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대북 송금 사기, 가족 걱정에 두번 우는 탈북자

입력 2014.07.28 (21:22) 수정 2014.07.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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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만 5천 여명 탈북자의 가장 큰 걱정은 북에 남겨둔 가족들입니다.

그래서 이들 대부분은 북한에 돈을 보내고 있는데, 한국과 중국, 북한 브로커를 각각 거쳐야 이 돈이 북의 가족 손에 전달됩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브로커가 떼어가는 돈은 송금액의 무려 30~40%.

하지만 돈을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창구여서 탈북자들은 높은 수수료를 감수합니다.

그런데 최근 송금 사기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북한 당국의 단속도 강화돼 탈북자의 북한 내 가족들이 생명의 위협까지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사연들, 김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뇌종양 치료중인 어머니를 찾은 탈북자 최성국 씨.

병원비와 생활비로 빠듯한 형편이지만 북의 친척에게 브로커를 통해 한 번에 백만원 정도, 여러 차례 돈을 보냈습니다.

지난 5월에는 2백만 원을 보냈는데, 잘 전달됐다는 브로커의 말과는 달리 북의 가족에게서 뜻밖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최성국(2012년 탈북) : "브로커가 원금의 절반을 다 떼고, 그리고 확인 전화에는 돈을 다 받았다고 그렇게 말하라고 하더래요. (거절했더니 브로커가) '보위부에 신고하면 끝이다 너는'."

또 다른 탈북자 김모 씨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북의 가족들이 돈은 고사하고 보위부에 끌려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고문을 당했다는 겁니다.

북한 쪽 브로커가 송금 사실을 당국에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탈북자(한국 브로커/음성 변조) : " 보위부에서 브로커 다 잡아들여가지고 중국돈 만 원이상 송금할 때 본인한테 다 넘겨주고 누구한테 줬다는 것만 신고하라. 그럼 브로커 장사 유지해주겠다는 지시가 있었어요."

브로커를 통해 돈을 보내고 있는 탈북자들은 목숨까지 위협받는 가족 걱정에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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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8 21:24:21
    • 수정2014-07-29 08: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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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만 5천 여명 탈북자의 가장 큰 걱정은 북에 남겨둔 가족들입니다.

그래서 이들 대부분은 북한에 돈을 보내고 있는데, 한국과 중국, 북한 브로커를 각각 거쳐야 이 돈이 북의 가족 손에 전달됩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브로커가 떼어가는 돈은 송금액의 무려 30~40%.

하지만 돈을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창구여서 탈북자들은 높은 수수료를 감수합니다.

그런데 최근 송금 사기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북한 당국의 단속도 강화돼 탈북자의 북한 내 가족들이 생명의 위협까지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사연들, 김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뇌종양 치료중인 어머니를 찾은 탈북자 최성국 씨.

병원비와 생활비로 빠듯한 형편이지만 북의 친척에게 브로커를 통해 한 번에 백만원 정도, 여러 차례 돈을 보냈습니다.

지난 5월에는 2백만 원을 보냈는데, 잘 전달됐다는 브로커의 말과는 달리 북의 가족에게서 뜻밖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최성국(2012년 탈북) : "브로커가 원금의 절반을 다 떼고, 그리고 확인 전화에는 돈을 다 받았다고 그렇게 말하라고 하더래요. (거절했더니 브로커가) '보위부에 신고하면 끝이다 너는'."

또 다른 탈북자 김모 씨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북의 가족들이 돈은 고사하고 보위부에 끌려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고문을 당했다는 겁니다.

북한 쪽 브로커가 송금 사실을 당국에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탈북자(한국 브로커/음성 변조) : " 보위부에서 브로커 다 잡아들여가지고 중국돈 만 원이상 송금할 때 본인한테 다 넘겨주고 누구한테 줬다는 것만 신고하라. 그럼 브로커 장사 유지해주겠다는 지시가 있었어요."

브로커를 통해 돈을 보내고 있는 탈북자들은 목숨까지 위협받는 가족 걱정에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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