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세월 앞 고개 떨군 정다래·백수연

입력 2014.07.21 (07:52) 수정 2014.07.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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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수영을 이끌어온 스물세 살 동갑내기 평영 스타 정다래(경남체육회)와 백수연(강원도청)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나란히 고개를 떨어뜨렸다.

학창시절부터 선의의 경쟁 관계 속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한국수영의 간판선수로 발돋움했던 이들은 이제 거꾸로 후배들의 거센 도전에 밀려 정상의 지위를 이어가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정다래는 20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14 MBC배 전국수영대회 여자 일반부 평영 50m 결승에서 32초88로 7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200m 금메달리스트인 정다래를 오는 9월 인천에서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이번 대회는 인천 아시안게임 경영 대표 선발전을 겸해 치러진다.

정다래는 16일 열린 평영 100m에서는 1분11초05로 일반부에서조차 4위에 처졌고, 18일 열린 평영 200m에서는 2분31초29로 일반부 5위에 그쳐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됐다.

정다래는 4년 전 광저우에서 한국 여자 수영선수로는 1982년 뉴델리 대회 3관왕(배영 100·200m, 개인혼영 200m)과 1986년 서울 대회 2관왕(배영 100·200m)을 차지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를 시작으로 1998년 방콕 대회 조희연(접영 200m)에 이어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면서 기나긴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는 왼쪽 어깨 근육을 다쳐 7월 말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도 빠졌다.

올해 4월 동아수영대회 평영 100m와 200m에서 각각 백수연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라이벌 구도도 되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맥없이 주저앉았다.

본오중에 재학중이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100m에서 동메달을 따며 기대주로 떠오른 백수연은 3회 연속 아시안게임 출전이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백수연은 이번 대회 평영 100m에서 1분09초57로 일반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고등부 1위 양지원(소사고·1분08초83)과 2위 권민지(서울체고·1분09초41)에 밀려 전체 3위로 처졌다.

백수연은 200m에서도 2분27초04로 역시 일반부 1위 자리는 지켰지만 고등부 권민지(2분26초87)에게 뒤져 종목 전체에서는 2위로 내려앉았다.

정다래와 마찬가지로 주 종목이 아닌 평영 50m에서는 일반부에서도 3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종목별 1위 선수들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는다.

다만 대한수영연맹이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이번 대회 결과와 대한체육회가 파견하기로 정한 종목별 인원수 등을 고려해 아직 국제 경쟁력이 있는 백수연에게도 기회를 줄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백수연은 2005년 6월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돼 9년째 태극마크를 달아왔다.

정다래가 백수연보다 2년여 늦은 2007년 말 국가대표가 되고나서 둘은 친구이자 경쟁자로서 한국 여자수영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다.

하지만 이들도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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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속한 세월 앞 고개 떨군 정다래·백수연
    • 입력 2014-07-21 07:52:49
    • 수정2014-07-21 15:21:10
    연합뉴스
한국 여자수영을 이끌어온 스물세 살 동갑내기 평영 스타 정다래(경남체육회)와 백수연(강원도청)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나란히 고개를 떨어뜨렸다. 학창시절부터 선의의 경쟁 관계 속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한국수영의 간판선수로 발돋움했던 이들은 이제 거꾸로 후배들의 거센 도전에 밀려 정상의 지위를 이어가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정다래는 20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14 MBC배 전국수영대회 여자 일반부 평영 50m 결승에서 32초88로 7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200m 금메달리스트인 정다래를 오는 9월 인천에서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이번 대회는 인천 아시안게임 경영 대표 선발전을 겸해 치러진다. 정다래는 16일 열린 평영 100m에서는 1분11초05로 일반부에서조차 4위에 처졌고, 18일 열린 평영 200m에서는 2분31초29로 일반부 5위에 그쳐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됐다. 정다래는 4년 전 광저우에서 한국 여자 수영선수로는 1982년 뉴델리 대회 3관왕(배영 100·200m, 개인혼영 200m)과 1986년 서울 대회 2관왕(배영 100·200m)을 차지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를 시작으로 1998년 방콕 대회 조희연(접영 200m)에 이어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면서 기나긴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는 왼쪽 어깨 근육을 다쳐 7월 말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도 빠졌다. 올해 4월 동아수영대회 평영 100m와 200m에서 각각 백수연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라이벌 구도도 되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맥없이 주저앉았다. 본오중에 재학중이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100m에서 동메달을 따며 기대주로 떠오른 백수연은 3회 연속 아시안게임 출전이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백수연은 이번 대회 평영 100m에서 1분09초57로 일반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고등부 1위 양지원(소사고·1분08초83)과 2위 권민지(서울체고·1분09초41)에 밀려 전체 3위로 처졌다. 백수연은 200m에서도 2분27초04로 역시 일반부 1위 자리는 지켰지만 고등부 권민지(2분26초87)에게 뒤져 종목 전체에서는 2위로 내려앉았다. 정다래와 마찬가지로 주 종목이 아닌 평영 50m에서는 일반부에서도 3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종목별 1위 선수들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는다. 다만 대한수영연맹이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이번 대회 결과와 대한체육회가 파견하기로 정한 종목별 인원수 등을 고려해 아직 국제 경쟁력이 있는 백수연에게도 기회를 줄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백수연은 2005년 6월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돼 9년째 태극마크를 달아왔다. 정다래가 백수연보다 2년여 늦은 2007년 말 국가대표가 되고나서 둘은 친구이자 경쟁자로서 한국 여자수영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다. 하지만 이들도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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