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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7.30 재·보궐선거
[7·30 현장 취재] ⑤ 시장직 ‘버린’ 후보 vs ‘날린’ 후보…재보선 공화국 충주
입력 2014.07.25 (07:17) 수정 2014.07.25 (11:08) 정치
[7.30 재보선 현장을 가다] ⑤ 충북 충주

장마비로 5일장은 취소됐다. 충북 충주시 주덕읍내.

한적한 농촌 마을인 이곳 주덕읍이 오전부터 외지인들로 북적인다. 5일장은 열리지 않지만 선거 유세차량과 후보자, 선거 운동원의 행렬로 시끌 벅적하다. 이 지역 재보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한창희의 선거 유세가 열렸던 지난 18일의 풍경이다.

두 후보의 주덕읍 거리 유세는 2시간 간격으로 열렸다.

한창희 후보가 먼저 시작했다. 한 후보는 마을의 건강원, 식당, 미용실 등 상가나 가게를 돌며 인기척만 느껴지면 뛰어들어갔다.

“이번엔 꼬오옥~ 좀 부탁해유” (한창희)
“걱정 마시유. 지는 고정표여유.”(한 시민)
“아이고, 말씀은 다들 그라시면서....표가 안나와서 죽껐시유..”(한창희)

한 후보의 표 호소가 간절하다.



한 후보는 자신의 명함에 ‘충주 바보’라는 소개 문구를 넣었다. 이른바 ‘동정 마케팅’이다.

그의 약력을 보면 그럴 법도 하다. 두 차례 시장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단명(2년3개월)했다. 첫 번째 당선됐을때는 재보궐선거라 재직 기간이 짧았다. 두 번 째는 당선의 기쁨도 잠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했다. 출입기자 2명에게 단 20만원씩을 촌지로 줬다는 이유에서다.

선거에서만 그는 4번을 낙선했다. 17·18대 국회의원, 2011년과 지난 6·4 지방선거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한 후보는 “충주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충주 바보다.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지원 유세를 온 같은 당 오제새 의원도 “오직 충주만 사랑한 마음씨 좋은 한 후보를 보면서 마음이 안타깝고 아쉬웠다”면서 "이번엔 꼭 한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부탁했다.



충주는 재보선 선거가 유난히 잦은 지역이다. 이번이 2004년 이후 5번째 재보궐선거다. 지방선거·총선·대선까지 합하면 지난 10년간 13번의 선거가 열렸다.

충주가 이처럼 ‘선거 공화국’이 된 데는 이 지역이 배출한 이시종 충북지사-윤진식 전 의원이라는 두 인물의 ‘선거 전쟁’이 자리잡고 있다.

2004년엔 이시종 시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이유로 사퇴했고, 2010년(이시종)과 올해(윤진식)는 두 사람이 나란히 지역구 의원을 던지며 충북지사 선거에 나섰다. 2006년(한창희)· 2011년(우건도)엔 시장 2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면 시장 재보궐선거까지 더해졌다.

유난히 잦은 선거 때문에 충주 시민들은 선거에 대한 피로감과 이에 따른 무관심을 보였다.

택시기사 이문호(46) 씨는 "도대체 선거를 몇 번 치르는 줄 모르겠다"며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다른 자리에 앉으려고 나오는 후보를 찍어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충북 재보궐 선거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간의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불과 2%포인트차의 격전을 치른 지난 6.4 지방선거 이시종-윤진식의 ‘전쟁’의 2탄 격이다.

재보선에서 충주시장에 당선된뒤 2년 5개월만에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나선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 그리고 지난 6. 4 지방선거에서 패한뒤 2달도 안돼 재보선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한창희 후보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이다. 한 후보가 이 후보의 청주고-고려대 선배다.

경력은 두 사람이 차이가 있다.

이 후보가 행정고시 출신으로 충청북도 기획관리실장과 행정안전부 2차관 등을 지낸 정통 행정관료라면 한 후보는 정당인 출신이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4, 5대 충주시장에 당선됐고 한국농어촌공사 감사를 역임했다.

이 후보가 꼼꼼한 행정 능력을 갖췄다면, 한 후보는 원만한 성격에 정치인 다운 기획 조정 능력이 탁월하다.

오후 2시쯤 주덕 마을은 이종배 후배 측 인사들로 ‘물갈이’가 됐다. 앞서 있었던 한창희 후보 거리 유세 때보다는 주민들의 호응이 다소 높은 느낌이다. 한창희 후보가 신의면 출신이지만, 이종배 후보는 고향이 바로 이곳 주덕읍이기 때문이라는 게 양 당 관계자들의 일치된 설명이다.



이 후보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제가 국회의원이 돼야 진정한 충주 발전이 이뤄진다”며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지금까지 판세는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는 가운데, 한창희 후보가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 후보는 지난 3월까지 충주 시장으로 재직한데다, 농촌 지역의 특성상 여당 프리미엄을 갖고 있어 초반 판세를 리드하고 있다.

주민 김동환(62ㆍ호암동)씨는 “충주는 기본적으로 여당과 야당 지지가 6대4의 비율로는 나뉘는 지역”이라며 “농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여당 후보를 찍어야한다는 정서가 강해 야당 후보가 이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종편 효과도 충주 지역의 보수화 경향을 더 뚜렷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한창희 후보측 한 관계자는 “보수 성향을 부추기는 종편의 낮 방송이 이어지면서 이곳 장년층들의 표심도 야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편향적인 종편 방송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통합 진보당 김종현 후보의 득표력도 이번 선거의 변수다. 올해 36세인 김 후보는 젊은 인물론을 내세워 표밭을 일구고 있다. 김 후보는 19대 총선에 야권단일 후보로 출마해 30.7%를 득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부 여당이 그동안 약속해온 주요 지역 발전 공약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대한 불만도 높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새누리당 후보들이 약속한 공군부대이전, 중부권 물류단지 외국기업 유치, 수안보 민속촌 유치, 말산업 육성 등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며 “이번엔 야당을 찍어 정부 여당에 자극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 현 판세는?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는 지난 16일 중앙일보가 내놓은 조사가 있다. 이종배 후보가 46.7%를 기록, 26.3%에 그친 한창희 후보를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지난 10~15일 유권자 800명(유선 600명, 무선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평균 응답률 27.6%에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5% 포인트다.

이런 여론조사를 근거로 여당은 ‘낙승’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가 막판에는 판도가 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을 최근까지 지낸 새누리당 후보가 선거 초반 다소 앞섰지만, 정부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고, 이 지역에서 여러차례 낙선한 한창희 후보에 대한 동정표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7·30 현장 취재] ⑤ 시장직 ‘버린’ 후보 vs ‘날린’ 후보…재보선 공화국 충주
    • 입력 2014-07-25 07:17:40
    • 수정2014-07-25 11:08:08
    정치
[7.30 재보선 현장을 가다] ⑤ 충북 충주

장마비로 5일장은 취소됐다. 충북 충주시 주덕읍내.

한적한 농촌 마을인 이곳 주덕읍이 오전부터 외지인들로 북적인다. 5일장은 열리지 않지만 선거 유세차량과 후보자, 선거 운동원의 행렬로 시끌 벅적하다. 이 지역 재보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한창희의 선거 유세가 열렸던 지난 18일의 풍경이다.

두 후보의 주덕읍 거리 유세는 2시간 간격으로 열렸다.

한창희 후보가 먼저 시작했다. 한 후보는 마을의 건강원, 식당, 미용실 등 상가나 가게를 돌며 인기척만 느껴지면 뛰어들어갔다.

“이번엔 꼬오옥~ 좀 부탁해유” (한창희)
“걱정 마시유. 지는 고정표여유.”(한 시민)
“아이고, 말씀은 다들 그라시면서....표가 안나와서 죽껐시유..”(한창희)

한 후보의 표 호소가 간절하다.



한 후보는 자신의 명함에 ‘충주 바보’라는 소개 문구를 넣었다. 이른바 ‘동정 마케팅’이다.

그의 약력을 보면 그럴 법도 하다. 두 차례 시장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단명(2년3개월)했다. 첫 번째 당선됐을때는 재보궐선거라 재직 기간이 짧았다. 두 번 째는 당선의 기쁨도 잠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했다. 출입기자 2명에게 단 20만원씩을 촌지로 줬다는 이유에서다.

선거에서만 그는 4번을 낙선했다. 17·18대 국회의원, 2011년과 지난 6·4 지방선거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한 후보는 “충주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충주 바보다.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지원 유세를 온 같은 당 오제새 의원도 “오직 충주만 사랑한 마음씨 좋은 한 후보를 보면서 마음이 안타깝고 아쉬웠다”면서 "이번엔 꼭 한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부탁했다.



충주는 재보선 선거가 유난히 잦은 지역이다. 이번이 2004년 이후 5번째 재보궐선거다. 지방선거·총선·대선까지 합하면 지난 10년간 13번의 선거가 열렸다.

충주가 이처럼 ‘선거 공화국’이 된 데는 이 지역이 배출한 이시종 충북지사-윤진식 전 의원이라는 두 인물의 ‘선거 전쟁’이 자리잡고 있다.

2004년엔 이시종 시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이유로 사퇴했고, 2010년(이시종)과 올해(윤진식)는 두 사람이 나란히 지역구 의원을 던지며 충북지사 선거에 나섰다. 2006년(한창희)· 2011년(우건도)엔 시장 2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면 시장 재보궐선거까지 더해졌다.

유난히 잦은 선거 때문에 충주 시민들은 선거에 대한 피로감과 이에 따른 무관심을 보였다.

택시기사 이문호(46) 씨는 "도대체 선거를 몇 번 치르는 줄 모르겠다"며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다른 자리에 앉으려고 나오는 후보를 찍어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충북 재보궐 선거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간의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불과 2%포인트차의 격전을 치른 지난 6.4 지방선거 이시종-윤진식의 ‘전쟁’의 2탄 격이다.

재보선에서 충주시장에 당선된뒤 2년 5개월만에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나선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 그리고 지난 6. 4 지방선거에서 패한뒤 2달도 안돼 재보선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한창희 후보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이다. 한 후보가 이 후보의 청주고-고려대 선배다.

경력은 두 사람이 차이가 있다.

이 후보가 행정고시 출신으로 충청북도 기획관리실장과 행정안전부 2차관 등을 지낸 정통 행정관료라면 한 후보는 정당인 출신이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4, 5대 충주시장에 당선됐고 한국농어촌공사 감사를 역임했다.

이 후보가 꼼꼼한 행정 능력을 갖췄다면, 한 후보는 원만한 성격에 정치인 다운 기획 조정 능력이 탁월하다.

오후 2시쯤 주덕 마을은 이종배 후배 측 인사들로 ‘물갈이’가 됐다. 앞서 있었던 한창희 후보 거리 유세 때보다는 주민들의 호응이 다소 높은 느낌이다. 한창희 후보가 신의면 출신이지만, 이종배 후보는 고향이 바로 이곳 주덕읍이기 때문이라는 게 양 당 관계자들의 일치된 설명이다.



이 후보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제가 국회의원이 돼야 진정한 충주 발전이 이뤄진다”며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지금까지 판세는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는 가운데, 한창희 후보가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 후보는 지난 3월까지 충주 시장으로 재직한데다, 농촌 지역의 특성상 여당 프리미엄을 갖고 있어 초반 판세를 리드하고 있다.

주민 김동환(62ㆍ호암동)씨는 “충주는 기본적으로 여당과 야당 지지가 6대4의 비율로는 나뉘는 지역”이라며 “농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여당 후보를 찍어야한다는 정서가 강해 야당 후보가 이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종편 효과도 충주 지역의 보수화 경향을 더 뚜렷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한창희 후보측 한 관계자는 “보수 성향을 부추기는 종편의 낮 방송이 이어지면서 이곳 장년층들의 표심도 야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편향적인 종편 방송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통합 진보당 김종현 후보의 득표력도 이번 선거의 변수다. 올해 36세인 김 후보는 젊은 인물론을 내세워 표밭을 일구고 있다. 김 후보는 19대 총선에 야권단일 후보로 출마해 30.7%를 득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부 여당이 그동안 약속해온 주요 지역 발전 공약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대한 불만도 높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새누리당 후보들이 약속한 공군부대이전, 중부권 물류단지 외국기업 유치, 수안보 민속촌 유치, 말산업 육성 등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며 “이번엔 야당을 찍어 정부 여당에 자극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 현 판세는?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는 지난 16일 중앙일보가 내놓은 조사가 있다. 이종배 후보가 46.7%를 기록, 26.3%에 그친 한창희 후보를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지난 10~15일 유권자 800명(유선 600명, 무선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평균 응답률 27.6%에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5% 포인트다.

이런 여론조사를 근거로 여당은 ‘낙승’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가 막판에는 판도가 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을 최근까지 지낸 새누리당 후보가 선거 초반 다소 앞섰지만, 정부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고, 이 지역에서 여러차례 낙선한 한창희 후보에 대한 동정표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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