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호’ 부양책에 은행 울고 증권 웃고

입력 2014.07.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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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되면서 금융업 가운데 은행업과 증권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증권사들은 실적 향상 기대감에 주가도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금리 인하…은행에 악재, 증권에 호재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는 즉각적으로 은행 순이자마진(NIM) 및 이자이익 훼손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현재 올해 8월 중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데, 이 경우 은행 순이자마진이 하반기 중 하락세를 보이며 이자이익의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추가적인 금리 인하의 가능성은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전일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가 수익성 확대를 담보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애널리스트는 "과거와 달리 부동산 경기회복이 주택담보대출 및 이자이익 급증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졌다"며 "적격대출 보금자리론 등으로 대변되는 공공기관 대출 상품의 증가로 은행 상품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기준금리 인하가 증권사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채권값이 상승하는데 증권사 보유채권이 지난 3월 말 140조를 넘어서 이로 인한 이익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2.87%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6월 말 2.69%를 기록해 석 달 만에 1.8%포인트 떨어졌고, 전일 2.491%를 기록해 두달이 못되는 기간에 2%가량 추가 하락했다.

고승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증권주의 강세가 눈에 띈다"며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내수 경기 부양과 자본시장 활성화 등 정책 기대감이 증권주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돌파한 것도 증권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코스피지수는 이달들어 1.4%가량 상승해 석달째 오름세를 지속하며 23일 장중 2035.24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 업종 주가·실적 전망도 희비 교차

증권사와 은행의 주가도 업종간 희비를 반영하고 있다. 주요 증권주가 포함된 KRX증권업 지수는 지난달 말 552.33포인트에서 전일 609.96으로 한달도 못돼 10.4% 급등했다.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주가 20% 이상 뛸 정도로 개별 증권주 수익률도 양호했다.

반면 KB금융, 우리금융 등이 포함된 KRX금융업 지수는 같은 기간 772.87포인트에서 789.69로 2.2% 상승해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미약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이 각각 이달 4%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고, 신한지주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증권주와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이 낮았다.

증권사와 은행의 실적을 전망하는 애널리스트의 시각에서도 희비가 교차했다. 은행의 경우 3분기 실적 전망치(3개 증권사 이상 추정)가 지난 5월 말에 비해 대부분 악화된 반면 증권사는 5월 말에 비해 순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최근 두달새 은행과 증권을 바라보는 애널리스트의 시각이 엇갈렸다는 의미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개 은행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5월 말에 비해 3.95% 감소하고 매출액은 5.3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두 달 만에 3분기 실적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빠졌다는 것. 반대로 5개 증권사의 경우 매출액과 순이익 전망치가 5월 말에 비해 각각 0.7%, 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이익이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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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5 10:57:48
    경제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되면서 금융업 가운데 은행업과 증권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증권사들은 실적 향상 기대감에 주가도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금리 인하…은행에 악재, 증권에 호재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는 즉각적으로 은행 순이자마진(NIM) 및 이자이익 훼손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현재 올해 8월 중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데, 이 경우 은행 순이자마진이 하반기 중 하락세를 보이며 이자이익의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추가적인 금리 인하의 가능성은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전일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가 수익성 확대를 담보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애널리스트는 "과거와 달리 부동산 경기회복이 주택담보대출 및 이자이익 급증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졌다"며 "적격대출 보금자리론 등으로 대변되는 공공기관 대출 상품의 증가로 은행 상품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기준금리 인하가 증권사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채권값이 상승하는데 증권사 보유채권이 지난 3월 말 140조를 넘어서 이로 인한 이익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2.87%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6월 말 2.69%를 기록해 석 달 만에 1.8%포인트 떨어졌고, 전일 2.491%를 기록해 두달이 못되는 기간에 2%가량 추가 하락했다. 고승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증권주의 강세가 눈에 띈다"며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내수 경기 부양과 자본시장 활성화 등 정책 기대감이 증권주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돌파한 것도 증권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코스피지수는 이달들어 1.4%가량 상승해 석달째 오름세를 지속하며 23일 장중 2035.24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 업종 주가·실적 전망도 희비 교차 증권사와 은행의 주가도 업종간 희비를 반영하고 있다. 주요 증권주가 포함된 KRX증권업 지수는 지난달 말 552.33포인트에서 전일 609.96으로 한달도 못돼 10.4% 급등했다.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주가 20% 이상 뛸 정도로 개별 증권주 수익률도 양호했다. 반면 KB금융, 우리금융 등이 포함된 KRX금융업 지수는 같은 기간 772.87포인트에서 789.69로 2.2% 상승해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미약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이 각각 이달 4%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고, 신한지주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증권주와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이 낮았다. 증권사와 은행의 실적을 전망하는 애널리스트의 시각에서도 희비가 교차했다. 은행의 경우 3분기 실적 전망치(3개 증권사 이상 추정)가 지난 5월 말에 비해 대부분 악화된 반면 증권사는 5월 말에 비해 순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최근 두달새 은행과 증권을 바라보는 애널리스트의 시각이 엇갈렸다는 의미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개 은행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5월 말에 비해 3.95% 감소하고 매출액은 5.3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두 달 만에 3분기 실적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빠졌다는 것. 반대로 5개 증권사의 경우 매출액과 순이익 전망치가 5월 말에 비해 각각 0.7%, 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이익이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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