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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료 개편 근거 ‘소득파악률 92%’의 허실
입력 2014.07.21 (06:42) 수정 2014.07.21 (07:58) 연합뉴스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최근 개인 블로그를 통해 "소득자료 확보율이 지금 92%까지 올라갔는데 아직 (건강보험료) 부과기준을 바꾸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촉구했다.

그 만큼 과거에 비해 개인의 소득이 잘 드러나고 있으니, 월급쟁이 직장가입자나 자영업자를 포함한 지역가입자의 건보료 부과 기준을 현행 소득·재산·자동차 등에서 '소득 중심'으로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소득자료 확보율, 이른바 '소득파악률'은 정확히 어떤 뜻일까.

21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소득자료 확보율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자 가운데 '소득자료가 존재하는 경우'의 비율을 말한다. 예금이자가 100원(이자소득)이라도 찍힌 통장 하나라도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찾아낼 수 있다면 이 사람은 소득 종류에 관계없이 '소득 자료 확보 가능자'로 분류되고, 건보 가입자 10명 중 9명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어떤 사람의 실제 소득액을 90% 정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거나, 10명 가운데 9명의 경우 소득이 모두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득 자료가 있다는 것만으로 실제 소득이 모두 신고·파악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따라서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에 새로운 종류의 소득을 추가하려면 소득이 얼마나 제대로 드러나 부과 형평성에 기여하는지를 면밀히 검증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나 학계에서는 특히 종합소득(근로·사업·부동산임대·이자·배당소득 등) 가운데 사업소득이나 임대소득의 경우 여전히 근로소득에 비해 누락되는 부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신용카드 사용 증가와 현금영수증 제도 도입으로 자영업자의 사업소득 파악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 미흡하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과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자영업의 소득 파악률은 62.7% 정도에 그쳤다. 새 기준 국민계정상 2012년 개인 영업잉여는 114조8천465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실제로 세무당국에 신고된 사업·임대소득은 72조573억원 뿐이었다. 이에 비해 피고용자(근로자)의 근로소득은 100% 과세 당국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현재 종합소득세의 높은 누진세율 부담을 덜어주고자 세법에서조차 종합소득에 포함하지 않고 따로 세금을 매기는(분리과세) 일용근로소득, 일정 기준 이하(이전 4천만원이하 올해 신고부터 2천만원이하) 금융소득 등에까지 건강보험료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 안에서도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기획단은 현재 건강보험료 산정 과정에서 사용되지 않는 일용근로소득과 4천만원이하 금융소득 자료를 국세청으로부터 넘겨받아 부과 시뮬레이션을 거친 바 있다. 소득자료 확보율이 현재 80% 수준에서 92%까지 높아졌다는 것도 바로 이들 두 가지 분리과세 소득 자료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을 고려해 복지부와 기획단은 각 종류별 소득의 실제 파악률 등에 대한 조사와 검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건강보험료 가운데 소득 기준 부과분의 비중을 늘려가는 쪽으로 개편 방향을 잡고 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소득이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며 "보험료 기준에서 자동차·재산 등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소득 기준을 점차 확대하는 쪽으로 안을 만들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은 대다수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하고, 부처간 논의를 통해 세금 부과체계와도 균형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르면 이달말 또는 다음달 초 정도에 최종 결론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을 언론 등에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건강보험료 개편 근거 ‘소득파악률 92%’의 허실
    • 입력 2014-07-21 06:42:01
    • 수정2014-07-21 07:58:48
    연합뉴스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최근 개인 블로그를 통해 "소득자료 확보율이 지금 92%까지 올라갔는데 아직 (건강보험료) 부과기준을 바꾸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촉구했다.

그 만큼 과거에 비해 개인의 소득이 잘 드러나고 있으니, 월급쟁이 직장가입자나 자영업자를 포함한 지역가입자의 건보료 부과 기준을 현행 소득·재산·자동차 등에서 '소득 중심'으로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소득자료 확보율, 이른바 '소득파악률'은 정확히 어떤 뜻일까.

21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소득자료 확보율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자 가운데 '소득자료가 존재하는 경우'의 비율을 말한다. 예금이자가 100원(이자소득)이라도 찍힌 통장 하나라도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찾아낼 수 있다면 이 사람은 소득 종류에 관계없이 '소득 자료 확보 가능자'로 분류되고, 건보 가입자 10명 중 9명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어떤 사람의 실제 소득액을 90% 정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거나, 10명 가운데 9명의 경우 소득이 모두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득 자료가 있다는 것만으로 실제 소득이 모두 신고·파악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따라서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에 새로운 종류의 소득을 추가하려면 소득이 얼마나 제대로 드러나 부과 형평성에 기여하는지를 면밀히 검증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나 학계에서는 특히 종합소득(근로·사업·부동산임대·이자·배당소득 등) 가운데 사업소득이나 임대소득의 경우 여전히 근로소득에 비해 누락되는 부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신용카드 사용 증가와 현금영수증 제도 도입으로 자영업자의 사업소득 파악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 미흡하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과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자영업의 소득 파악률은 62.7% 정도에 그쳤다. 새 기준 국민계정상 2012년 개인 영업잉여는 114조8천465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실제로 세무당국에 신고된 사업·임대소득은 72조573억원 뿐이었다. 이에 비해 피고용자(근로자)의 근로소득은 100% 과세 당국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현재 종합소득세의 높은 누진세율 부담을 덜어주고자 세법에서조차 종합소득에 포함하지 않고 따로 세금을 매기는(분리과세) 일용근로소득, 일정 기준 이하(이전 4천만원이하 올해 신고부터 2천만원이하) 금융소득 등에까지 건강보험료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 안에서도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기획단은 현재 건강보험료 산정 과정에서 사용되지 않는 일용근로소득과 4천만원이하 금융소득 자료를 국세청으로부터 넘겨받아 부과 시뮬레이션을 거친 바 있다. 소득자료 확보율이 현재 80% 수준에서 92%까지 높아졌다는 것도 바로 이들 두 가지 분리과세 소득 자료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을 고려해 복지부와 기획단은 각 종류별 소득의 실제 파악률 등에 대한 조사와 검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건강보험료 가운데 소득 기준 부과분의 비중을 늘려가는 쪽으로 개편 방향을 잡고 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소득이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며 "보험료 기준에서 자동차·재산 등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소득 기준을 점차 확대하는 쪽으로 안을 만들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은 대다수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하고, 부처간 논의를 통해 세금 부과체계와도 균형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르면 이달말 또는 다음달 초 정도에 최종 결론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을 언론 등에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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