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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업계 최대 1조원 자살보험금 지급부담에 ‘비상’
입력 2014.07.24 (18:34)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자살에 사망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ING생명을 제재하기로 함에 따라 생명보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에 대해 원안 대로 '기관주의'와 임직원 4명에 '주의' 등 경징계 및 4천900만원의 과징금 제재를 결정했다.

현재 생명보험(종신보험 상품 기준)은 자살면책 기간 2년을 넘긴 고객이 자살하면 일반 사망으로 간주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2010년 4월 표준약관 개정 이전 ING생명을 포함한 대부분의 보험사는 자살 시 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해놓고 일반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왔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재해사망 특약 가입 고객이 사망하면 일반사망 담보뿐 아니라 재해사망 담보에 대한 보험금도 함께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훨씬 크다.

◇ING생명 법률대응 검토…"보험 근간 뒤흔드는 일"

이번 당국의 결정으로 ING생명이 지급해야 할 자살보험금은 560억원으로, 총 428건이다.

ING생명은 아직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해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도 법률 검토 등 다양한 대응 수위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ING생명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에서 560억원을 보험금으로 지출하는 것은 엄청나게 큰 부담"이라면서 "보험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여서 대응할 수 있는 법률 검토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생보사들이 표준약관 복사에 따라 약관에 실수가 있었으나 어느 생보사도 이를 보험료율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대법원은 2007년 약관에 오류가 있더라도 보험금은 약관 대로 줘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보험업에서 자살에 의한 사망은 일반사망으로 보고 있어 약관에 일부 잘못이 있다고 해서 재해사망으로 보기 어렵다는 업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ING생명에 대한 제재가 확정됨에 따라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모두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푸르덴셜생명과 라이나생명을 제외한 생보들이 현재까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은 2천1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단체의 추산에 따르면 재해사망 특약에 가입했으나 자살자가 아닌 고객에게 향후 '잠정적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까지 고려하면 금액은 약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소순영 생명보험협회 홍보부장은 "당국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금감원이 개별사에 지도 공문을 발송하는 상황 등 당국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면서 업계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당연한 결과…보험금 청구 소멸시효 예외 적용해야"

이번 금융당국의 결정은 보험 약관 준수라는 기본 원칙이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이 반영된 것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보험 약관 준수라는 기본 원칙이 반영된 당연한 결과"라며 "해당 보험사들이 행정소송 등으로 지급해야 할 자살보험금을 자발적으로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보험사들이 약관에 명시되어 있다는 핑계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사례는 많다.

당국은 이번 결정에 약관의 토씨까지 들이대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보험사들이 수세에 몰리자 이중잣대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는 비판여론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는 생보사들이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끄는 방법 외에도 현재 2년인 보험금 청구 소멸시효를 앞세워 지급해야 할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흥배 참여연대 경제조세팀장은 "재해사망보험금을 올바로 지급해야 하는 것은 보험사의 의무이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불법행위 소멸시효는 10년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상태다.
  • 생보업계 최대 1조원 자살보험금 지급부담에 ‘비상’
    • 입력 2014-07-24 18:34:06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자살에 사망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ING생명을 제재하기로 함에 따라 생명보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에 대해 원안 대로 '기관주의'와 임직원 4명에 '주의' 등 경징계 및 4천900만원의 과징금 제재를 결정했다.

현재 생명보험(종신보험 상품 기준)은 자살면책 기간 2년을 넘긴 고객이 자살하면 일반 사망으로 간주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2010년 4월 표준약관 개정 이전 ING생명을 포함한 대부분의 보험사는 자살 시 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해놓고 일반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왔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재해사망 특약 가입 고객이 사망하면 일반사망 담보뿐 아니라 재해사망 담보에 대한 보험금도 함께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훨씬 크다.

◇ING생명 법률대응 검토…"보험 근간 뒤흔드는 일"

이번 당국의 결정으로 ING생명이 지급해야 할 자살보험금은 560억원으로, 총 428건이다.

ING생명은 아직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해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도 법률 검토 등 다양한 대응 수위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ING생명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에서 560억원을 보험금으로 지출하는 것은 엄청나게 큰 부담"이라면서 "보험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여서 대응할 수 있는 법률 검토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생보사들이 표준약관 복사에 따라 약관에 실수가 있었으나 어느 생보사도 이를 보험료율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대법원은 2007년 약관에 오류가 있더라도 보험금은 약관 대로 줘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보험업에서 자살에 의한 사망은 일반사망으로 보고 있어 약관에 일부 잘못이 있다고 해서 재해사망으로 보기 어렵다는 업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ING생명에 대한 제재가 확정됨에 따라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모두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푸르덴셜생명과 라이나생명을 제외한 생보들이 현재까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은 2천1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단체의 추산에 따르면 재해사망 특약에 가입했으나 자살자가 아닌 고객에게 향후 '잠정적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까지 고려하면 금액은 약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소순영 생명보험협회 홍보부장은 "당국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금감원이 개별사에 지도 공문을 발송하는 상황 등 당국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면서 업계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당연한 결과…보험금 청구 소멸시효 예외 적용해야"

이번 금융당국의 결정은 보험 약관 준수라는 기본 원칙이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이 반영된 것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보험 약관 준수라는 기본 원칙이 반영된 당연한 결과"라며 "해당 보험사들이 행정소송 등으로 지급해야 할 자살보험금을 자발적으로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보험사들이 약관에 명시되어 있다는 핑계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사례는 많다.

당국은 이번 결정에 약관의 토씨까지 들이대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보험사들이 수세에 몰리자 이중잣대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는 비판여론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는 생보사들이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끄는 방법 외에도 현재 2년인 보험금 청구 소멸시효를 앞세워 지급해야 할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흥배 참여연대 경제조세팀장은 "재해사망보험금을 올바로 지급해야 하는 것은 보험사의 의무이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불법행위 소멸시효는 10년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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