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스노든’ 있나…미국·독일 스파이 발각 전전긍긍

입력 2014.07.1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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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미국의 스파이 활동에 반발해 중앙정보국(CIA) 베를린 지부장을 추방하는 등 초강경 조처를 했음에도 미국 정부는 11일(현지시간)까지도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동맹인 독일이 적대국가에나 할 수 있는 극약 처방을 내렸지만, '스파이 의혹'을 부인 또는 반박하거나 미국 내 독일 정보 책임자를 맞추방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일 직접 나서서 미국의 '스파이짓'을 비난하고 있음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메르켈 총리와의 전화 통화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국무부 등도 직접적인 논평을 회피한 채 양국 간 정보 공조는 불가결한 것이라고만 되풀이하고 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전날 "정보기관 관련 사안에는 논평하지 않는다"며 "어쨌든 우리와 독일 간 안보와 정보 관계는 매우 중요한 일로 그것이 독일인과 미국인의 안전을 지켜준다"고 말했다.

헤이든 대변인은 또 "모든 분야에서 협력이 계속되는 것이 중요하며 적절한 채널로 독일 정부와 계속 접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번 주말 이란 핵 협상이 열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 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를 상대로 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휴대전화 도·감청 의혹조차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미국 측이 당분간 독일 측의 의구심과 공분을 속시원하게 풀어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힐(The Hill) 등은 미국 정보기관 내부에서 '제2의 스노든'이 출현해 이번 사태를 폭로했다는 분석과 함께 독일은 물론 각국으로도 '미국 스파이' 색출 작업이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독일 언론에 폭로되는 미국의 첩보 활동이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했던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 활동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스노든의 폭로 내용을 처음 보도했던 글렌 그린월드 기자도 "또 다른 누설자가 존재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정보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사태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며 독일의 보복 조치에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정보나 첩보 수집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왔다는 점에서 유사한 활동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조너선 로런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겸 보스턴대 교수는 힐과의 인터뷰에서 "정보기관을 가진 국가는 모든 이를 상대로 스파이 활동을 벌인다.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며 거기엔 당신의 친구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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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스노든’ 있나…미국·독일 스파이 발각 전전긍긍
    • 입력 2014-07-12 08:13:55
    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미국의 스파이 활동에 반발해 중앙정보국(CIA) 베를린 지부장을 추방하는 등 초강경 조처를 했음에도 미국 정부는 11일(현지시간)까지도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동맹인 독일이 적대국가에나 할 수 있는 극약 처방을 내렸지만, '스파이 의혹'을 부인 또는 반박하거나 미국 내 독일 정보 책임자를 맞추방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일 직접 나서서 미국의 '스파이짓'을 비난하고 있음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메르켈 총리와의 전화 통화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국무부 등도 직접적인 논평을 회피한 채 양국 간 정보 공조는 불가결한 것이라고만 되풀이하고 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전날 "정보기관 관련 사안에는 논평하지 않는다"며 "어쨌든 우리와 독일 간 안보와 정보 관계는 매우 중요한 일로 그것이 독일인과 미국인의 안전을 지켜준다"고 말했다. 헤이든 대변인은 또 "모든 분야에서 협력이 계속되는 것이 중요하며 적절한 채널로 독일 정부와 계속 접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번 주말 이란 핵 협상이 열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 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를 상대로 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휴대전화 도·감청 의혹조차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미국 측이 당분간 독일 측의 의구심과 공분을 속시원하게 풀어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힐(The Hill) 등은 미국 정보기관 내부에서 '제2의 스노든'이 출현해 이번 사태를 폭로했다는 분석과 함께 독일은 물론 각국으로도 '미국 스파이' 색출 작업이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독일 언론에 폭로되는 미국의 첩보 활동이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했던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 활동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스노든의 폭로 내용을 처음 보도했던 글렌 그린월드 기자도 "또 다른 누설자가 존재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정보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사태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며 독일의 보복 조치에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정보나 첩보 수집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왔다는 점에서 유사한 활동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조너선 로런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겸 보스턴대 교수는 힐과의 인터뷰에서 "정보기관을 가진 국가는 모든 이를 상대로 스파이 활동을 벌인다.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며 거기엔 당신의 친구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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