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검절약’ 중국 당간부 망신…고가 생수병 딱걸려

입력 2014.07.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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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달력을 강연 원고지로 활용하며 절약정신을 과시하던 중국 지방정부의 한 고위 당간부가 정작 자신이 참석한 공공행사에 고가의 생수를 동원한 사실이 들통나 공개망신을 당했다.

15일 중국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안후이(安徽)성 안칭(安慶)시의 위아이화(虞愛華) 당서기가 행사장에서 오래된 달력을 손에 들고 강연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달력 뒷면에는 희미하게나마 강연 원고가 씌여 있는 장면도 보였다.

이 사진은 위 서시가 지난 10일 '제13차 안후이성 운동회 카운트다운 100일 시작 및 시직원 운동회 개막식'에 참석해 강연하는 모습을 지방정부 측이 촬영한 것으로, 시 공안국 소속 홍보과 직원이 캡처해 웨이보에 올렸다.

이 직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 정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사진을 발견했는데 너무 감격스러워 웨이보에까지 소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진이 웨이보를 통해 확산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위 서기의 절약정신을 칭찬하는 여론이 일어났다.

그러나 며칠 지나 이 행사에 참석한 지도부가 앉아있던 '주석단' 위에 한 병에 5∼6천 원씩 하는 최고급 생수병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급반전됐다.

신민주간(新民周刊)의 한 기자는 "그 생수 이름은 '미셴취안'(覓仙泉)으로 물은 유리병에 담겨 있다. 275㎖ 한 병이 30여 위안(약 5천 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실제 가격은 35위안(5천770위안)이다. 이 생수는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공직사회의 낭비풍조를 제거하겠다며 이른바 '8항 규정'을 도입한 뒤 판매가 급감해 최근에는 주로 해외에 수출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번 촌극에 대해 "진정한 절약은 종이 몇 장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며 "위 서기가 스스로 '쇼'를 한 것 같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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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검절약’ 중국 당간부 망신…고가 생수병 딱걸려
    • 입력 2014-07-15 15:08:59
    연합뉴스
오래된 달력을 강연 원고지로 활용하며 절약정신을 과시하던 중국 지방정부의 한 고위 당간부가 정작 자신이 참석한 공공행사에 고가의 생수를 동원한 사실이 들통나 공개망신을 당했다. 15일 중국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안후이(安徽)성 안칭(安慶)시의 위아이화(虞愛華) 당서기가 행사장에서 오래된 달력을 손에 들고 강연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달력 뒷면에는 희미하게나마 강연 원고가 씌여 있는 장면도 보였다. 이 사진은 위 서시가 지난 10일 '제13차 안후이성 운동회 카운트다운 100일 시작 및 시직원 운동회 개막식'에 참석해 강연하는 모습을 지방정부 측이 촬영한 것으로, 시 공안국 소속 홍보과 직원이 캡처해 웨이보에 올렸다. 이 직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 정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사진을 발견했는데 너무 감격스러워 웨이보에까지 소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진이 웨이보를 통해 확산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위 서기의 절약정신을 칭찬하는 여론이 일어났다. 그러나 며칠 지나 이 행사에 참석한 지도부가 앉아있던 '주석단' 위에 한 병에 5∼6천 원씩 하는 최고급 생수병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급반전됐다. 신민주간(新民周刊)의 한 기자는 "그 생수 이름은 '미셴취안'(覓仙泉)으로 물은 유리병에 담겨 있다. 275㎖ 한 병이 30여 위안(약 5천 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실제 가격은 35위안(5천770위안)이다. 이 생수는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공직사회의 낭비풍조를 제거하겠다며 이른바 '8항 규정'을 도입한 뒤 판매가 급감해 최근에는 주로 해외에 수출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번 촌극에 대해 "진정한 절약은 종이 몇 장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며 "위 서기가 스스로 '쇼'를 한 것 같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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