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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빌라’ 남편 사인 불명·내연남 살해 잠정 결론
입력 2014.08.07 (16:13) 연합뉴스
'포천 빌라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시신 2구에 대해 남편은 '사망원인 불명', 내연남은 '살해'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8일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구속영장 만료일이 10일이기 때문인데 국가보안법 사건 외에는 연장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찰은 수면제가 검출된 만큼 추가 혐의를 밝히기 위해 계속 수사키로 했다.

사건 전모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재까지 11일 동안 진행된 수사 상황과 남은 과제를 정리했다.

◇ 고무통에 시신 2구 보관한 50대 엽기 여성

지난달 29일 밤 경기도 포천시내 조용했던 마을이 떠들썩했다.

한 빌라에서 8살짜리 아이가 시끄럽게 울고 있다는 신고가 112상황실에 접수됐다.

출동해 보니 눈을 의심할 정도로 집 안은 온통 쓰레기가 널려 무릎 높이고 쌓여 있었고 악취가 진동했다.

집 안을 둘러봤으나 아이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작은방에서 9.5㎏짜리 소금 포대로 뚜껑을 눌러놓은 빨간색 고무통을 발견했다.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뚜껑을 열고 이불을 걷어낸 경찰은 경악했다.

부패가 심한 시신 2구가 비닐 장판을 사이에 두고 위아래로 겹쳐 있었다. 특히 아래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경찰은 아이 엄마인 이모(50)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에 나서 이틀 만인 지난 1일 오전 검거한 뒤 3일 구속했다.

위에 있던 시신은 내연남이자 옛 직장동료인 A(49)씨로, 아래는 남편 박모(51)씨로 각각 확인됐다.

◇ 피의자 "10년 전 베란다에 숨져 있는 남편 발견" 주장

피의자 이씨는 남편 시신에 대해 "10년 전 베란다에 숨져 있었고 경찰 조사가 무서워 거실에 있던 고무통에 담은 뒤 작은방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엔 의심할 점이 많았느나 이씨의 큰아들(28)도 "10년 전 사망했고 어머니를 도와 시신을 옮겼다"고 증언했다.

이씨와 큰아들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뒤집을 만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박씨의 행적 파악에 나섰다.

1995년 둘째아들을 교통사고 잃은 뒤 형제 등과 연락이 끊겼고 부모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2004년 봄까지 축산농장에서 일하다 스스로 그만뒀으나 이후 소재나 행적은 불분명한 상태다.

모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사체은닉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둘에게 시신을 감춘 죄를 묻기 어렵다.

◇ 내연남 살해 후 남편 시신 든 고무통에 옮겨

이씨는 검거 직후 "길 가다 우연히 만난 외국인을 집에 데려와 술을 마시다 다퉜고 목 졸라 살해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시신에서 채취한 지문 감정 결과 A씨로 확인됐다.

이에 이씨는 "A씨의 신원이 밝혀지면 그동안 잘해 준 회사와 동료에게 (피해가 갈까봐) 미안한 마음에 거짓말 했다"고 번복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지난 3일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이씨를 구속했다.

그러나 A씨를 살해한 시기와 수법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씨의 자백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씨는 "A씨와 술을 먹다 다퉈 거실에서 목 졸라 살해한 뒤 이불을 덮어 방치했으나 부패하자 남편 시신이 있는 고무통에 넣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살해 시기는 기억 못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이씨와의 내연관계가 들통나 해고됐고 올해 봄까지 목격됐다.

◇ 8살짜리 아들 건강·정신 상태 양호

이씨의 8살짜리 아들은 시신 발견 당시 안방에서 TV를 켜놓은 채 악을 쓰며 울고 있었다. 영양 실조도 의심됐다.

초등학교 2학년 나이인데도 이씨가 학교에 보내지 않아 집 안에 갇혀 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쓰레기장 같은 집 안에서 시체 썩는 냄새를 맡으며 생활했는지 알 수 없다.

이 아이는 이씨의 셋째아들이다. 아버지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외국인이나 국내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과 누리꾼들은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이는 구조돼 곧바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나 다행히 영양 상태는 양호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나마 이씨가 집을 오가며 아이의 식사를 챙겨주거나 먹을 것을 집에 넣어줬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아이는 아동복지시설에 맡겨질 예정이다.

◇ 앞으로 수사는?

이씨는 진술을 자주 번복하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해 수사에 혼선을 줬다.

남편의 시신은 부패가 워낙 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타살 흔적을 찾지 못했다.

A씨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시기와 방법, 동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와중에 시신 2구에서 수면 유도 성분인 독실아민이 검출됐다는 국과수 통보를 받았다. 특히 A씨의 시신에서는 수면 효과가 더 큰 졸피뎀까지 발견된다.

남편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약국과 병원을 탐문하는 등 이씨가 수면제를 구매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공범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씨가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A씨의 시신을 옮겼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했고 시신이 발견되자 한 남성(59)의 집에 숨은 점, 검거때 외국인 근로자과 함께 있던 점 등이 석연치 않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하다.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만료일은 오는 10일이다. 경찰은 8일 이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만료돼 일단 송치하지만 이와 별도로 수면제와 공범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포천 빌라’ 남편 사인 불명·내연남 살해 잠정 결론
    • 입력 2014-08-07 16:13:58
    연합뉴스
'포천 빌라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시신 2구에 대해 남편은 '사망원인 불명', 내연남은 '살해'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8일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구속영장 만료일이 10일이기 때문인데 국가보안법 사건 외에는 연장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찰은 수면제가 검출된 만큼 추가 혐의를 밝히기 위해 계속 수사키로 했다.

사건 전모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재까지 11일 동안 진행된 수사 상황과 남은 과제를 정리했다.

◇ 고무통에 시신 2구 보관한 50대 엽기 여성

지난달 29일 밤 경기도 포천시내 조용했던 마을이 떠들썩했다.

한 빌라에서 8살짜리 아이가 시끄럽게 울고 있다는 신고가 112상황실에 접수됐다.

출동해 보니 눈을 의심할 정도로 집 안은 온통 쓰레기가 널려 무릎 높이고 쌓여 있었고 악취가 진동했다.

집 안을 둘러봤으나 아이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작은방에서 9.5㎏짜리 소금 포대로 뚜껑을 눌러놓은 빨간색 고무통을 발견했다.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뚜껑을 열고 이불을 걷어낸 경찰은 경악했다.

부패가 심한 시신 2구가 비닐 장판을 사이에 두고 위아래로 겹쳐 있었다. 특히 아래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경찰은 아이 엄마인 이모(50)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에 나서 이틀 만인 지난 1일 오전 검거한 뒤 3일 구속했다.

위에 있던 시신은 내연남이자 옛 직장동료인 A(49)씨로, 아래는 남편 박모(51)씨로 각각 확인됐다.

◇ 피의자 "10년 전 베란다에 숨져 있는 남편 발견" 주장

피의자 이씨는 남편 시신에 대해 "10년 전 베란다에 숨져 있었고 경찰 조사가 무서워 거실에 있던 고무통에 담은 뒤 작은방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엔 의심할 점이 많았느나 이씨의 큰아들(28)도 "10년 전 사망했고 어머니를 도와 시신을 옮겼다"고 증언했다.

이씨와 큰아들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뒤집을 만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박씨의 행적 파악에 나섰다.

1995년 둘째아들을 교통사고 잃은 뒤 형제 등과 연락이 끊겼고 부모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2004년 봄까지 축산농장에서 일하다 스스로 그만뒀으나 이후 소재나 행적은 불분명한 상태다.

모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사체은닉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둘에게 시신을 감춘 죄를 묻기 어렵다.

◇ 내연남 살해 후 남편 시신 든 고무통에 옮겨

이씨는 검거 직후 "길 가다 우연히 만난 외국인을 집에 데려와 술을 마시다 다퉜고 목 졸라 살해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시신에서 채취한 지문 감정 결과 A씨로 확인됐다.

이에 이씨는 "A씨의 신원이 밝혀지면 그동안 잘해 준 회사와 동료에게 (피해가 갈까봐) 미안한 마음에 거짓말 했다"고 번복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지난 3일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이씨를 구속했다.

그러나 A씨를 살해한 시기와 수법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씨의 자백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씨는 "A씨와 술을 먹다 다퉈 거실에서 목 졸라 살해한 뒤 이불을 덮어 방치했으나 부패하자 남편 시신이 있는 고무통에 넣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살해 시기는 기억 못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이씨와의 내연관계가 들통나 해고됐고 올해 봄까지 목격됐다.

◇ 8살짜리 아들 건강·정신 상태 양호

이씨의 8살짜리 아들은 시신 발견 당시 안방에서 TV를 켜놓은 채 악을 쓰며 울고 있었다. 영양 실조도 의심됐다.

초등학교 2학년 나이인데도 이씨가 학교에 보내지 않아 집 안에 갇혀 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쓰레기장 같은 집 안에서 시체 썩는 냄새를 맡으며 생활했는지 알 수 없다.

이 아이는 이씨의 셋째아들이다. 아버지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외국인이나 국내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과 누리꾼들은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이는 구조돼 곧바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나 다행히 영양 상태는 양호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나마 이씨가 집을 오가며 아이의 식사를 챙겨주거나 먹을 것을 집에 넣어줬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아이는 아동복지시설에 맡겨질 예정이다.

◇ 앞으로 수사는?

이씨는 진술을 자주 번복하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해 수사에 혼선을 줬다.

남편의 시신은 부패가 워낙 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타살 흔적을 찾지 못했다.

A씨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시기와 방법, 동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와중에 시신 2구에서 수면 유도 성분인 독실아민이 검출됐다는 국과수 통보를 받았다. 특히 A씨의 시신에서는 수면 효과가 더 큰 졸피뎀까지 발견된다.

남편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약국과 병원을 탐문하는 등 이씨가 수면제를 구매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공범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씨가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A씨의 시신을 옮겼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했고 시신이 발견되자 한 남성(59)의 집에 숨은 점, 검거때 외국인 근로자과 함께 있던 점 등이 석연치 않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하다.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만료일은 오는 10일이다. 경찰은 8일 이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만료돼 일단 송치하지만 이와 별도로 수면제와 공범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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