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더 빛난 롯데 장원준 ‘혼신의 역투’

입력 2014.07.30 (22:30) 수정 2014.07.30 (22:4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장원준(29·롯데 자이언츠)이 30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다.

4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서 팀을 구한 것은 물론 무기력한 경기로 엉망진창이 된 분위기를 딛고 팀이 반등할 발판을 놓은 승리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장원준은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러진 두산과의 시즌 11차전에서 7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3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잠재우고 시즌 8승(5패)째를 따냈다. 삼진은 7개를 솎아냈다.

7회까지 공 114개를 뿌린 장원준의 역투를 앞세워 롯데는 두산을 3-1로 꺾고 2연패를 끊었다.

장원준의 어깨는 무거웠다. 팀은 후반기 들어 1승 6패에 그치며 어느덧 5위 두산에 반게임 차까지 추격을 허락했다. 장원준까지 무너지면 영락없이 두산에 4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거듭된 연패로 푹 꺼진 팀 분위기에서 기댈 곳도 없었다. 공격의 주축인 손아섭, 루이스 히메네스, 문규현이 부상으로 빠지고 정훈, 박종윤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타선에 득점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불펜진은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두 차례나 불을 질렀다.

반면 역전 4강을 꿈꾸는 두산은 전날 아시안게임 멤버 3인방(민병헌·오재원·김현수)를 앞세워 장단 20안타를 때려내는 등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쉽사리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원준은 경기 초반 불안하게 출발했다.

1회초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오재원에게 2루수 앞 병살타를 유도해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장원준은 김현수에게는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폭투로 김현수를 2루로 보낸 장원준은 두산 4번 호르헤 칸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이미 1회 투구 수는 23개에 달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2회부터 주무기인 서클 체인지업이 살아나면서 위력투를 이어갔다.

특히 4회초 2사에서 칸투를 상대로 서클 체인지업 2개로 연속 헛방이질을 유도한 뒤 3구째도 서클 체인지업으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경찰청 입대 동기인 장성우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장원준은 5회초 2사까지 14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이후 볼넷에 이어 안타를 허용, 1회 이후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다음 타자 정수빈을 상대로 시속 143㎞짜리 몸쪽 직구를 찔러넣어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장원준은 선발 투수의 가장 큰 덕목인 이닝 이터의 역할도 충실하게 해냈다. 최근 불펜진의 소모가 극심했던 롯데로서는 장원준이 될수록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것이 중요했는데, 장원준은 경기 중반 이후에는 체인지업에서 직구 위주로 투구 패턴을 달리하며 두산 타선을 효율적으로 요리했다.

장원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혼신의 역투로 두산의 4~6번 타선을 상대로 21개의 공을 뿌린 끝에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마쳤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후 복귀 첫해를 맞이한 장원준은 올 시즌 이렇다 할만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장원준이 잘 던졌다"면서 "장원준과 장성우가 지난 2년 동안 경찰청에서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함께 출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장원준 역시 "장성우와 반반씩 사인을 냈다"면서 "경찰청에서 오래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계속 의논하면서 경기를 운영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제 큰 점수 차로 졌고, 두산에 반게임 차로 쫓기는 상황이라서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다"면서 "지난 25일 우천으로 취소된 LG전부터 직구에 힘이 실렸다. 직구에 힘이 실리면서 승부하는데 도움이 되고 체인지업도 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기 마치고 체력 보충한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올 시즌 팀이 연승할 때 혼자 부진하면서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후반기에는 팀이 연패할 때는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할 때는 연승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위기 속 더 빛난 롯데 장원준 ‘혼신의 역투’
    • 입력 2014-07-30 22:30:38
    • 수정2014-07-30 22:40:37
    연합뉴스
장원준(29·롯데 자이언츠)이 30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다.

4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서 팀을 구한 것은 물론 무기력한 경기로 엉망진창이 된 분위기를 딛고 팀이 반등할 발판을 놓은 승리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장원준은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러진 두산과의 시즌 11차전에서 7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3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잠재우고 시즌 8승(5패)째를 따냈다. 삼진은 7개를 솎아냈다.

7회까지 공 114개를 뿌린 장원준의 역투를 앞세워 롯데는 두산을 3-1로 꺾고 2연패를 끊었다.

장원준의 어깨는 무거웠다. 팀은 후반기 들어 1승 6패에 그치며 어느덧 5위 두산에 반게임 차까지 추격을 허락했다. 장원준까지 무너지면 영락없이 두산에 4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거듭된 연패로 푹 꺼진 팀 분위기에서 기댈 곳도 없었다. 공격의 주축인 손아섭, 루이스 히메네스, 문규현이 부상으로 빠지고 정훈, 박종윤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타선에 득점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불펜진은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두 차례나 불을 질렀다.

반면 역전 4강을 꿈꾸는 두산은 전날 아시안게임 멤버 3인방(민병헌·오재원·김현수)를 앞세워 장단 20안타를 때려내는 등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쉽사리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원준은 경기 초반 불안하게 출발했다.

1회초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오재원에게 2루수 앞 병살타를 유도해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장원준은 김현수에게는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폭투로 김현수를 2루로 보낸 장원준은 두산 4번 호르헤 칸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이미 1회 투구 수는 23개에 달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2회부터 주무기인 서클 체인지업이 살아나면서 위력투를 이어갔다.

특히 4회초 2사에서 칸투를 상대로 서클 체인지업 2개로 연속 헛방이질을 유도한 뒤 3구째도 서클 체인지업으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경찰청 입대 동기인 장성우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장원준은 5회초 2사까지 14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이후 볼넷에 이어 안타를 허용, 1회 이후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다음 타자 정수빈을 상대로 시속 143㎞짜리 몸쪽 직구를 찔러넣어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장원준은 선발 투수의 가장 큰 덕목인 이닝 이터의 역할도 충실하게 해냈다. 최근 불펜진의 소모가 극심했던 롯데로서는 장원준이 될수록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것이 중요했는데, 장원준은 경기 중반 이후에는 체인지업에서 직구 위주로 투구 패턴을 달리하며 두산 타선을 효율적으로 요리했다.

장원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혼신의 역투로 두산의 4~6번 타선을 상대로 21개의 공을 뿌린 끝에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마쳤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후 복귀 첫해를 맞이한 장원준은 올 시즌 이렇다 할만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장원준이 잘 던졌다"면서 "장원준과 장성우가 지난 2년 동안 경찰청에서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함께 출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장원준 역시 "장성우와 반반씩 사인을 냈다"면서 "경찰청에서 오래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계속 의논하면서 경기를 운영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제 큰 점수 차로 졌고, 두산에 반게임 차로 쫓기는 상황이라서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다"면서 "지난 25일 우천으로 취소된 LG전부터 직구에 힘이 실렸다. 직구에 힘이 실리면서 승부하는데 도움이 되고 체인지업도 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기 마치고 체력 보충한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올 시즌 팀이 연승할 때 혼자 부진하면서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후반기에는 팀이 연패할 때는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할 때는 연승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