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행사까지 ‘에볼라 공포’…“의심 증상자 입국 연기 요청”

입력 2014.08.03 (16:13) 수정 2014.08.0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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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자유게시판 캡처 화면)

서아프리카 3국에서 올해 들어서만 1300여 명이 감염되고 7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포가 국내에도 밀려왔다.

국내에서 진행된는 행사에 에볼라가 발병한 지역의 대학생이 참가한다는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덕성여대는 내일(4일)부터 유엔 여성기구(UN Women)과 함께 서울에서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여성 임파워먼트를 위한 교육'을 주제로 전 세계 32개국에서 대학생 500여명이 참가해 국제사회 여성 문제를 짚어보는 자리다.

문제는 에볼라가 발병한 나이지리아를 포함해 알제리, 르완다, 가나 아프리카 11개국에서 30명이 참가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지난 2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덕성여대에서 아프리카인들을 초청한답니다. 막아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을 올린 네티즌은 "에볼라 바이러스로 모든 국가가 총 비상인 시점에 당연히 (행사를) 취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1만 5000여 명이 넘게 서명했으나, 현재는 게시물이 삭제된 상태다.

자신을 덕성여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황모씨는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모든 학우가 이 대회가 취소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그러나 학교가 단독으로 주최하는 것이 아니라 유엔과 함께하는 대회라 쉽게 취소하지 못하고 있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도와 달라"고 글을 올렸다.

청와대 자유게시판에도 덕성여대 행사 취소를 요구하는 글이 오늘(3일) 하루에만 400여개가 올라왔다.

논란이 일자 덕성여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병한 국가인 나이지리아 학생 3명에 대해서는 이미 참가 취소를 통보했으며, 나머지 국가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검역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행사 참가자 5백여 명은 어제(2일) 입국해 덕성여대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그러나,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 선교단체의 입국 금지 요청도 불거졌다. 의료봉사단체 '굿뉴스의료봉사회'가 지난 1일 케냐로 떠난 것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선교단의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AP통신은 어제(2일)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를 제시하며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에볼라 공포'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지나친 반응을 자제하자는 것이다.

AP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공기가 아닌 감염자의 체액을 통해서만 전염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환자의 혈액이나 땀, 배설물, 침과 같은 체액과 접촉하지 않는 이상 일상생활에서는 감염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또, 에볼라 바이러스 치사율이 90%로 알려졌지만, 실제는 70%라며 바이러스에 감염되고도 살아난 환자도 있다고 밝혔다. 또, 두려움과 잘못된 정보가 상황을 악화시킨다며 "일부 가족들이 입원한 환자를 집으로 데려가는 바람에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당국이 에볼라 의심 증상이 있는 우리 국민은 입국을 미뤄달라고 외교부에 요청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오늘(3일) "외교부에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을 방문한 여행객이나 근로자 가운데 발열, 오한, 구토 증상이 있는 국민의 입국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비행기에 탄 다른 승객의 감염 우려와 항공편을 통해 다른 나라로 전파될 가능성을 막기 위함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현지에서 의심 증상이 있는 우리 국민을 한국으로 송환 치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지 당국에서 의심 증세가 발견되면 비행기 탑승 자체가 불가하다"며 "치료를 위해 의심환자를 국내로 데려올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우리 국민 중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1일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말고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이면 조속히 안전한 국가로 철수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특별여행경보의 대상을 인접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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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대학 행사까지 ‘에볼라 공포’…“의심 증상자 입국 연기 요청”
    • 입력 2014-08-03 16:13:54
    • 수정2014-08-03 20:41:01
    사회

(▲ : 청와대 자유게시판 캡처 화면)

서아프리카 3국에서 올해 들어서만 1300여 명이 감염되고 7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포가 국내에도 밀려왔다.

국내에서 진행된는 행사에 에볼라가 발병한 지역의 대학생이 참가한다는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덕성여대는 내일(4일)부터 유엔 여성기구(UN Women)과 함께 서울에서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여성 임파워먼트를 위한 교육'을 주제로 전 세계 32개국에서 대학생 500여명이 참가해 국제사회 여성 문제를 짚어보는 자리다.

문제는 에볼라가 발병한 나이지리아를 포함해 알제리, 르완다, 가나 아프리카 11개국에서 30명이 참가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지난 2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덕성여대에서 아프리카인들을 초청한답니다. 막아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을 올린 네티즌은 "에볼라 바이러스로 모든 국가가 총 비상인 시점에 당연히 (행사를) 취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1만 5000여 명이 넘게 서명했으나, 현재는 게시물이 삭제된 상태다.

자신을 덕성여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황모씨는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모든 학우가 이 대회가 취소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그러나 학교가 단독으로 주최하는 것이 아니라 유엔과 함께하는 대회라 쉽게 취소하지 못하고 있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도와 달라"고 글을 올렸다.

청와대 자유게시판에도 덕성여대 행사 취소를 요구하는 글이 오늘(3일) 하루에만 400여개가 올라왔다.

논란이 일자 덕성여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병한 국가인 나이지리아 학생 3명에 대해서는 이미 참가 취소를 통보했으며, 나머지 국가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검역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행사 참가자 5백여 명은 어제(2일) 입국해 덕성여대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그러나,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 선교단체의 입국 금지 요청도 불거졌다. 의료봉사단체 '굿뉴스의료봉사회'가 지난 1일 케냐로 떠난 것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선교단의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AP통신은 어제(2일)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를 제시하며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에볼라 공포'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지나친 반응을 자제하자는 것이다.

AP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공기가 아닌 감염자의 체액을 통해서만 전염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환자의 혈액이나 땀, 배설물, 침과 같은 체액과 접촉하지 않는 이상 일상생활에서는 감염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또, 에볼라 바이러스 치사율이 90%로 알려졌지만, 실제는 70%라며 바이러스에 감염되고도 살아난 환자도 있다고 밝혔다. 또, 두려움과 잘못된 정보가 상황을 악화시킨다며 "일부 가족들이 입원한 환자를 집으로 데려가는 바람에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당국이 에볼라 의심 증상이 있는 우리 국민은 입국을 미뤄달라고 외교부에 요청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오늘(3일) "외교부에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을 방문한 여행객이나 근로자 가운데 발열, 오한, 구토 증상이 있는 국민의 입국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비행기에 탄 다른 승객의 감염 우려와 항공편을 통해 다른 나라로 전파될 가능성을 막기 위함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현지에서 의심 증상이 있는 우리 국민을 한국으로 송환 치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지 당국에서 의심 증세가 발견되면 비행기 탑승 자체가 불가하다"며 "치료를 위해 의심환자를 국내로 데려올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우리 국민 중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1일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말고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이면 조속히 안전한 국가로 철수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특별여행경보의 대상을 인접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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