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작은 실천 시작이 중요하다

입력 2014.08.16 (07:34) 수정 2014.08.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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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의 어제 광복절 경축사는 대북 메시지에 가장 많은 비중이 할애됐습니다. 지난해 광복절 때와 비교할 때 거의 두 배 분량을 차지했습니다. 거기에 지난해에는 ‘대화’라는 단어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은 데 비해 올해는 수차례에 걸쳐 대화 의지를 밝혔습니다. 분명 긍정적인 변화이긴 하지만 북한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아직 미지숩니다.

박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는 환경 협력과 문화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하천과 산림 공동 관리를 시작으로 하는 환경 협력을 위해서는 내년 10월 평창에서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북한을 초청했습니다. 또 문화유산의 공동 발굴과 보존을 시작으로 하는 문화 협력을 위해서는 70주년을 맞는 내년 광복절에 남북한이 함께 광복을 기념할 수 있는 문화사업의 추진도 제안했습니다. 일단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시작해 나가자는 게 요집니다.

대신 어제 경축사에서는 이번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든가 ‘통일 대박론’, 그리고 ‘드레스덴 선언’과 같은 단어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해하기에 따라 내용 면에서는 그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인도주의 우선, 민족 동질성 회복, 민생 인프라 협력을 강조한 드레스덴 선언과는 거의 유사한 내용입니다. 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역시 이번에도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은 이번 주 초 우리의 고위급 접촉 제안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남한 당국의 대북 정책부터 바꾸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남북 간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양 측의 경색 국면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민족의 먼 장래를 위해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는 이번 제안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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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의 어제 광복절 경축사는 대북 메시지에 가장 많은 비중이 할애됐습니다. 지난해 광복절 때와 비교할 때 거의 두 배 분량을 차지했습니다. 거기에 지난해에는 ‘대화’라는 단어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은 데 비해 올해는 수차례에 걸쳐 대화 의지를 밝혔습니다. 분명 긍정적인 변화이긴 하지만 북한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아직 미지숩니다.

박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는 환경 협력과 문화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하천과 산림 공동 관리를 시작으로 하는 환경 협력을 위해서는 내년 10월 평창에서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북한을 초청했습니다. 또 문화유산의 공동 발굴과 보존을 시작으로 하는 문화 협력을 위해서는 70주년을 맞는 내년 광복절에 남북한이 함께 광복을 기념할 수 있는 문화사업의 추진도 제안했습니다. 일단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시작해 나가자는 게 요집니다.

대신 어제 경축사에서는 이번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든가 ‘통일 대박론’, 그리고 ‘드레스덴 선언’과 같은 단어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해하기에 따라 내용 면에서는 그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인도주의 우선, 민족 동질성 회복, 민생 인프라 협력을 강조한 드레스덴 선언과는 거의 유사한 내용입니다. 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역시 이번에도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은 이번 주 초 우리의 고위급 접촉 제안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남한 당국의 대북 정책부터 바꾸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남북 간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양 측의 경색 국면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민족의 먼 장래를 위해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는 이번 제안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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