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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도…언론의 관심은 어디에?
입력 2014.08.03 (17:09) 수정 2014.08.03 (22:29)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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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월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뒤 장남 유대균 씨 등 세월호 비리와 관련됐다고 지목된 인물들이 속속 수사당국에 체포되거나 자진 출두했습니다.

그에 따라 언론들도 유 전 회장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보도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 걸까요?

오늘은 먼저 이 문제를 집중 진단합니다.

최서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최서희 기자,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만큼 이제 유 전 회장이란 인물을 통해선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밝히거나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것 아닙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유 전 회장 사망이 공표된 뒤에도 사망을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2일 경찰은 유병언 전 회장이 전남 순천 유 씨의 별장에서 2.3킬로미터 떨어진 매실밭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변사체의 DNA가 유 전 회장의 DNA와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신이 처음 이곳에서 발견된 시기는 지난 6월 12일입니다.

<녹취> KBS 뉴스9 (0722 박지성) : “경찰이 발견 초기부터 이 시신이 유병언 씨라고 확인할 수 있는 많은 정황과 증거들이 있었지만, 40일 동안 허송세월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 감식 결과 발표 이후에도 시신의 진위 여부나 사인과 관련한 의혹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비해 앞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어떻게 규명할 지에 대한 보도는 적었습니다.

<녹취> JTBC 뉴스9 0722 :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에 대한 수사는 유병언 전 회장 수사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이제 유 전 회장이 사망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본질에 대한 수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질문> 그렇다면 유 전 회장이 사망했다고 수사당국이 밝힌 이후 언론들의 보도태도는 어땠습니까?

<답변>

유병언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되자 언론들은 유 씨의 장남인 유대균 씨의 행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유 씨가 체포된 지난 27일부터는 관련기사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유병언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가 수행원 박모 씨와 함께 체포됐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유 씨의 은둔 생활에 대해 상세히 전하면서 특히 유 씨가 먹은 음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처음엔 만두,

<녹취> 중앙 0726 : "유대균 은신 3개월 동안 주로 만두 먹고 지냈다"

<녹취>채널A 0727 : "어제 붙잡힌 유대균 씨는 오피스텔에서 은신한 3개월 동안 주로 만두만 먹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다음엔 치킨이 화제였습니다.

<녹취> 중앙 0728 : "유대균 치킨 배달 시켜먹어... 안경 쓴 남자가 받아"

어떤 언론은 유 씨가 시켜먹은 치킨의 종류를 담은 기사를 ‘단독’ 기사라며 보도하는가 하면,

<녹취> 채널A 0727 : “조용한 목소리의 남성은 음식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뼈 없는 치킨 한 마리를 시켰습니다.”

치킨집 관계자를 취재할 만큼 각별하게 다뤘습니다.

<녹취> 동아 0728 : "‘검거 전날 치킨 주문’ 대균 씨가 검거되기 전날 오피스텔에 치킨을 배달했다는 배달원은..."

경찰은 유 씨 체포 직전까지 저장된 일주일 치의 CCTV 화면을 검색한 결과 유 씨와 박 씨가 머물렀던 방에는 아무도 다녀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검찰도 유 씨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치킨 배달을 시킨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TV조선 0729 : “대균 씨는 검찰 수사에서 ”치킨 등 배달음식 시켜먹은 적이 없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덧붙이자면, 본인은 닭은 싫어하고, 해산물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

지엽적인 사안에 초점 맞춘 보도를 본 누리꾼들은 항의성 글을 남겼고 언론 내부의 비난도 이어졌습니다.

<녹취> SBS 8뉴스 0729 : “아들 대균 씨가 숨어 있으면서 치킨을 먹었다, 안 먹었다... 요즘 여기저기서 심지어 언론을 통해서까지 번지고 있는 낭설과 논란들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잘 아시다시피 유 씨 일가가 세월호 침몰에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냐는 것 하나 뿐입니다.”

<질문> 유대균 씨와 함께 체포된 수행원 박 씨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답변>

네, 유 씨와 함께 수행원 박 씨가 체포되자 언론의 관심은 박 씨에게도 집중됐습니다.

언론들은 박 씨가 여성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유 씨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등 갖가지 선정적 기사를 내놨습니다.

<리포트>

많은 언론은 박 씨에 대해 유 씨를 지킨 ‘미모의 호위무사’라 일컬으며 박 씨의 외모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박 씨 체포 다음날 온라인에서 박 씨의 팬 카페가 생기자 많은 언론들은 이를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녹취> 서울신문 0728 : "‘미녀쌈장 박수경 팬클럽’ 등장? 엇나간 외모지상주의, 언론 책임은 없나"

<인터뷰> 김언경(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 “자신들이 그것을 정말 부추기고 국민들의 수준을, 정신 건강을 해쳐놓고 이제 와서 몇몇이..팬클럽 회원이 많지도 않더라고요. 팬클럽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또다시 국민을 무시하는 기사를 써내는 언론을 보면서 정말 한심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론은 또 박 씨가 여성인 점을 부각했습니다.

<녹취> 서울신문 26일 : ‘유대균, 박수경 검거, 박수경은 유대균의 여자?’

<녹취> MBC 뉴스데스크 0726 : “유병언 부자가 여신도들을 데리고 도망 다닌 이유는 상대적으로 도피에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부 종편 방송은 유 씨와 박 씨가 함께 은둔생활을 했다는 점을 들어 자극적인 제목이나 자막을 사용하거나 둘의 관계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TV조선 황금펀치 0727 : “그 좁은 공간에서 유대균 씨와 지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진실은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야릇한 상상도 하지 않았습니까? 오랫동안 좁은데서 갈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또, 박 씨의 주변인을 찾아 사생활을 파헤치기도 했습니다.

<녹취> TV조선 0727 : "이혼 수속 중인 박씨는 자신이 키우던 두 아들까지 집에 내팽개치고 유씨를 따라 나섰습니다. 박 씨의 남편 박 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 보모로부터 아이들 먹을 게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 박 씨가 아이들을 버리고 간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대부분의 종편방송들은 모회사인 신문의 지면을 통해 유대균 관련 보도로 시청률이 올랐다며 자화자찬했습니다.

<질문> 사건의 본질과 관계없는 선정적인 기사를 쏟아내면서 대다수의 언론들이 수행원 박 씨의 신상도 거리낌 없이 공개를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죠?

<답변>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박 씨의 얼굴과 이름을 노출했습니다.

공개수배자였기 때문이라는 암묵적인 이유가 있지만 이미 체포된 상황에서 굳이 얼굴을 공개해야 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리포트>

경찰이 이례적으로 유대균 씨와 박 모 씨의 체포 장면을 공개하자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들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 0726 : “박수경 씨는 현재 남편과 이혼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에, 한 신문은 박 씨의 실명이나 얼굴 등의 신분노출을 자제했습니다.

지난 2011년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함께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에 따르면 용의자나 피의자의 신상정보는 원칙적으로 밝히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일반인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절대로 보호되어야 하거든요. 그 사람이 범인으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그리고 범인으로 확정됐더라도 범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들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잘못된 거죠."

특히, 박 씨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과 거리가 있고 흉악 범죄의 용의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얼굴이나 실명 공개는 논란거리입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박 씨와 유 씨가 수갑 찬 모습까지 노출해 인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과 관련 있는 세월호 특별법 관련 보도나 세월호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담은 보도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유 씨와 박 씨가 검거된 지난달 25일부터 3일간 지상파 3사와 종편 방송 4사의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 유 씨 검거 관련보도는 전체 106건, 세월호 특별법이나 유족 관련 보도는 단 7건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강미은(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 "큰 그림을 안 그려주고 깃털에만 자꾸 포커스를 맞추면 사건이 이상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거죠. 세월호..다시 말하지만 진상 규명하고 피해구제 이 두 가지가 가장 핵심인데..지금 우리 언론에 그 두 가지가 어디에 있습니까?"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간 지 16일째 되던 날.

유족 7명 가운데 6명이 탈진해 병원에 실려간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김영오(세월호 참사 유가족) : "저희가 중요한 건 유대균이 아니고 유병언이 아닙니다. 해경이 왜 안에 안 들어가서 구조를 안 했는지..3일 동안 구조 자체를 안 했어요, 구난만 하려고 했던 것 뿐이지. 그런 걸 파헤치고 싶고 우리 애들이 내 딸이 왜 억울하게 죽었는지. 왜 살릴 수 없었는지 그걸 알고 싶은 거지.."

김 씨가 언론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녹취> “#11:00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게끔, 취재한 그대로, 보고 온 그대로 왜곡하지 말고 그대로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언론사가 우리나라..참된 나라를 이끌어 가는데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언론이."

유병언 전 회장 주변인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계속되고 있고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의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수사당국과 함께 언론의 책임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땝니다.
  • 세월호 보도…언론의 관심은 어디에?
    • 입력 2014-08-03 17:13:16
    • 수정2014-08-03 22:29:48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세월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뒤 장남 유대균 씨 등 세월호 비리와 관련됐다고 지목된 인물들이 속속 수사당국에 체포되거나 자진 출두했습니다.

그에 따라 언론들도 유 전 회장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보도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 걸까요?

오늘은 먼저 이 문제를 집중 진단합니다.

최서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최서희 기자,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만큼 이제 유 전 회장이란 인물을 통해선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밝히거나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것 아닙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유 전 회장 사망이 공표된 뒤에도 사망을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2일 경찰은 유병언 전 회장이 전남 순천 유 씨의 별장에서 2.3킬로미터 떨어진 매실밭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변사체의 DNA가 유 전 회장의 DNA와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신이 처음 이곳에서 발견된 시기는 지난 6월 12일입니다.

<녹취> KBS 뉴스9 (0722 박지성) : “경찰이 발견 초기부터 이 시신이 유병언 씨라고 확인할 수 있는 많은 정황과 증거들이 있었지만, 40일 동안 허송세월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 감식 결과 발표 이후에도 시신의 진위 여부나 사인과 관련한 의혹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비해 앞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어떻게 규명할 지에 대한 보도는 적었습니다.

<녹취> JTBC 뉴스9 0722 :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에 대한 수사는 유병언 전 회장 수사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이제 유 전 회장이 사망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본질에 대한 수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질문> 그렇다면 유 전 회장이 사망했다고 수사당국이 밝힌 이후 언론들의 보도태도는 어땠습니까?

<답변>

유병언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되자 언론들은 유 씨의 장남인 유대균 씨의 행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유 씨가 체포된 지난 27일부터는 관련기사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유병언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가 수행원 박모 씨와 함께 체포됐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유 씨의 은둔 생활에 대해 상세히 전하면서 특히 유 씨가 먹은 음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처음엔 만두,

<녹취> 중앙 0726 : "유대균 은신 3개월 동안 주로 만두 먹고 지냈다"

<녹취>채널A 0727 : "어제 붙잡힌 유대균 씨는 오피스텔에서 은신한 3개월 동안 주로 만두만 먹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다음엔 치킨이 화제였습니다.

<녹취> 중앙 0728 : "유대균 치킨 배달 시켜먹어... 안경 쓴 남자가 받아"

어떤 언론은 유 씨가 시켜먹은 치킨의 종류를 담은 기사를 ‘단독’ 기사라며 보도하는가 하면,

<녹취> 채널A 0727 : “조용한 목소리의 남성은 음식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뼈 없는 치킨 한 마리를 시켰습니다.”

치킨집 관계자를 취재할 만큼 각별하게 다뤘습니다.

<녹취> 동아 0728 : "‘검거 전날 치킨 주문’ 대균 씨가 검거되기 전날 오피스텔에 치킨을 배달했다는 배달원은..."

경찰은 유 씨 체포 직전까지 저장된 일주일 치의 CCTV 화면을 검색한 결과 유 씨와 박 씨가 머물렀던 방에는 아무도 다녀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검찰도 유 씨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치킨 배달을 시킨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TV조선 0729 : “대균 씨는 검찰 수사에서 ”치킨 등 배달음식 시켜먹은 적이 없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덧붙이자면, 본인은 닭은 싫어하고, 해산물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

지엽적인 사안에 초점 맞춘 보도를 본 누리꾼들은 항의성 글을 남겼고 언론 내부의 비난도 이어졌습니다.

<녹취> SBS 8뉴스 0729 : “아들 대균 씨가 숨어 있으면서 치킨을 먹었다, 안 먹었다... 요즘 여기저기서 심지어 언론을 통해서까지 번지고 있는 낭설과 논란들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잘 아시다시피 유 씨 일가가 세월호 침몰에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냐는 것 하나 뿐입니다.”

<질문> 유대균 씨와 함께 체포된 수행원 박 씨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답변>

네, 유 씨와 함께 수행원 박 씨가 체포되자 언론의 관심은 박 씨에게도 집중됐습니다.

언론들은 박 씨가 여성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유 씨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등 갖가지 선정적 기사를 내놨습니다.

<리포트>

많은 언론은 박 씨에 대해 유 씨를 지킨 ‘미모의 호위무사’라 일컬으며 박 씨의 외모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박 씨 체포 다음날 온라인에서 박 씨의 팬 카페가 생기자 많은 언론들은 이를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녹취> 서울신문 0728 : "‘미녀쌈장 박수경 팬클럽’ 등장? 엇나간 외모지상주의, 언론 책임은 없나"

<인터뷰> 김언경(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 “자신들이 그것을 정말 부추기고 국민들의 수준을, 정신 건강을 해쳐놓고 이제 와서 몇몇이..팬클럽 회원이 많지도 않더라고요. 팬클럽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또다시 국민을 무시하는 기사를 써내는 언론을 보면서 정말 한심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론은 또 박 씨가 여성인 점을 부각했습니다.

<녹취> 서울신문 26일 : ‘유대균, 박수경 검거, 박수경은 유대균의 여자?’

<녹취> MBC 뉴스데스크 0726 : “유병언 부자가 여신도들을 데리고 도망 다닌 이유는 상대적으로 도피에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부 종편 방송은 유 씨와 박 씨가 함께 은둔생활을 했다는 점을 들어 자극적인 제목이나 자막을 사용하거나 둘의 관계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TV조선 황금펀치 0727 : “그 좁은 공간에서 유대균 씨와 지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진실은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야릇한 상상도 하지 않았습니까? 오랫동안 좁은데서 갈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또, 박 씨의 주변인을 찾아 사생활을 파헤치기도 했습니다.

<녹취> TV조선 0727 : "이혼 수속 중인 박씨는 자신이 키우던 두 아들까지 집에 내팽개치고 유씨를 따라 나섰습니다. 박 씨의 남편 박 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 보모로부터 아이들 먹을 게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 박 씨가 아이들을 버리고 간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대부분의 종편방송들은 모회사인 신문의 지면을 통해 유대균 관련 보도로 시청률이 올랐다며 자화자찬했습니다.

<질문> 사건의 본질과 관계없는 선정적인 기사를 쏟아내면서 대다수의 언론들이 수행원 박 씨의 신상도 거리낌 없이 공개를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죠?

<답변>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박 씨의 얼굴과 이름을 노출했습니다.

공개수배자였기 때문이라는 암묵적인 이유가 있지만 이미 체포된 상황에서 굳이 얼굴을 공개해야 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리포트>

경찰이 이례적으로 유대균 씨와 박 모 씨의 체포 장면을 공개하자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들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 0726 : “박수경 씨는 현재 남편과 이혼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에, 한 신문은 박 씨의 실명이나 얼굴 등의 신분노출을 자제했습니다.

지난 2011년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함께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에 따르면 용의자나 피의자의 신상정보는 원칙적으로 밝히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일반인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절대로 보호되어야 하거든요. 그 사람이 범인으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그리고 범인으로 확정됐더라도 범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들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잘못된 거죠."

특히, 박 씨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과 거리가 있고 흉악 범죄의 용의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얼굴이나 실명 공개는 논란거리입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박 씨와 유 씨가 수갑 찬 모습까지 노출해 인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과 관련 있는 세월호 특별법 관련 보도나 세월호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담은 보도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유 씨와 박 씨가 검거된 지난달 25일부터 3일간 지상파 3사와 종편 방송 4사의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 유 씨 검거 관련보도는 전체 106건, 세월호 특별법이나 유족 관련 보도는 단 7건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강미은(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 "큰 그림을 안 그려주고 깃털에만 자꾸 포커스를 맞추면 사건이 이상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거죠. 세월호..다시 말하지만 진상 규명하고 피해구제 이 두 가지가 가장 핵심인데..지금 우리 언론에 그 두 가지가 어디에 있습니까?"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간 지 16일째 되던 날.

유족 7명 가운데 6명이 탈진해 병원에 실려간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김영오(세월호 참사 유가족) : "저희가 중요한 건 유대균이 아니고 유병언이 아닙니다. 해경이 왜 안에 안 들어가서 구조를 안 했는지..3일 동안 구조 자체를 안 했어요, 구난만 하려고 했던 것 뿐이지. 그런 걸 파헤치고 싶고 우리 애들이 내 딸이 왜 억울하게 죽었는지. 왜 살릴 수 없었는지 그걸 알고 싶은 거지.."

김 씨가 언론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녹취> “#11:00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게끔, 취재한 그대로, 보고 온 그대로 왜곡하지 말고 그대로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언론사가 우리나라..참된 나라를 이끌어 가는데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언론이."

유병언 전 회장 주변인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계속되고 있고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의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수사당국과 함께 언론의 책임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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