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평생 공공부문 부담액이 혜택보다 1억 많다

입력 2014.07.28 (06:33) 수정 2014.07.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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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정·공공 연금·보험 지출 구조가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 현재의 20∼30대 연령층은 평생 자신이 공공 부문에서 받는 혜택보다 1인당 평균 1억원이상을 초과 부담(순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비해 60대는 공공 부문에서 받는 혜택이 자신들이 낸 돈보다 1인당 4천만원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담보다 혜택이 더 큰 '초과혜택(순혜택)'은 50대 후반 연령대부터다.

28일 김명철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 차장과 김영각 일본 센슈대 교수 등 3명이 함께 작성한 '인구구조 변화가 재정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BOK 경제연구 2014년 20호)에 따르면 '세대 회계' 기법으로 추정한 연령대별 순부담액이 이처럼 큰 차이를 보였다.

세대 회계는 연령층별로 세금 등 순부담액을 현재의 화폐가치로 추정하는 통계 기법이다. 이번 추정에서는 2011년 현재 가격으로 각종 공공 연금·보험, 세금, 정부와 공기업의 지출까지 포괄했다.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기 위한 할인율은 국회예산정책처의 성장률(3%), 물가상승률(2%) 등 장기 추정치를 토대로 연 5%를 적용했다. 인구 변화는 2060년까지 제시된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60년 이후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가정)를 활용했다.

5세 단위로 추정한 결과, 2011년 현재 만 20∼25세미만 연령층의 순부담액은 1인당 1억1천만원, 25∼30세 미만은 1억700만원, 30∼35세미만은 1억1천200만원, 35∼40세미만은 1억600만원이다.

이어 40∼50세미만은 9천700만원, 45∼50세미만은 7천200만원, 50∼55세미만은 3천600만원 등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순부담액이 줄었다.

50대 후반부터는 순부담액이 마이너스(순혜택)로 돌아섰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실업보험 등을 통해 받는 혜택이 공공부문 지출을 위해 자신들이 부담하는 세금이나 보험료 등보다 많다.

55∼60세미만의 순혜택은 1인당 300만원 수준이었으나 60∼65세미만 4천400만원, 65∼70세미만 4천100만원 등 60대는 4천만원대로 커졌다.

순혜택은 70∼75세미만 3천400만원, 75∼80세미만 2천600만원, 80∼85세미만 2천만원, 85∼90세미만 1천400만원, 90세이상 1천만원 등 60대를 정점으로 둔화됐다.

만약에 2011년 현재의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가 맞아떨어진다면 2012년이후 태어난 미래세대의 1인당 순부담액은 평균 3억9천6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를 쓴 김명철 차장은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이 세금이 아닌 빚(국채 발행)으로 재정을 꾸리는 상황에 처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고령화"라며 "현 추세라면 한국도 일본처럼 고령화로 복지지출이 늘면서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잠재력 확충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한국의 노년부양비율(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이미 지난 2010년 15.2%로 일본의 1985년과 같은 수준에 올랐다.

15년 뒤인 2029년에는 36.8%로 일본의 2010년과 같은 수준이 되며 2040년 57.2%, 2060년 80.6% 등으로 상승한다.

종전후 고속성장으로 경제 대국 반열에 오른 일본은 1991년에 거품이 터지면서 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에 빠졌으며 올해도 정부 세입예산의 43%를 국채발행에 의존할 만큼 재정이 1990년대 이후 급속하게 악화됐다.

재정 악화의 요인 대부분은 성장세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지출 증가다.

세수는 1990년 정점을 치고 줄었으나 일본 정부는 늘어나는 사회보장지출과 지방교부금을 대고 기발행 국채 원리금을 마련하느라 국채 발행을 늘려왔다. 현재는 국채 이자 지급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즉 빚을 내 빚을 갚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일본 경제의 성장률은 1970∼1980년대 연평균 4.5%에서 1990∼2000년대 0.8%로 떨어졌다"며 "이 기간에 성장률 하락분의 12%는 노동인구 증가의 둔화, 42%는 총요소생산성의 하락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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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8 06:33:45
    • 수정2014-07-29 09: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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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정·공공 연금·보험 지출 구조가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 현재의 20∼30대 연령층은 평생 자신이 공공 부문에서 받는 혜택보다 1인당 평균 1억원이상을 초과 부담(순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비해 60대는 공공 부문에서 받는 혜택이 자신들이 낸 돈보다 1인당 4천만원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담보다 혜택이 더 큰 '초과혜택(순혜택)'은 50대 후반 연령대부터다.

28일 김명철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 차장과 김영각 일본 센슈대 교수 등 3명이 함께 작성한 '인구구조 변화가 재정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BOK 경제연구 2014년 20호)에 따르면 '세대 회계' 기법으로 추정한 연령대별 순부담액이 이처럼 큰 차이를 보였다.

세대 회계는 연령층별로 세금 등 순부담액을 현재의 화폐가치로 추정하는 통계 기법이다. 이번 추정에서는 2011년 현재 가격으로 각종 공공 연금·보험, 세금, 정부와 공기업의 지출까지 포괄했다.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기 위한 할인율은 국회예산정책처의 성장률(3%), 물가상승률(2%) 등 장기 추정치를 토대로 연 5%를 적용했다. 인구 변화는 2060년까지 제시된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60년 이후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가정)를 활용했다.

5세 단위로 추정한 결과, 2011년 현재 만 20∼25세미만 연령층의 순부담액은 1인당 1억1천만원, 25∼30세 미만은 1억700만원, 30∼35세미만은 1억1천200만원, 35∼40세미만은 1억600만원이다.

이어 40∼50세미만은 9천700만원, 45∼50세미만은 7천200만원, 50∼55세미만은 3천600만원 등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순부담액이 줄었다.

50대 후반부터는 순부담액이 마이너스(순혜택)로 돌아섰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실업보험 등을 통해 받는 혜택이 공공부문 지출을 위해 자신들이 부담하는 세금이나 보험료 등보다 많다.

55∼60세미만의 순혜택은 1인당 300만원 수준이었으나 60∼65세미만 4천400만원, 65∼70세미만 4천100만원 등 60대는 4천만원대로 커졌다.

순혜택은 70∼75세미만 3천400만원, 75∼80세미만 2천600만원, 80∼85세미만 2천만원, 85∼90세미만 1천400만원, 90세이상 1천만원 등 60대를 정점으로 둔화됐다.

만약에 2011년 현재의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가 맞아떨어진다면 2012년이후 태어난 미래세대의 1인당 순부담액은 평균 3억9천6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를 쓴 김명철 차장은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이 세금이 아닌 빚(국채 발행)으로 재정을 꾸리는 상황에 처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고령화"라며 "현 추세라면 한국도 일본처럼 고령화로 복지지출이 늘면서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잠재력 확충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한국의 노년부양비율(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이미 지난 2010년 15.2%로 일본의 1985년과 같은 수준에 올랐다.

15년 뒤인 2029년에는 36.8%로 일본의 2010년과 같은 수준이 되며 2040년 57.2%, 2060년 80.6% 등으로 상승한다.

종전후 고속성장으로 경제 대국 반열에 오른 일본은 1991년에 거품이 터지면서 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에 빠졌으며 올해도 정부 세입예산의 43%를 국채발행에 의존할 만큼 재정이 1990년대 이후 급속하게 악화됐다.

재정 악화의 요인 대부분은 성장세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지출 증가다.

세수는 1990년 정점을 치고 줄었으나 일본 정부는 늘어나는 사회보장지출과 지방교부금을 대고 기발행 국채 원리금을 마련하느라 국채 발행을 늘려왔다. 현재는 국채 이자 지급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즉 빚을 내 빚을 갚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일본 경제의 성장률은 1970∼1980년대 연평균 4.5%에서 1990∼2000년대 0.8%로 떨어졌다"며 "이 기간에 성장률 하락분의 12%는 노동인구 증가의 둔화, 42%는 총요소생산성의 하락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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