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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꼬마들도 저보고 ‘찌끄레기’라며 반겨줘요”
입력 2014.08.03 (07:56) 연합뉴스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불러줄 줄은 몰랐는데 어른들은 물론이고, 놀이터에 가면 꼬마애들도 저보고 '찌끄레기다!'라고 반가워해요.(웃음)"

'찌끄레기'라 불리는 남자가 요즘 안방극장에서 남녀노소의 인기를 얻고 있다.

'찌끄레기'는 '찌꺼기'의 사투리. 그런 별명이 붙을 정도면 볼품없고 하자투성이일 것 같다. 하지만 웬걸, '찌끄레기'라 불리는 남자는 얼마 전까지 검사였고, 잘생겼으며, 재벌가 장남이다.

시청률 20%를 넘어서 계속 상승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MBC TV 주말극 '왔다! 장보리'의 이재화가 그 주인공. 이재화를 연기하고 있는 김지훈(33)을 지난 1일 저녁 경기 고양시 일산 MBC제작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인기를 실감합니다. 초등학생 조카들도 우리 드라마를 재미있게 봐요. 아이들은 조금만 지루해도 딴짓 하잖아요. 그런데 선악이 분명히 갈려 있어서 그런지, 코믹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지 저희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더라고요. 어른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 인기 드라마에서 '찌끄레기' 이재화는 별명과 달리 백마탄 왕자님 역할이다. 여주인공 보리(오연서 분)가 일자무식에, 애까지 딸린 가난한 미혼모임에도 보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그녀를 위해 헌신한다.

"물론 현실과 결부시키면 납득하기 어려운 관계죠. 하지만 전 두 사람 사이에 운명적인 이끌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두 사람이 어린시절을 함께 보냈고 그때도 재화가 보리(당시 이름은 은비)에게 끌렸던 거잖아요. 재화는 보리가 은비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지만, 둘 사이에는 그런 과거가 있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보리에게 마음이 가는 것이라고 저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 운명적인 이끌림이라는 것도 있는 거잖아요."

현재 '왔다! 장보리'는 보리의 출생의 비밀이라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며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아내의 유혹'으로 드라마의 문법을 바꿨다는 평가를 들은 김순옥 작가는 '왔다! 장보리'에서도 자신의 전매특허인 쉴 새 없는 에피소드 속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주효해 시청자가 '막장'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매회 이 드라마를 기다리게 만든다.

"김순옥 작가님의 특기가 빠른 전개잖아요. 우리 드라마를 보다가 다른 드라마를 보면 상대적으로 너무 느리다는 느낌이 들죠. 그리고 초반부터 촘촘히 준비해놓은 설정과 이야기들이 서로 얽히면서 강한 흡인력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구성원들을 오묘하게 얽어놓았고, 거기서 생기는 갈등이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는 출생의 비밀에 오해가 반복되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김 작가님은 워낙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줘서 대본을 기다리게 돼요. 저도 시청자와 똑같이 연민정(이유리) 때문에 화가 나고 보리가 불쌍하고 그래요.(웃음)"

보리가 이재화에게 '찌끄레기'라는 별명을 붙인 것은 극 초반 이재화가 여자 문제로 몇번 사고를 치고, 진지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유들유들한 '뺀질이'였기 때문이다. 어려서 엄마를 잃고 얌체같은 계모 밑에서 외롭게 자라난 이재화는 자라면서 한없이 가벼운 '거짓 유쾌함'을 방어기제로 삼는다. 일부러 건들거리고 일부러 바람둥이인 척하면서 먼저 상처받지 않으려 애를 썼다. 그 부분에서 코미디와 함께 애잔함이 묻어났다.

"웃고 있는 이재화의 뒤에 아픔이 있다는 것을 시청자가 느껴주시면 저야 기분 좋죠. 하지만 그 이전에 일단 초반에는 우리 드라마의 코믹한 부분을 제가 맡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애드리브도 많이 해봤고 뭔가 판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뺀질이'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초반에는 과감한 컬러의 수트를 입는 등 패션 부분에도 그는 방점을 찍었다.

"김순옥 작가님의 남편분이 현직 검사라 조언을 받았어요. 요즘 검사들은 옛날처럼 고리타분하게 입지 않고 패션감각을 뽐내기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있게 의상을 골랐습니다. 극중 입고 나온 옷 중에는 실제 제 옷도 있어요."

2002년 드라마 '러빙유'로 데뷔한 김지훈은 2007년 '며느리 전성시대'로 부상했으며 이후 '연애결혼', '천추태후', '별을 따다줘' 등에 출연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2012년 제대한 후에는 '이웃집 꽃미남'과 '결혼의 여신'을 통해 연기 복귀의 워밍업을 했다.

그리고 지금 '왔다! 장보리'의 이재화를 연기하는 김지훈에게서는 캐릭터를 마음대로 요리하는 자신감과 여유가 느껴진다.

"20대 때는 앞만 보고 연기를 했다면 지금은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어요. 내 것만 잘해야지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해야된다는 생각에 주변도 챙기게 됐죠. 나이는 먹어가지만 조급함은 전혀 없어요. 지금은 굉장히 느긋하고 편안해요. 제 롤모델이 이병헌 선배님인데,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그분 옆에 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는 이재화를 연기하면서 밝은 부분과 진지한 부분의 대비를 확실하게 하는 데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이재화를 보면서 '웃기지만 진지하고 멋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캐릭터의 밝은 부분과 진지한 부분의 간극을 최대한 벌려서 보여드리고 싶은 게 제 욕심입니다. 아직은 그 욕심만큼은 안 되는 것 같아 더 노력하려고요."
  • 김지훈 “꼬마들도 저보고 ‘찌끄레기’라며 반겨줘요”
    • 입력 2014-08-03 07:56:21
    연합뉴스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불러줄 줄은 몰랐는데 어른들은 물론이고, 놀이터에 가면 꼬마애들도 저보고 '찌끄레기다!'라고 반가워해요.(웃음)"

'찌끄레기'라 불리는 남자가 요즘 안방극장에서 남녀노소의 인기를 얻고 있다.

'찌끄레기'는 '찌꺼기'의 사투리. 그런 별명이 붙을 정도면 볼품없고 하자투성이일 것 같다. 하지만 웬걸, '찌끄레기'라 불리는 남자는 얼마 전까지 검사였고, 잘생겼으며, 재벌가 장남이다.

시청률 20%를 넘어서 계속 상승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MBC TV 주말극 '왔다! 장보리'의 이재화가 그 주인공. 이재화를 연기하고 있는 김지훈(33)을 지난 1일 저녁 경기 고양시 일산 MBC제작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인기를 실감합니다. 초등학생 조카들도 우리 드라마를 재미있게 봐요. 아이들은 조금만 지루해도 딴짓 하잖아요. 그런데 선악이 분명히 갈려 있어서 그런지, 코믹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지 저희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더라고요. 어른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 인기 드라마에서 '찌끄레기' 이재화는 별명과 달리 백마탄 왕자님 역할이다. 여주인공 보리(오연서 분)가 일자무식에, 애까지 딸린 가난한 미혼모임에도 보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그녀를 위해 헌신한다.

"물론 현실과 결부시키면 납득하기 어려운 관계죠. 하지만 전 두 사람 사이에 운명적인 이끌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두 사람이 어린시절을 함께 보냈고 그때도 재화가 보리(당시 이름은 은비)에게 끌렸던 거잖아요. 재화는 보리가 은비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지만, 둘 사이에는 그런 과거가 있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보리에게 마음이 가는 것이라고 저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 운명적인 이끌림이라는 것도 있는 거잖아요."

현재 '왔다! 장보리'는 보리의 출생의 비밀이라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며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아내의 유혹'으로 드라마의 문법을 바꿨다는 평가를 들은 김순옥 작가는 '왔다! 장보리'에서도 자신의 전매특허인 쉴 새 없는 에피소드 속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주효해 시청자가 '막장'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매회 이 드라마를 기다리게 만든다.

"김순옥 작가님의 특기가 빠른 전개잖아요. 우리 드라마를 보다가 다른 드라마를 보면 상대적으로 너무 느리다는 느낌이 들죠. 그리고 초반부터 촘촘히 준비해놓은 설정과 이야기들이 서로 얽히면서 강한 흡인력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구성원들을 오묘하게 얽어놓았고, 거기서 생기는 갈등이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는 출생의 비밀에 오해가 반복되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김 작가님은 워낙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줘서 대본을 기다리게 돼요. 저도 시청자와 똑같이 연민정(이유리) 때문에 화가 나고 보리가 불쌍하고 그래요.(웃음)"

보리가 이재화에게 '찌끄레기'라는 별명을 붙인 것은 극 초반 이재화가 여자 문제로 몇번 사고를 치고, 진지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유들유들한 '뺀질이'였기 때문이다. 어려서 엄마를 잃고 얌체같은 계모 밑에서 외롭게 자라난 이재화는 자라면서 한없이 가벼운 '거짓 유쾌함'을 방어기제로 삼는다. 일부러 건들거리고 일부러 바람둥이인 척하면서 먼저 상처받지 않으려 애를 썼다. 그 부분에서 코미디와 함께 애잔함이 묻어났다.

"웃고 있는 이재화의 뒤에 아픔이 있다는 것을 시청자가 느껴주시면 저야 기분 좋죠. 하지만 그 이전에 일단 초반에는 우리 드라마의 코믹한 부분을 제가 맡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애드리브도 많이 해봤고 뭔가 판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뺀질이'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초반에는 과감한 컬러의 수트를 입는 등 패션 부분에도 그는 방점을 찍었다.

"김순옥 작가님의 남편분이 현직 검사라 조언을 받았어요. 요즘 검사들은 옛날처럼 고리타분하게 입지 않고 패션감각을 뽐내기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있게 의상을 골랐습니다. 극중 입고 나온 옷 중에는 실제 제 옷도 있어요."

2002년 드라마 '러빙유'로 데뷔한 김지훈은 2007년 '며느리 전성시대'로 부상했으며 이후 '연애결혼', '천추태후', '별을 따다줘' 등에 출연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2012년 제대한 후에는 '이웃집 꽃미남'과 '결혼의 여신'을 통해 연기 복귀의 워밍업을 했다.

그리고 지금 '왔다! 장보리'의 이재화를 연기하는 김지훈에게서는 캐릭터를 마음대로 요리하는 자신감과 여유가 느껴진다.

"20대 때는 앞만 보고 연기를 했다면 지금은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어요. 내 것만 잘해야지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해야된다는 생각에 주변도 챙기게 됐죠. 나이는 먹어가지만 조급함은 전혀 없어요. 지금은 굉장히 느긋하고 편안해요. 제 롤모델이 이병헌 선배님인데,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그분 옆에 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는 이재화를 연기하면서 밝은 부분과 진지한 부분의 대비를 확실하게 하는 데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이재화를 보면서 '웃기지만 진지하고 멋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캐릭터의 밝은 부분과 진지한 부분의 간극을 최대한 벌려서 보여드리고 싶은 게 제 욕심입니다. 아직은 그 욕심만큼은 안 되는 것 같아 더 노력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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