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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의 가치, 노선, 비전 불분명하고 일관성 없었다” ②
입력 2014.08.07 (09:59)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 일시 : 2014년 8월 7일 (목요일)
□ 출연자 : 천정배 전 장관 (새정치민주연합)


[홍지명] 네. 새정치민주연합이 비대위 체제로 쇄신작업에 나서면서 당 안팎에서 이를 위한 다양한 대안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중도노선을 다시 진보로 돌리자, 아니다, 오히려 보수인사를 영입하자, 전당원 투표제를 도입하자 등 여러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천정배 전 장관을 연결해서 말씀 나누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천정배] 예. 안녕하세요? 천정배입니다.

[홍지명] 예. 7.30 재보선 패인에 대해서 다양한 분석들이 있습니다. 천 전 장관께서 보시기에는 가장 큰 패인 뭐라고 분석하십니까?

[천정배] 역시 공천 잘못이 컸죠.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지도부의 전횡과 계파들의 담합을 가능케 하는 낡고 불공정한 공천 시스템이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보다 큰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지난 10여 년 동안, 구체적으로 김대중 대통령께서 퇴임하신 이후에 우리 당내에는 계파 패거리 정치의 폐해가 극에 달해 있고, 또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의 낡고 비민주적인 기득권이 날로 강화되어 왔습니다. 이런 당의 모습은 국민이 열망하는 개혁정치와는 큰 거리가 있죠. 저는 이것이 근본원인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공천 잘못도 있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 정권심판론, 대안 없는 심판론에 대한 어떤 전략 부재다,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천정배] 그런 점이 있죠. 우리가 정치활동이 매우 부진하죠. 그래서 정책의 구체성도 부족하고. 이번 선거뿐만 아니라 사실은 지난 지방선거 때도 뭐 상당한 성과는 거뒀지마는 지방선거 때도 우리 당이 내세운 뭐 뚜렷한 정책적 메시지나 슬로건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저는 근본적인 원인을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홍지명] 공천을 신청하셨던 광주 광산을 지역구는 뭐 전략공천 된 권은희 후보가 당선은 됐지만 투표율은 전국 최저였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십니까?

[천정배] 우선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됐죠. 이 일과 더불어서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실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봐야겠죠. 다만 광주의 경우는 선거결과가 뻔히 나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많이 투표할 요인은 없었다는 점은 좀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은 저는 지난 선거과정에서 호남 개혁정치를 복원하자, 이렇게 강력하게 주장했어요. 이번 결과를 보면서 더더욱 호남정치의 개혁과 복원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당도 또 호남 정치인들도 좀 각오를 새롭게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홍지명] 예. 당의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들어갔습니다. 지금 그 이름을 ‘국민공감혁신 위원회’ 이렇게 지었는데 이름은 괜찮다고 보십니까?

[천정배] 예. 뭐 훌륭하지요. 예, 예.

[홍지명] 그런데 국민이 공감하는 혁신이라는 게 과연 뭐냐, 하는 이런 물음에 대해서는 어떤 답을 주시겠습니까?

[천정배] 예. 저는 이제 그게 우리 당의 노선이라고 하면 ‘확고한 개혁과 온건한 진보’ 정도가 적절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이제 양극화를 청산하고 냉전을 해소해서 정의로운 통일복지국가로 나아가자, 이런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 근데 이게 사실은 그러나 뭐 이름이 매우 중요하긴 하고 좋은 말이죠. 국민공감이 아주 좋지 않습니까? 근데 구체적인 내용을 앞으로 채워야 되겠죠.

[홍지명] 노선 말씀을 해주시니까 사실 한동안 좀 우클릭했다, 이런 평가를 받던 민주당 노선과 관련해서 중도에서 다시 진보적인 색채를 강화하고 야성을 회복해야 된다, 이런 주장도 있던데. 혹시 같은 생각이십니까?

[천정배] 아니, 저는 이제 사실은 이 문제 나올 때마다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사안별로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 당의 문제는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고, 따라서 국민이 신뢰하기 어렵다는 데 있죠. 이를테면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 우리 당과 정부가 나서서 한미 FTA나 제주해군기지를 추진했어요. 사실은 좀 무리하게 추진한 정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야당이 되자 태도가 돌변해서 이런 정책 추진의 책임을 이명박 정부에게 돌리면서 결사반대했죠. 그러면서도 우리가 집권했을 때 이 정책들을 추진했던 점에 대해서 국민들께 사과한 일도 없고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이 오히려 당의 지도부를 이루고 이명박 정부에 책임을 뒤집어씌우는데 앞장섰습니다. 사실은 저는 이런 것들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정책이 좀 오락가락 했다, 그런 말씀이십니까?

[천정배] 그렇습니다. 매우 중요한 정책들이 오락가락하죠. 또 야성을 회복하는 문제도 야당이니까 당연히 야당답게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고 견제하고, 합리적이고 개혁 진보적 가치에 부합하는 정책 대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근데 무조건 싸움만 해서도 안 되지만, 또 무조건 싸우지 않겠다는 자세여서도 안 되죠. 그러니까 저의 요점은 우리 당의 가치, 노선, 비전이 불분명하고 일관성이 없고 또 정책 활동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야당으로서도 싸움이든 협상이든 치열함이나 전략 그리고 실력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선명한 비전과 치열한 야성을 지닌 강한 야당, 이렇게 이런 야당으로 거듭나야 되겠죠.

[홍지명] 박영선 비대위원장은 대안 없는 투쟁정당 이미지를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왜 투쟁정당의 이미지가 들어갔는지, 정말 근데 정말 싸우기는 제대로 싸워봤는지, 선명성은 있었는지,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천정배] 저는 두 가지가 다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싸움도 제대로 싸우고, 사실은 싸운다는 게 좀 말이 이상합니다마는 싸움이라는 것이 결국은 야당으로서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견제하면서 거기에 확실하게 우리의 가치와 비전에 따른 선명하고 충실한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홍지명] 그렇죠. 네.

[천정배] 그런데 이런 일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겁니다. 지금 박근혜 정권의 독선과 무능이 하늘을 찌르고 있죠. 뭐 세월호 참사와 그 진상규명이 실종돼있고, 또 인사 참사도 있고. 또 최근에 이제 군대에서 벌어진 살인적 폭력의 문제들, 뭐 여러 국정이 총체적 난맥에 빠져있는데, 그리고 국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해 있는데 사실은 뭐 우리 당이 국민 편에서 정부의 실정을 강력히 견제하고 독선, 비리, 무능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또 그러면서도 선명한 비전과 충실한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거죠. 저는 그래서 이거 싸움이냐 뭐 무슨 비전이냐, 뭐 이런 문제들을 양자택일로 봐서는 안 되고 전반적으로 이것들을 다 잘하는 강한 야당이 돼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홍지명] 자, 계파정치 문제 얘기해보겠습니다. 조금 전에도 천 전 장관께서도 말씀 주셨지만 고질적인 문제로 꼽힙니다, 야당. 반드시 또 해결해야 할 과제로도 지적이 되고 있는데. 계파 해체가 사실상 어렵다면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되겠습니까?

[천정배] 예. 그래서 저는 이제 국민에게는 비전을 당원에게는 보통선거권을, 하는 이런 이제 말하자면 제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먼저 우리 당에 지금 100만 당원이 있지마는 사실은 동원 대상이 돼있을 뿐이고 모든 결정권은 국회의원을 포함하는 200여 명의 지역위원장이 다 가지고 있는 상황이란 말이에요. 말하자면 기득권 카르텔입니다. 또 우리 당에는 계파 패거리 간 서로 적대적이면서도 서로 공존하는 그런 체제가 굳건하게 구조화돼있습니다. 이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계파 체제를 깰 수 있는 결정권도 바로 계파에 속하는 지역위원장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계파의 일원으로서 정치에 입문하고 계파에 깊숙이 빠져서 기득권을 유지하는 분들이죠. 뭐 저도 그 속에 들어갑니다마는 그들이 스스로 계파를 해체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의 중요한 결정권을 이제는 모든 당원들에게 돌려주는 혁명적 변화가 있어야 되겠다.

[홍지명] 그게 바로...

[천정배] 당원에게 보통선거권을 부여하는 것, 그것이 계파 해체의 길이기도 하고, 뭐 계파 해체가 아니더라도 결국 결정권이 수십만 당원에게 돌아가면 수십만 당원을 계파가 다 움직일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 하고 그걸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홍지명] 네. 그러니까 당원에게 보통선거권을 줘서 주요한 당 안건에 대해서는 전 당원 투표제를 도입하면 계파주의는, 파벌주의는 뭐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천정배] 그렇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 당에 수십만 당원이 있습니다.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만 해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국민들 중에서도 정치적 식견이 매우 뛰어나고 또 개혁성이 뛰어난 분들이죠. 그러니까 이분들이 누구나 투표권을 갖는 보통선거, 그래서 그 보통선거권을 가지고 당대표에서 지역의 대위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당직을 선출하고, 또 당의 비전과 중요정책도 결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계파 패거리나 기득권이 발붙이기 어렵습니다. 수십만 당원을 계파 조직으로 엮는다는 게 불가능하고, 또 극소수 200여 명의 지역위원장의 기득권을 당의 수십만 당원들이 나와서 지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민주주의의 힘, 그리고 우리 당의 수십만 당원들의 힘을 신뢰합니다.

[홍지명] 네. 비대위가 곧 구성해서 뭐 여러 가지 안건들 논의하게 되겠습니다마는 당의 이름은 그대로 가도 된다고 보십니까? 새정치가 많이 퇴색했다, 이런 지적도 있던데요.

[천정배] 예. 뭐 저는 이름이 새정치민주 지금...

[홍지명] 연합.

[천정배] 민주연합이죠? 예, 예. 이름이 우선 너무 길고 그래서 저희도 늘 뭐 말도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은 민주당, 뭐 새정치의 필요성을 전혀 부인하지 않고 뭐 새정치, 뭐 새로운 개혁정치가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은 뭐 절대적인 명제입니다마는 그것을 뭐 이름에다 꼭 뭐 새정치라는 것을 넣는다고 해서 새정치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은 민주당이란 말로도 훌륭하고 또 민주당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아주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역시 ‘민주당’이란 이름이 간명하고 우리의 정체성과 역사를 드러내는 가장 좋은 이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홍지명]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천정배] 예.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의 향후 진로, 쇄신 방안에 대해서 천정배 전 장관과 말씀 나눴습니다.
  • [인터뷰] “당의 가치, 노선, 비전 불분명하고 일관성 없었다” ②
    • 입력 2014-08-07 09:59:35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 일시 : 2014년 8월 7일 (목요일)
□ 출연자 : 천정배 전 장관 (새정치민주연합)


[홍지명] 네. 새정치민주연합이 비대위 체제로 쇄신작업에 나서면서 당 안팎에서 이를 위한 다양한 대안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중도노선을 다시 진보로 돌리자, 아니다, 오히려 보수인사를 영입하자, 전당원 투표제를 도입하자 등 여러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천정배 전 장관을 연결해서 말씀 나누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천정배] 예. 안녕하세요? 천정배입니다.

[홍지명] 예. 7.30 재보선 패인에 대해서 다양한 분석들이 있습니다. 천 전 장관께서 보시기에는 가장 큰 패인 뭐라고 분석하십니까?

[천정배] 역시 공천 잘못이 컸죠.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지도부의 전횡과 계파들의 담합을 가능케 하는 낡고 불공정한 공천 시스템이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보다 큰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지난 10여 년 동안, 구체적으로 김대중 대통령께서 퇴임하신 이후에 우리 당내에는 계파 패거리 정치의 폐해가 극에 달해 있고, 또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의 낡고 비민주적인 기득권이 날로 강화되어 왔습니다. 이런 당의 모습은 국민이 열망하는 개혁정치와는 큰 거리가 있죠. 저는 이것이 근본원인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공천 잘못도 있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 정권심판론, 대안 없는 심판론에 대한 어떤 전략 부재다,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천정배] 그런 점이 있죠. 우리가 정치활동이 매우 부진하죠. 그래서 정책의 구체성도 부족하고. 이번 선거뿐만 아니라 사실은 지난 지방선거 때도 뭐 상당한 성과는 거뒀지마는 지방선거 때도 우리 당이 내세운 뭐 뚜렷한 정책적 메시지나 슬로건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저는 근본적인 원인을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홍지명] 공천을 신청하셨던 광주 광산을 지역구는 뭐 전략공천 된 권은희 후보가 당선은 됐지만 투표율은 전국 최저였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십니까?

[천정배] 우선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됐죠. 이 일과 더불어서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실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봐야겠죠. 다만 광주의 경우는 선거결과가 뻔히 나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많이 투표할 요인은 없었다는 점은 좀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은 저는 지난 선거과정에서 호남 개혁정치를 복원하자, 이렇게 강력하게 주장했어요. 이번 결과를 보면서 더더욱 호남정치의 개혁과 복원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당도 또 호남 정치인들도 좀 각오를 새롭게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홍지명] 예. 당의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들어갔습니다. 지금 그 이름을 ‘국민공감혁신 위원회’ 이렇게 지었는데 이름은 괜찮다고 보십니까?

[천정배] 예. 뭐 훌륭하지요. 예, 예.

[홍지명] 그런데 국민이 공감하는 혁신이라는 게 과연 뭐냐, 하는 이런 물음에 대해서는 어떤 답을 주시겠습니까?

[천정배] 예. 저는 이제 그게 우리 당의 노선이라고 하면 ‘확고한 개혁과 온건한 진보’ 정도가 적절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이제 양극화를 청산하고 냉전을 해소해서 정의로운 통일복지국가로 나아가자, 이런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 근데 이게 사실은 그러나 뭐 이름이 매우 중요하긴 하고 좋은 말이죠. 국민공감이 아주 좋지 않습니까? 근데 구체적인 내용을 앞으로 채워야 되겠죠.

[홍지명] 노선 말씀을 해주시니까 사실 한동안 좀 우클릭했다, 이런 평가를 받던 민주당 노선과 관련해서 중도에서 다시 진보적인 색채를 강화하고 야성을 회복해야 된다, 이런 주장도 있던데. 혹시 같은 생각이십니까?

[천정배] 아니, 저는 이제 사실은 이 문제 나올 때마다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사안별로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 당의 문제는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고, 따라서 국민이 신뢰하기 어렵다는 데 있죠. 이를테면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 우리 당과 정부가 나서서 한미 FTA나 제주해군기지를 추진했어요. 사실은 좀 무리하게 추진한 정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야당이 되자 태도가 돌변해서 이런 정책 추진의 책임을 이명박 정부에게 돌리면서 결사반대했죠. 그러면서도 우리가 집권했을 때 이 정책들을 추진했던 점에 대해서 국민들께 사과한 일도 없고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이 오히려 당의 지도부를 이루고 이명박 정부에 책임을 뒤집어씌우는데 앞장섰습니다. 사실은 저는 이런 것들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정책이 좀 오락가락 했다, 그런 말씀이십니까?

[천정배] 그렇습니다. 매우 중요한 정책들이 오락가락하죠. 또 야성을 회복하는 문제도 야당이니까 당연히 야당답게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고 견제하고, 합리적이고 개혁 진보적 가치에 부합하는 정책 대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근데 무조건 싸움만 해서도 안 되지만, 또 무조건 싸우지 않겠다는 자세여서도 안 되죠. 그러니까 저의 요점은 우리 당의 가치, 노선, 비전이 불분명하고 일관성이 없고 또 정책 활동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야당으로서도 싸움이든 협상이든 치열함이나 전략 그리고 실력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선명한 비전과 치열한 야성을 지닌 강한 야당, 이렇게 이런 야당으로 거듭나야 되겠죠.

[홍지명] 박영선 비대위원장은 대안 없는 투쟁정당 이미지를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왜 투쟁정당의 이미지가 들어갔는지, 정말 근데 정말 싸우기는 제대로 싸워봤는지, 선명성은 있었는지,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천정배] 저는 두 가지가 다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싸움도 제대로 싸우고, 사실은 싸운다는 게 좀 말이 이상합니다마는 싸움이라는 것이 결국은 야당으로서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견제하면서 거기에 확실하게 우리의 가치와 비전에 따른 선명하고 충실한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홍지명] 그렇죠. 네.

[천정배] 그런데 이런 일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겁니다. 지금 박근혜 정권의 독선과 무능이 하늘을 찌르고 있죠. 뭐 세월호 참사와 그 진상규명이 실종돼있고, 또 인사 참사도 있고. 또 최근에 이제 군대에서 벌어진 살인적 폭력의 문제들, 뭐 여러 국정이 총체적 난맥에 빠져있는데, 그리고 국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해 있는데 사실은 뭐 우리 당이 국민 편에서 정부의 실정을 강력히 견제하고 독선, 비리, 무능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또 그러면서도 선명한 비전과 충실한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거죠. 저는 그래서 이거 싸움이냐 뭐 무슨 비전이냐, 뭐 이런 문제들을 양자택일로 봐서는 안 되고 전반적으로 이것들을 다 잘하는 강한 야당이 돼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홍지명] 자, 계파정치 문제 얘기해보겠습니다. 조금 전에도 천 전 장관께서도 말씀 주셨지만 고질적인 문제로 꼽힙니다, 야당. 반드시 또 해결해야 할 과제로도 지적이 되고 있는데. 계파 해체가 사실상 어렵다면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되겠습니까?

[천정배] 예. 그래서 저는 이제 국민에게는 비전을 당원에게는 보통선거권을, 하는 이런 이제 말하자면 제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먼저 우리 당에 지금 100만 당원이 있지마는 사실은 동원 대상이 돼있을 뿐이고 모든 결정권은 국회의원을 포함하는 200여 명의 지역위원장이 다 가지고 있는 상황이란 말이에요. 말하자면 기득권 카르텔입니다. 또 우리 당에는 계파 패거리 간 서로 적대적이면서도 서로 공존하는 그런 체제가 굳건하게 구조화돼있습니다. 이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계파 체제를 깰 수 있는 결정권도 바로 계파에 속하는 지역위원장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계파의 일원으로서 정치에 입문하고 계파에 깊숙이 빠져서 기득권을 유지하는 분들이죠. 뭐 저도 그 속에 들어갑니다마는 그들이 스스로 계파를 해체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의 중요한 결정권을 이제는 모든 당원들에게 돌려주는 혁명적 변화가 있어야 되겠다.

[홍지명] 그게 바로...

[천정배] 당원에게 보통선거권을 부여하는 것, 그것이 계파 해체의 길이기도 하고, 뭐 계파 해체가 아니더라도 결국 결정권이 수십만 당원에게 돌아가면 수십만 당원을 계파가 다 움직일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 하고 그걸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홍지명] 네. 그러니까 당원에게 보통선거권을 줘서 주요한 당 안건에 대해서는 전 당원 투표제를 도입하면 계파주의는, 파벌주의는 뭐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천정배] 그렇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 당에 수십만 당원이 있습니다.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만 해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국민들 중에서도 정치적 식견이 매우 뛰어나고 또 개혁성이 뛰어난 분들이죠. 그러니까 이분들이 누구나 투표권을 갖는 보통선거, 그래서 그 보통선거권을 가지고 당대표에서 지역의 대위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당직을 선출하고, 또 당의 비전과 중요정책도 결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계파 패거리나 기득권이 발붙이기 어렵습니다. 수십만 당원을 계파 조직으로 엮는다는 게 불가능하고, 또 극소수 200여 명의 지역위원장의 기득권을 당의 수십만 당원들이 나와서 지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민주주의의 힘, 그리고 우리 당의 수십만 당원들의 힘을 신뢰합니다.

[홍지명] 네. 비대위가 곧 구성해서 뭐 여러 가지 안건들 논의하게 되겠습니다마는 당의 이름은 그대로 가도 된다고 보십니까? 새정치가 많이 퇴색했다, 이런 지적도 있던데요.

[천정배] 예. 뭐 저는 이름이 새정치민주 지금...

[홍지명] 연합.

[천정배] 민주연합이죠? 예, 예. 이름이 우선 너무 길고 그래서 저희도 늘 뭐 말도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은 민주당, 뭐 새정치의 필요성을 전혀 부인하지 않고 뭐 새정치, 뭐 새로운 개혁정치가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은 뭐 절대적인 명제입니다마는 그것을 뭐 이름에다 꼭 뭐 새정치라는 것을 넣는다고 해서 새정치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은 민주당이란 말로도 훌륭하고 또 민주당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아주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역시 ‘민주당’이란 이름이 간명하고 우리의 정체성과 역사를 드러내는 가장 좋은 이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홍지명]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천정배] 예.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의 향후 진로, 쇄신 방안에 대해서 천정배 전 장관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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