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현장 취재] ④ 22년 난공불락 철옹성 수성이냐? 함락이냐?

입력 2014.07.24 (11:21) 수정 2014.07.2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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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0 재보선 현장을 가다] ④ 수원 병(팔달)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식 운동 이틀째인 18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

수원에서 오래된 전통시장 중 하나인 지동시장은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수원지역 여론 형성의 중요한 장소로 여겨지는 곳이다.

수원병(팔달)지역은, 경기도청과 수원시청에 자리 잡고 있어 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곳으로, '수원벨트'로 명명된 이번 수원 3개 선거구의 중심에 위치한 지역이라 정당들이 부여하는 상징적 무게감이 더 크다.

그런만큼 여야는 이곳이 승패를 가를 중요한 지역으로 보고 사활을 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사실 수원병 지역은 그동안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려왔다.

이 지역은 남경필 경기지사의 전 지역구로, 남 지사는 이곳에서 내리 5선을 기록했는데, 선친인 고 남평우 전 의원이 1992년 14대 총선 때 당선된 것과 합치면 무려 22년간 새누리당이 터줏대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번 수원병 선거에 여야는 각각 김용남 후보와 손학규 후보를 공천해 수성 및 탈환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흔히 수원병 지역은 후보들의 이름만 보고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불리지만, 현 상황으로는 누가 다윗이고 골리앗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두 후보는 양보 없는 혈전을 치르고 있다.

수원의 아들을 자처하는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는 수원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지역 일꾼’을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는 무엇보다 수원 출신으로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며 지역인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팔달구에 있는 화홍초등학교와 수원중·고를 졸업하고 법조인 출신의 전문성,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 등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후보는 "불도저를 모는 기능직 공무원 아버지와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하셨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며 "러닝셔츠 차림으로 친구들과 함께 팔달산을 뛰어다니던 아이가 이만큼 성장해 이제 저를 키워준 고향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 김 후보는 휴대용 확성기를 늘 착용하고 다녀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후보는 "저의 목소리나 저의 견해를 시민들게 잘 알려 드리기 위해서 선거기간 내내 착용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솔직히 이름값만으로는 손학규 후보가 한 수위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지만 김 후보는 오히려 더 자신감을 갖고 선거에 임하고 있었다.

그는 "팔달 주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남 지사가 도지사까지 된 것"이라며 "남 지사가 지켜온 이곳을 내가 뺏길 수는 없다. 죽을 각오로 싸워 반드시 승리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 말대로 이곳은 남 지사를 빼곤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지역이다.

실제로 주민들도 남 지사에 대한 말을 많이 하는 등 남 지사의 후광효과가 상당했다.

지동시장 상인 윤민석(45)씨는 "남 지사가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고 이제 더 큰 일을 하고 있는데 남 지사를 위해서라도 김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라며 "주변 상인들도 남 지사 때문에 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지역일꾼론도 예상외로 유권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영동시장 상인 박애자(56)씨는 "손 후보는 지역을 이리저리 많이 옮겨 믿음이 안 간다"며 "이곳이 고향인 김 후보가 당선돼야 듬직하게 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집권여당에 대한 프리미엄도 엄연히 존재했다.

인계동에 사는 송유필(40)씨는 "대통령과 도지사가 새누리당인데 야당 후보가 뽑히면 여러 사안에 대해 정치적 논쟁만 벌어져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입는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현재 중앙당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야당 거물을 상대하고 있다.

지난 17일 지동시장에서 있었던 김 후보의 출정식에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이인제 최고위원, 김학용ㆍ김상민ㆍ박대출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참석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정 안정을 바란다면 이번 재보선에서 수원의 아들 김용남을 반드시 당선 시켜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해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김문수 전 지사도 "이곳 팔달은 남경필 경기지사를 당선시켜준 곳"이라며 "내가 남 지사를 대신해 수원의 아들 김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주기 위해 왔다. 김문수와 남경필을 사랑한 분은 김 후보를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김 후보의 고민은 부족한 인지도이다.

유세현장에서도 주민들이 김 후보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김 후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수원 팔달은 새누리당한테는 홈 그라운드나 다름 없다"며 "김 후보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홈에서 야당에 패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는 인지도가 높은데다 특유의 친밀성을 내세워 현장을 누비며 유권자들을 접촉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이곳에 경기지사 출신으로 수도권에서 영향력이 큰 손 후보를 ‘구원투수’로 출전시켜 난공불락의 철옹성 함락에 선봉장 역할을 맡겼다.

손 후보는 자신이 출마한 지역과 함께 수원을(권선), 수원정(영통) 선거까지 챙겨야 하는 막대한 임무를 안고 있다.

당에서 4선에 당 대표, 복지부 장관, 경기지사를 두루 거치며 대권주자로까지 꼽히는 손 후보를 여당의 5선 지역구에 전략공천한 것은, 그의 경쟁력이 수원 나머지 지역에까지 통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손 후보에게 수원 선거를 이끌어 달라고 공식적으로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의 판세가 그리 녹록치 않아 손 후보와 당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손 후보 측도 "엄살이 아니라 정말 쉽지 않은 선거다. 2011년 분당 재보선보다 더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다.

이에 손 후보는 새벽부터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지역 곳곳을 돌며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손 후보는 김 후보와는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최소 수행인원과 함께 팔달 지역 곳곳에 발도장을 찍는 '나홀로 선거 운동' 을 펼치고 있다.

중앙당 차원의 지원에 대해선 일부 인원을 파견 받은 것 외엔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이는 팔달 유권자들이 손 후보의 '인물론'엔 호감을 보이면서도 새정치연합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손 후보는 좋은데 "당은 좀 그렇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는 게 손 후보 측의 전언이다.

손 후보는 이번 선거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높다는 것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손 후보는 "서민과 중산층이 고달프고 아파서 괴로워하는데 정치가 국민의 아픔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이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나는 언제나 어려운 곳에서 선거를 치러왔다"며 "팔달이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지만, 과거'분당을 재보선'에서 승리한 예처럼 중도 지지층을 이끄는 표 확장성도 내가 상대방 후보 보다 높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손 후보의 또 다른 승리 전략 카드는 인물론이다.

대선주자급인 손 후보와 정치 신인인 김 후보간 인물 대결에 있어선 상당한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손 후보측은 "결국 승부수는 인물론 밖에 없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역시 예상대로 손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높았다.

수원시청 앞에서 만난 우경미(38)씨는 "대권 후보인 손 후보가 우리 지역에 출마해 당선되면 그만큼 지역이 더 유명해 지는 것 아니냐"며 "손 후보가 당선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등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도 유권자들 입에서 많이 나왔다.

지동시장 상인 김성순(50)씨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박근혜 정부에 실망이 크다"며 "정부와 여당에 경고하는 의미로 야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경기 지사시절 손 후보에 대한 업무 능력을 높이 평가해 지지한다는 유권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회사원 박광섭(46)씨는 "손 후보가 도지사 시절 많은 일들을 해 도민들의 삶이 좋았다”며 "능력있는 손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면 지역이 발전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후보가 지역을 옮겨가며 전략 공천을 통해 출마, 지역 밀착성이 떨어지는 점과 당초 공언과는 달리 수원벨트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부분은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팔달은 정치 인생의 마지막 지역구"라며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통합의 정치, 민생정치, 보다 큰 정치를 반드시 해 보이겠다 "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손 후보는 우리당의 소중한 자원"이라며 "유권자들이 우리당과 손 후보를 위해서라도 이번에 반드시 손 후보를 국회로 보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병은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많은 후보자가 출마한 지역이기도 하다.

통합진보당 임미숙 후보, 정의당 이정미 후보, 무소속 강방원·이계종 후보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현 상황에서 이들의 지지율이 낮아 두 후보를 위협할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김용남 후보 재산 허위신고 논란, 선거 변수 가능성은?

선거막판 터져 나온 김 후보의 재산 허위신고 논란이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 후보는 선거 초반 손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이다 최근 손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김 후보의 재산 허위신고 논란 전 조사된 것으로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김 후보는 자신이 소유한 논을 지난해 4월 대지로 지목변경하고 건물 매매까지 했는데도 이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중형 마트와 주자창이 들어서 있으며, 김 후보의 재산 허위 축소 신고액은 3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권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연일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김 후보의 이 같은 행위는 공직선거법의 중대한 위반에 해당한다.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중대 사항"이라며 "실무자들은 김 후보가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음을 실토하고 있어서 이는 고의로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관계자도 "김 후보는 후보직을 즉각 사퇴하고 수원시민에게 자신의 잘못을 석고대죄할 것을 촉구한다" 며 "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 김 후보자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라 "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신고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며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현 판세는?

현재 두 후보(김용남, 손학규)가 박빙을 대결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김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먼저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2일부터 23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42.9%를 기록해 38.8%를 얻은 손 후보를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김 후보 54.2%, 손 후보 34.9%로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와 엠브레인이 지난 20~23일까지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34.3%)와 손 후보(37.5%)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양일간 실시한 조사에서, 김 후보가 손 후보를 13.0%p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 50.9%, 손 후보 37.9%, 통합진보당 임미숙 후보 3.1%, 정의당 이정미 후보 1.3%, 무소속 이계종 후보 0.9%, 무소속 강방원 후보 0.8%순이었다.

경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엠조사연구소(주)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39.8%의 지지율로, 37.1%를 얻은 손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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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07-24 13:42:18
    정치
[ 7.30 재보선 현장을 가다] ④ 수원 병(팔달)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식 운동 이틀째인 18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

수원에서 오래된 전통시장 중 하나인 지동시장은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수원지역 여론 형성의 중요한 장소로 여겨지는 곳이다.

수원병(팔달)지역은, 경기도청과 수원시청에 자리 잡고 있어 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곳으로, '수원벨트'로 명명된 이번 수원 3개 선거구의 중심에 위치한 지역이라 정당들이 부여하는 상징적 무게감이 더 크다.

그런만큼 여야는 이곳이 승패를 가를 중요한 지역으로 보고 사활을 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사실 수원병 지역은 그동안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려왔다.

이 지역은 남경필 경기지사의 전 지역구로, 남 지사는 이곳에서 내리 5선을 기록했는데, 선친인 고 남평우 전 의원이 1992년 14대 총선 때 당선된 것과 합치면 무려 22년간 새누리당이 터줏대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번 수원병 선거에 여야는 각각 김용남 후보와 손학규 후보를 공천해 수성 및 탈환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흔히 수원병 지역은 후보들의 이름만 보고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불리지만, 현 상황으로는 누가 다윗이고 골리앗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두 후보는 양보 없는 혈전을 치르고 있다.

수원의 아들을 자처하는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는 수원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지역 일꾼’을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는 무엇보다 수원 출신으로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며 지역인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팔달구에 있는 화홍초등학교와 수원중·고를 졸업하고 법조인 출신의 전문성,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 등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후보는 "불도저를 모는 기능직 공무원 아버지와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하셨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며 "러닝셔츠 차림으로 친구들과 함께 팔달산을 뛰어다니던 아이가 이만큼 성장해 이제 저를 키워준 고향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 김 후보는 휴대용 확성기를 늘 착용하고 다녀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후보는 "저의 목소리나 저의 견해를 시민들게 잘 알려 드리기 위해서 선거기간 내내 착용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솔직히 이름값만으로는 손학규 후보가 한 수위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지만 김 후보는 오히려 더 자신감을 갖고 선거에 임하고 있었다.

그는 "팔달 주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남 지사가 도지사까지 된 것"이라며 "남 지사가 지켜온 이곳을 내가 뺏길 수는 없다. 죽을 각오로 싸워 반드시 승리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 말대로 이곳은 남 지사를 빼곤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지역이다.

실제로 주민들도 남 지사에 대한 말을 많이 하는 등 남 지사의 후광효과가 상당했다.

지동시장 상인 윤민석(45)씨는 "남 지사가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고 이제 더 큰 일을 하고 있는데 남 지사를 위해서라도 김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라며 "주변 상인들도 남 지사 때문에 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지역일꾼론도 예상외로 유권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영동시장 상인 박애자(56)씨는 "손 후보는 지역을 이리저리 많이 옮겨 믿음이 안 간다"며 "이곳이 고향인 김 후보가 당선돼야 듬직하게 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집권여당에 대한 프리미엄도 엄연히 존재했다.

인계동에 사는 송유필(40)씨는 "대통령과 도지사가 새누리당인데 야당 후보가 뽑히면 여러 사안에 대해 정치적 논쟁만 벌어져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입는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현재 중앙당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야당 거물을 상대하고 있다.

지난 17일 지동시장에서 있었던 김 후보의 출정식에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이인제 최고위원, 김학용ㆍ김상민ㆍ박대출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참석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정 안정을 바란다면 이번 재보선에서 수원의 아들 김용남을 반드시 당선 시켜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해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김문수 전 지사도 "이곳 팔달은 남경필 경기지사를 당선시켜준 곳"이라며 "내가 남 지사를 대신해 수원의 아들 김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주기 위해 왔다. 김문수와 남경필을 사랑한 분은 김 후보를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김 후보의 고민은 부족한 인지도이다.

유세현장에서도 주민들이 김 후보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김 후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수원 팔달은 새누리당한테는 홈 그라운드나 다름 없다"며 "김 후보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홈에서 야당에 패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는 인지도가 높은데다 특유의 친밀성을 내세워 현장을 누비며 유권자들을 접촉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이곳에 경기지사 출신으로 수도권에서 영향력이 큰 손 후보를 ‘구원투수’로 출전시켜 난공불락의 철옹성 함락에 선봉장 역할을 맡겼다.

손 후보는 자신이 출마한 지역과 함께 수원을(권선), 수원정(영통) 선거까지 챙겨야 하는 막대한 임무를 안고 있다.

당에서 4선에 당 대표, 복지부 장관, 경기지사를 두루 거치며 대권주자로까지 꼽히는 손 후보를 여당의 5선 지역구에 전략공천한 것은, 그의 경쟁력이 수원 나머지 지역에까지 통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손 후보에게 수원 선거를 이끌어 달라고 공식적으로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의 판세가 그리 녹록치 않아 손 후보와 당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손 후보 측도 "엄살이 아니라 정말 쉽지 않은 선거다. 2011년 분당 재보선보다 더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다.

이에 손 후보는 새벽부터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지역 곳곳을 돌며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손 후보는 김 후보와는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최소 수행인원과 함께 팔달 지역 곳곳에 발도장을 찍는 '나홀로 선거 운동' 을 펼치고 있다.

중앙당 차원의 지원에 대해선 일부 인원을 파견 받은 것 외엔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이는 팔달 유권자들이 손 후보의 '인물론'엔 호감을 보이면서도 새정치연합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손 후보는 좋은데 "당은 좀 그렇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는 게 손 후보 측의 전언이다.

손 후보는 이번 선거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높다는 것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손 후보는 "서민과 중산층이 고달프고 아파서 괴로워하는데 정치가 국민의 아픔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이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나는 언제나 어려운 곳에서 선거를 치러왔다"며 "팔달이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지만, 과거'분당을 재보선'에서 승리한 예처럼 중도 지지층을 이끄는 표 확장성도 내가 상대방 후보 보다 높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손 후보의 또 다른 승리 전략 카드는 인물론이다.

대선주자급인 손 후보와 정치 신인인 김 후보간 인물 대결에 있어선 상당한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손 후보측은 "결국 승부수는 인물론 밖에 없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역시 예상대로 손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높았다.

수원시청 앞에서 만난 우경미(38)씨는 "대권 후보인 손 후보가 우리 지역에 출마해 당선되면 그만큼 지역이 더 유명해 지는 것 아니냐"며 "손 후보가 당선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등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도 유권자들 입에서 많이 나왔다.

지동시장 상인 김성순(50)씨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박근혜 정부에 실망이 크다"며 "정부와 여당에 경고하는 의미로 야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경기 지사시절 손 후보에 대한 업무 능력을 높이 평가해 지지한다는 유권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회사원 박광섭(46)씨는 "손 후보가 도지사 시절 많은 일들을 해 도민들의 삶이 좋았다”며 "능력있는 손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면 지역이 발전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후보가 지역을 옮겨가며 전략 공천을 통해 출마, 지역 밀착성이 떨어지는 점과 당초 공언과는 달리 수원벨트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부분은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팔달은 정치 인생의 마지막 지역구"라며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통합의 정치, 민생정치, 보다 큰 정치를 반드시 해 보이겠다 "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손 후보는 우리당의 소중한 자원"이라며 "유권자들이 우리당과 손 후보를 위해서라도 이번에 반드시 손 후보를 국회로 보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병은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많은 후보자가 출마한 지역이기도 하다.

통합진보당 임미숙 후보, 정의당 이정미 후보, 무소속 강방원·이계종 후보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현 상황에서 이들의 지지율이 낮아 두 후보를 위협할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김용남 후보 재산 허위신고 논란, 선거 변수 가능성은?

선거막판 터져 나온 김 후보의 재산 허위신고 논란이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 후보는 선거 초반 손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이다 최근 손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김 후보의 재산 허위신고 논란 전 조사된 것으로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김 후보는 자신이 소유한 논을 지난해 4월 대지로 지목변경하고 건물 매매까지 했는데도 이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중형 마트와 주자창이 들어서 있으며, 김 후보의 재산 허위 축소 신고액은 3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권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연일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김 후보의 이 같은 행위는 공직선거법의 중대한 위반에 해당한다.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중대 사항"이라며 "실무자들은 김 후보가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음을 실토하고 있어서 이는 고의로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관계자도 "김 후보는 후보직을 즉각 사퇴하고 수원시민에게 자신의 잘못을 석고대죄할 것을 촉구한다" 며 "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 김 후보자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라 "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신고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며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현 판세는?

현재 두 후보(김용남, 손학규)가 박빙을 대결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김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먼저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2일부터 23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42.9%를 기록해 38.8%를 얻은 손 후보를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김 후보 54.2%, 손 후보 34.9%로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와 엠브레인이 지난 20~23일까지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34.3%)와 손 후보(37.5%)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양일간 실시한 조사에서, 김 후보가 손 후보를 13.0%p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 50.9%, 손 후보 37.9%, 통합진보당 임미숙 후보 3.1%, 정의당 이정미 후보 1.3%, 무소속 이계종 후보 0.9%, 무소속 강방원 후보 0.8%순이었다.

경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엠조사연구소(주)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39.8%의 지지율로, 37.1%를 얻은 손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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