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차세대 1번 하준호 “목표는 20-20”

입력 2014.07.30 (11:14) 수정 2014.07.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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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김주찬이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뒤 마땅한 톱타자 감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엔 김문호가 1번 타자로 가능성을 보이다 부상으로 40경기 만에 시즌을 접었다. 이후 이승화, 황재균, 조홍석이 1번 타자로 나섰지만 모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초에는 이승화, 김문호에게 그 자리를 맡겼지만 역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5월부터 톱타자를 꿰찬 정훈이 기대 이상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며 고민이 해소되는가 싶었지만, 그 역시 후반기 들어 급격한 타격 침체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 하준호(25)에게까지 1번 타자의 기회가 왔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3년에 팀에 복귀한 하준호는 최근 경기에서 좋은 선구안과 뛰어난 주력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롯데의 차세대 1번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28일 잠실 LG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톱타자로 선발 출전한 하준호는 2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3회초 1사에서 1루에 있다가 1루수 땅볼이 나오자 거침없이 3루까지 질주하는 빠른 주력과 과감한 판단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 29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에게 꽁꽁 묶여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그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최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하준호는 올 시즌 목표가 '20-20'이라고 소개했다. 호타준족의 상징이라는 20홈런-20도루가 아니라 20경기 출전에 20안타가 그의 소박한 목표다.

그는 "타격할 때는 긴장이 안 된다"면서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사인을 착각할까 봐 굉장히 떨린다"고 털어놨다.

하준호는 "그 외에는 평소처럼 했다"면서 "군 복무 전에는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이제는 내가 잘하면 결과가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결과가 반대로 나올 뿐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의 말처럼 군 복무 이전과 이후의 그는 달랐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 지명에서 2차 1라운드 2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그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군 진입의 기회를 얻지 못했고, 2011년 4월 1일에는 인대접합수술까지 받았다. 당시가 만우절이라 아무도 그의 수술 사실을 믿지 않았다.

투수로서는 성공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도피하듯 공익근무 요원으로 입대했다. 그의 인생행로가 뒤바뀐 것은 지난해 8월 31일 소집해제된 뒤 윤동배 현 상동 관리소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타자로 전향한 뒤부터다.

경남고에서도 3번 타자로 나설 정도로 타격에 재질이 있었기 때문에 적응은 빨랐다.

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 48경기에 출전해 타율은 0.211에 불과했지만, 볼넷 26개를 얻어내는 뛰어난 선구안으로 구단 내부의 주목을 받았고, 마침내 1군으로 승격됐다.

키 174㎝, 체중 80㎏의 단단한 체격에 발이 빠른 데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강견을 자랑하는 그는 야수 전향 후 호기롭게 등번호 10번을 달았다. 10번은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달았던 번호다.

다들 저주받은 번호라며 만류했다. 2012년 당차게 10번을 달겠다고 요구한 대졸 신인 송창현은 곧바로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됐고, 10번을 고른 2013시즌 새 외국인 투수 스캇 리치몬드는 사이판 캠프 합류 첫날 무릎부상을 당해 짐을 쌌다.

주위에서는 농담으로 '트레이드 아니면 나간다'고 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하준호는 "구단 마케팅에 성공적인 선수가 되겠다면서 "내가 잘하면 '이대호의 10번'을 산 팬들이 유니폼을 새로 사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되받았다.

손아섭, 전준우 등 쟁쟁한 외야 선배들에 대해 "모두 라이벌"이라고 선전포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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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차세대 1번 하준호 “목표는 20-20”
    • 입력 2014-07-30 11:14:01
    • 수정2014-07-30 18:27:42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김주찬이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뒤 마땅한 톱타자 감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엔 김문호가 1번 타자로 가능성을 보이다 부상으로 40경기 만에 시즌을 접었다. 이후 이승화, 황재균, 조홍석이 1번 타자로 나섰지만 모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초에는 이승화, 김문호에게 그 자리를 맡겼지만 역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5월부터 톱타자를 꿰찬 정훈이 기대 이상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며 고민이 해소되는가 싶었지만, 그 역시 후반기 들어 급격한 타격 침체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 하준호(25)에게까지 1번 타자의 기회가 왔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3년에 팀에 복귀한 하준호는 최근 경기에서 좋은 선구안과 뛰어난 주력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롯데의 차세대 1번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28일 잠실 LG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톱타자로 선발 출전한 하준호는 2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3회초 1사에서 1루에 있다가 1루수 땅볼이 나오자 거침없이 3루까지 질주하는 빠른 주력과 과감한 판단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 29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에게 꽁꽁 묶여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그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최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하준호는 올 시즌 목표가 '20-20'이라고 소개했다. 호타준족의 상징이라는 20홈런-20도루가 아니라 20경기 출전에 20안타가 그의 소박한 목표다.

그는 "타격할 때는 긴장이 안 된다"면서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사인을 착각할까 봐 굉장히 떨린다"고 털어놨다.

하준호는 "그 외에는 평소처럼 했다"면서 "군 복무 전에는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이제는 내가 잘하면 결과가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결과가 반대로 나올 뿐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의 말처럼 군 복무 이전과 이후의 그는 달랐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 지명에서 2차 1라운드 2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그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군 진입의 기회를 얻지 못했고, 2011년 4월 1일에는 인대접합수술까지 받았다. 당시가 만우절이라 아무도 그의 수술 사실을 믿지 않았다.

투수로서는 성공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도피하듯 공익근무 요원으로 입대했다. 그의 인생행로가 뒤바뀐 것은 지난해 8월 31일 소집해제된 뒤 윤동배 현 상동 관리소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타자로 전향한 뒤부터다.

경남고에서도 3번 타자로 나설 정도로 타격에 재질이 있었기 때문에 적응은 빨랐다.

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 48경기에 출전해 타율은 0.211에 불과했지만, 볼넷 26개를 얻어내는 뛰어난 선구안으로 구단 내부의 주목을 받았고, 마침내 1군으로 승격됐다.

키 174㎝, 체중 80㎏의 단단한 체격에 발이 빠른 데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강견을 자랑하는 그는 야수 전향 후 호기롭게 등번호 10번을 달았다. 10번은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달았던 번호다.

다들 저주받은 번호라며 만류했다. 2012년 당차게 10번을 달겠다고 요구한 대졸 신인 송창현은 곧바로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됐고, 10번을 고른 2013시즌 새 외국인 투수 스캇 리치몬드는 사이판 캠프 합류 첫날 무릎부상을 당해 짐을 쌌다.

주위에서는 농담으로 '트레이드 아니면 나간다'고 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하준호는 "구단 마케팅에 성공적인 선수가 되겠다면서 "내가 잘하면 '이대호의 10번'을 산 팬들이 유니폼을 새로 사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되받았다.

손아섭, 전준우 등 쟁쟁한 외야 선배들에 대해 "모두 라이벌"이라고 선전포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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