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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침몰’
유병언 사건 잇단 ‘헛발질’에 결국 경찰 수장 책임
입력 2014.08.05 (21:00) 수정 2014.08.05 (22:27) 연합뉴스
이성한 경찰청장이 5일 전격 사퇴한 것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경찰의 잇단 실책에 대해 경찰 총수로서 더이상 회피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경찰이 책임질 문제가 많아 청장인 제가 끌어안고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책임질 문제'란 우선 유씨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그 신원 확인이 지연된 것을 말한다.

검·경이 해묵은 자존심 싸움을 하느라 수사 초기부터 정보 교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

경찰은 유씨의 장남 대균씨 검거 과정에서도 검찰과 경찰이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최근에는 경찰이 송치재 별장의 '비밀공간'에 대한 제보 전화를 받고도 묵살하고, 언론에 거짓 해명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이 청장은 또 한번 궁지에 몰렸다.

비등하는 책임론을 뒤로 한 채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듯 했던 이 청장의 사의 표명은 이날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강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퇴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일단 순천경찰서장과 전남지방경찰청장을 직위 해제하는 선에서 넘어가려는 모양새였다.

그는 국회에 출석해 부실 수사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정치권의 사퇴 요구에는 "책임지고 분발해서 열심히 하겠다"며 비켜갔다.

그러나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검찰과 경찰을 질책하며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박 대통령은 "시신이 최초 발견된 부근에 신원을 추측할 수 있는 유류품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검·경이 이를 간과해서 40일간 수색이 계속됐다"며 "그로 인해 막대한 국가적 역량을 낭비했고,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최고 책임자'인 이 청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국무회의 후 이 청장이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과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질론이 다시 확산했다.

하지만 이 청장은 오후 6시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수시간 전에도 안행부 업무 보고를 준비하는 등 업무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그가 당장 사퇴할 것이라 예견하기는 어려웠다.

이 청장의 사퇴가 사상 최대 규모의 경호·경비가 펼쳐지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을 열흘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는 점도 그 긴박함의 수위를 짐작게 한다.

박 대통령이 이날 '검·경 책임론'을 강조한 데 대해 경찰 수장이 전격적으로 사퇴하면서 이제 검찰 수뇌부도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이 됐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검찰 또한 유병언 변사체의 신원 확인을 제대로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송치재 별장을 수색하면서 유병언이 숨어있던 '비밀공간'을 찾지 못하는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잘못을 범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찰 수장이 물러난 만큼 유병언 부실 수사의 한축인 검찰도 당연히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던지고 있다.
  • 유병언 사건 잇단 ‘헛발질’에 결국 경찰 수장 책임
    • 입력 2014-08-05 21:00:05
    • 수정2014-08-05 22:27:43
    연합뉴스
이성한 경찰청장이 5일 전격 사퇴한 것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경찰의 잇단 실책에 대해 경찰 총수로서 더이상 회피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경찰이 책임질 문제가 많아 청장인 제가 끌어안고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책임질 문제'란 우선 유씨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그 신원 확인이 지연된 것을 말한다.

검·경이 해묵은 자존심 싸움을 하느라 수사 초기부터 정보 교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

경찰은 유씨의 장남 대균씨 검거 과정에서도 검찰과 경찰이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최근에는 경찰이 송치재 별장의 '비밀공간'에 대한 제보 전화를 받고도 묵살하고, 언론에 거짓 해명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이 청장은 또 한번 궁지에 몰렸다.

비등하는 책임론을 뒤로 한 채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듯 했던 이 청장의 사의 표명은 이날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강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퇴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일단 순천경찰서장과 전남지방경찰청장을 직위 해제하는 선에서 넘어가려는 모양새였다.

그는 국회에 출석해 부실 수사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정치권의 사퇴 요구에는 "책임지고 분발해서 열심히 하겠다"며 비켜갔다.

그러나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검찰과 경찰을 질책하며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박 대통령은 "시신이 최초 발견된 부근에 신원을 추측할 수 있는 유류품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검·경이 이를 간과해서 40일간 수색이 계속됐다"며 "그로 인해 막대한 국가적 역량을 낭비했고,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최고 책임자'인 이 청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국무회의 후 이 청장이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과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질론이 다시 확산했다.

하지만 이 청장은 오후 6시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수시간 전에도 안행부 업무 보고를 준비하는 등 업무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그가 당장 사퇴할 것이라 예견하기는 어려웠다.

이 청장의 사퇴가 사상 최대 규모의 경호·경비가 펼쳐지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을 열흘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는 점도 그 긴박함의 수위를 짐작게 한다.

박 대통령이 이날 '검·경 책임론'을 강조한 데 대해 경찰 수장이 전격적으로 사퇴하면서 이제 검찰 수뇌부도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이 됐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검찰 또한 유병언 변사체의 신원 확인을 제대로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송치재 별장을 수색하면서 유병언이 숨어있던 '비밀공간'을 찾지 못하는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잘못을 범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찰 수장이 물러난 만큼 유병언 부실 수사의 한축인 검찰도 당연히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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