들이 '천국'같은 이 섬을 떠나는 때가 1년에 딱 한 번 있습니다.

바로, 12월인데요.

알을 낳기 위해서, 바다로 이동하는 겁니다.

미래의 자식을 위한 모성애 담긴 홍게들의 대이동인 거죠.

네, 바다로 나가는 이 홍게들과 반대로, 자식을 위해 바다 위에서 사선을 넘다, 이곳 크리스마스 섬에서 대이동을 끝낸 엄마들도 있습니다.

바로, 호주 밀입국을 꿈꾸다 이곳, 수용소에 억류된 난민 여성들인데요.

자식이 뭔지 그 자식 때문에, 최근 엄마들이 집단으로 목숨을 끊으려 했습니다.

애절한 사연, 구본국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서남아시아와 중동인들이 수용돼 있는 호주 크리스마스섬의 난민 수용소.

이곳에 머물던 여성 열명이 집단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자녀와 함께 수용된 엄마들이었는데 자신이 죽으면 호주정부가 고아가 된 자녀들을 어쩔 수 없이 호주에 살게 할 것이라는 계산에섭니다.

<인터뷰> 사라 핸슨 영 : "호주 녹색당 의원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미래를 주겠다는 생각 하나로 자신과 자신의 삶을 희생하려 했습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보트 난민을 호주에 정착 시키지 않고 수용소나 태평양의 섬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크리스마스 섬 근해서 나포한 스리랑카인 41명을 본국으로 송환했고 153명은 세관 선박에 수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다미드 칼데라(난민) : "개를 데려 온 사람도 있었는데, 우리는 개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난민 엄마들의 극단적인 선택과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호주 정부의 입장은 강경합니다.

<인터뷰> 토니 애벗 (호주 총리) : "호주 정부는 '영주권을 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임신한 일부 여성 난민들이 태어날 아이들을 호주 가정에 입양시켜 달라고 의료진에게 간청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본국입니다.

<앵커 멘트>

부모, 그리고, 어른들의 임무는 좀 전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는 것이겠죠.

그런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많이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팔 ‘전면전’태세…아동 희생 잇따라

사흘째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전면전을 각오한 듯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지금까지 10여 명의 무고한 아이들이 숨졌기 때문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9일 발표한 성명에서 "가자지구가 칼 끝에 서 있으며 상황이 악화되면서 불가항력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쪽을 모두,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우리도, 세월호 사건 이후 "어른이라, 미안하다"라는 자책의 말, 많이 했었죠.

어른이라 미안한 건 전세계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얘들아! 어른이라 미안하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사진들은 쿠바의 아티스트 에릭 라벨로의 '더 언터처블스'라는 제목의 프로젝트에 실린 것들인데요.

아이가 어른의 등에 못 박힌 예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총으로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어른들, 아이들을 핵의 공포로 몰아넣고, 성적으로 추행하는 어른들, 섬뜩합니다.

하지만 일부 어른들의 모습이 이렇게 일그러졌다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어, 다시 한번 섬뜩해집니다.

네, 3년 전 우리는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큰 사회적 갈등을 겪었었는데요.

미국 뉴욕시는 큰 잡음없이 무상급식을 중학생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뉴욕, 중학생 전체로 무상 급식 확대

이에 따라서, 오늘 9월부터는 뉴욕시 전체 중학생 17만 7천 명이 학교에서 아침과 점심을 제공받게 됩니다.

투입되는 예산은 연간 63억 원입니다.

하지만, 뉴욕시 의회의 포부는, 이보다 더 큽니다.

뉴욕시의회는 매년 242억 원을 투입해서 초·중·고교생 110만 명 전체로 무상급식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베리토 뉴욕시의회 의장은 무상급식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무상급식 대상자인 학생 다수가 저소득층이라는 오명이 두려워 혜택을 받지 않고 있다"

네, 돈보다는 아이들의 마음 안 다치고 건강한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얘기겠죠.

어른들이 존경받고 신뢰받는 길, 생각보다 쉽습니다.

아이들 대할 때, 다른 계산하지 않고 그들의 행복과 안전만을 생각해주는 것,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나라 어른들이 특히, 함께 새겨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국제화, 내일 뵙겠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