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항일 투쟁에서 통일까지…중국 ‘조선족’

입력 2014.08.16 (07:49) 수정 2014.08.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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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중국 두만강 유역의 간도 지역입니다.

사이 섬이라는 뜻의 간도는 예로부터 한민족의 활동무대였지만 을사늑약 이후, 일본이 청나라에 넘기면서 중국 영토가 됐고 현재 조선족자치주의 모태가 됐습니다.

중국 지린성 동쪽에 위치한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옌지, 투먼, 룽징, 훈춘 등 6개의 시와 2개현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조선족의 중국 이주 역사는 1860년대부터 시작됩니다.

구한말 대기근으로 함경도와 평안도의 농민들이 청나라로 국경을 넘어 황무지를 개간하며 정착했습니다.

1920년대 일제 강점기 때 연변은 안중근 의사와 김좌진 장군 등 독립 운동가들의 항일투쟁 무대였습니다.

연변의 민족학교에서는 윤동주를 비롯한 독립 운동가들이 수없이 배출됐는데, 당시 대성중학이 있던 자리엔 전시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녹취> 대성중학 옛터 전시관 : "윤동주 시인과 문익환 목사가 이 학교에 다녔습니다."

간도일본총영사관은 1919년 연변 지역에서 일어난 3.13 만세운동 당시, 명동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의 반일시위를 탄압했던 곳입니다.

이 반일시위는 전 지역의 무장투쟁으로 번졌고,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으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중국 역사 전문가(음성변조) : "(봉오동전투 당시) 산정에서 부대들이 기관총 사격을 했고. 그러니까 삼면 포위된 겁니다."

1909년 10월 26일. 만주의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합니다.

이 선바위는 안중근 의사가 사격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지난 1월, 하얼빈엔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하는 등 중국정부는 조선족의 항일투쟁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가운데 유일하게 모국을 가진 조선족.

그들이 독립적인 자치구를 얻어낸 건 항일전쟁과 중국정부수립과정에서 흘린 피에 대한 대가인 셈입니다.

<녹취> 중국 역사 전문가 (음성변조) : "하나는 중국 땅을 개척했다. 이 동북에 있는 수 전(벼논) 개척을 했잖아요. 어느 마을에 수전이 있다 하면, 그 마을엔 꼭 조선족이 한 사람 있어 요. 한족들은 수전 관리를 잘 못하거든요. 조선 족들은 기본처럼 다 압니다. 두 번째는 항일 투 쟁에서 피를 많이 흘려서 공헌이 많다. 그렇게 볼 수 있거든요."

<리포트>

현재 연변 조선족 사회에는 한족 인구가 급증하 고 조선족 인구가 크게 줄면서 정체성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조선족자치주의 전체 인구 중 조선족의 비율이 1953년엔 70.5%였으나 2010년엔 36.7%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현재는 대다수가 한족이어서 자치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떠나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가 늘어나면서 인구가 줄어든 겁니다.

두만강 국경도시인 중국 투먼입니다.

길이 약 100미터인 투먼대교 건너편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걸린 함경북도 남양역이 눈에 들어옵니다.

관광객들은 중국 돈 60위안이면 배를 타고 다리 주변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투먼대교로 사람들이 걸어가고, 대형 트럭이 오갑니다.

주변 권하세관 역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그러나 보이는 것과 달리, 북중 관계는 예전만 못하다고 연변 지역 사람들은 말합니다.

한중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 간 경제교류가 활발해졌고, 대규모의 조선족들이 한국으로 취업하면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겁니다.

지리적 위치상, 북한과 인접해있어 다방면에서 교류가 활발했지만, 최근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김정은 정권 이후, 핵실험 강행과 장성택 숙청 등으로 북한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다고 합니다.

<녹취> 중국 역사 전문가(음성변조) : "북에서 핵 문제를 한 거는 우리 조선족들도 조금 실망이거든요. 저러지 말았으면. 우리 조선족도 그러고 우리 관방에서도 그래요. 그게 아주 상대적으로 대단히 엄중한 문제입니다. 북에서 핵 개 발한 구역이 우리 연변 지방하고 상당히 거리가 가깝습니다. 우리도 그거(핵개발) 반대합니다. 절대 하지 말라고. "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보다 먼저 한국을 단독 방문한 것 역시 변화된 북중 관계를 의미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도 더 진전된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지난달 3일) :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 안정이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참가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런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혈맹관계를 강조하던 북중관계가 냉랭해지자 정부의 대응뿐만 아니라 조선족 사회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북한과는 더 멀어지고 한국과 가까워졌다는 평가입니다.

<녹취> 중국 역사 전문가(음성변조) : "중한 관계가 아주 역대로 이제 제일 좋은 시기에 들어섰다. 아주 좋은 일이다. 앞으로 계속 이러길 바라고. 우리는 중국과 한국이 대립되면 상당히 괴롭거든요. 우리 여기 사람들도 좋은 취급 못 받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돈벌이로 한국 갔잖아요. 거기서 살면서 돈 벌면서 거기서 살고, 거기 문화를 접하고 일도 하고 하니까, 한국하고의 관계가 더 좋거나 그래요. 북한과의 관계가 어찌 보면 멀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중국 연길에선 중소기업중앙회와 연변과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중포럼이 열렸습니다.

<녹취> 김한수(연변 과기대 R&D 센터장) : "연변은 중국 입장에서는 변방이지만 동북아 입장에서 보면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통일을 대비한 경제협력을 확대하려면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됐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 동북아 경제협력 중심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변조선족 자치주의 동쪽에 위치한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3개국이 접해있는 국경도시 훈춘입니다.

중국은 창춘과 지린, 그리고 두만강 일대를 동북아지역의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창지투 개발사업’을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지만 훈춘시 방천이 가로막고 있어 북한과 러시아 항구를 거치지 않고선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 항구를 빌려 쓰는 이른바 ‘차항출해’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북한 나진항을 통해 동해로 진출하려고 하지만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로 사실상 가로막힌 상탭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이 루트 자체가 완전히 열리게 되면 결국은 중국이 동해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 내에서 물류적인 측면에서는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 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진항을 중심으로 동 해에 진출하고 뿐만 아니라 결국은 청진, 원산항까지도 중국이 적극적으로 남하하면서 물류망을 확보하는 그런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나진항을 통한 동해진출은 태평양 진출도 의미하기 때문에 중국은 물론 러시아 역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선특구는 동북아 경제협력의 중심으로 점차 부상하고 있습니다.

<녹취> 연재성(포스코‧현대 국제물류센터 현장 관리소장) : "하얼빈에서 상해까지 갔을 때 육로를 통하면 15 일 3만 원 정도, 대련으로 가면 8일에서 10일 1만 2천 원, 나진을 통해서 가면 6일에서 8일 9천 원 정도가 됩니다."

지난 2012년 포스코 현대 국제 물류단지 건설이 착공됐으며, 오는 10월부터 시범운영 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기문(중소기업중앙회 회장) : "현장에 와 보니까 앞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엄청 발전이 있을 것 같아요. 북한을 활용해서 우리나 라 중소기업들이 활로를 찾는다는 부분들이 첫 번째 목표고 더불어 북한도 발전하는 거 아닙니 까. 이런 쪽에서 하나의 물류단지까지 끼고 있는 나진-선봉의 어떤 거기도 개성공단 제2의 개성 공단으로 충분히 검토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 어요."

한국 기업이 투자하고 중국인이 사장인 이 공장은 조만간 북한 노동자들이 오기로 예정돼 남북한과 중국, 3개국 협력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싼 인건비로 인해 북한 노동자와 조선족도 채용할 수 있어 우리 기업의 이득은 물론 중국 현지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인터뷰> 연재성(포스코‧현대 국제물류센터 현장 관리소장) : "훈춘의 주변 지역에서 북한 근로자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꽤 있습니다. 상당히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인력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사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고. 또한 이쪽 훈 춘 인근 지역의 기업들도 상당히 그 걸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훈춘은 지리적 이점으로 일부 한국 기업이 진출해있는데, 앞으로 남북한을 비롯한 동북아지역의 물류의 거점 역할 뿐 아니라, 남북 경협의 새로운 장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는 데도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인력, 또 연변 지역 의 장소를 삼각으로 협력한다면 남북 간의 적대 적 대립이 좀 줄어들고, 또 이를 통해서 북한도 경제적으로 번영하면서 또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연변 자치주 조선족들의 통일에 대한 역할을 매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북한 내부에 시장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조선족들이 중국과 북한을 오가면서 시장 활성화에도 한몫을 하고 있어 북한의 개혁 개방과 나아가 한반도 통일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됩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내년이면 분단광복 70주년입니다. 벌써 4반세기를 지나서 3세대가 분단 후에 지나가고 있니다 남북 간에 너무 아직도 냉전적인 요소로 인해서 교류협력이 활성화 되다가 또 중단되는 등 여러 정치적인 바람을 타고 있습니다. 이럴 때 외부의, 제3의 역할을 통해서 남북한의 통일 분위기를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조선족은 결국은 남북한의 어떤 화해협력, 경제 협력을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 니라 향후 남북중의 어떤 경제협력을 하는 데서도 어떤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한반도에서 건너간 조선족들은 일제강점기 때 항일투쟁 선두에 섰고, 지금은 남북 경제교류의 가교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변 조선족들의 과거 업적과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재평가를 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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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16 08:12:34
    • 수정2014-08-18 08: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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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섬이라는 뜻의 간도는 예로부터 한민족의 활동무대였지만 을사늑약 이후, 일본이 청나라에 넘기면서 중국 영토가 됐고 현재 조선족자치주의 모태가 됐습니다.

중국 지린성 동쪽에 위치한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옌지, 투먼, 룽징, 훈춘 등 6개의 시와 2개현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조선족의 중국 이주 역사는 1860년대부터 시작됩니다.

구한말 대기근으로 함경도와 평안도의 농민들이 청나라로 국경을 넘어 황무지를 개간하며 정착했습니다.

1920년대 일제 강점기 때 연변은 안중근 의사와 김좌진 장군 등 독립 운동가들의 항일투쟁 무대였습니다.

연변의 민족학교에서는 윤동주를 비롯한 독립 운동가들이 수없이 배출됐는데, 당시 대성중학이 있던 자리엔 전시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녹취> 대성중학 옛터 전시관 : "윤동주 시인과 문익환 목사가 이 학교에 다녔습니다."

간도일본총영사관은 1919년 연변 지역에서 일어난 3.13 만세운동 당시, 명동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의 반일시위를 탄압했던 곳입니다.

이 반일시위는 전 지역의 무장투쟁으로 번졌고,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으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중국 역사 전문가(음성변조) : "(봉오동전투 당시) 산정에서 부대들이 기관총 사격을 했고. 그러니까 삼면 포위된 겁니다."

1909년 10월 26일. 만주의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합니다.

이 선바위는 안중근 의사가 사격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지난 1월, 하얼빈엔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하는 등 중국정부는 조선족의 항일투쟁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가운데 유일하게 모국을 가진 조선족.

그들이 독립적인 자치구를 얻어낸 건 항일전쟁과 중국정부수립과정에서 흘린 피에 대한 대가인 셈입니다.

<녹취> 중국 역사 전문가 (음성변조) : "하나는 중국 땅을 개척했다. 이 동북에 있는 수 전(벼논) 개척을 했잖아요. 어느 마을에 수전이 있다 하면, 그 마을엔 꼭 조선족이 한 사람 있어 요. 한족들은 수전 관리를 잘 못하거든요. 조선 족들은 기본처럼 다 압니다. 두 번째는 항일 투 쟁에서 피를 많이 흘려서 공헌이 많다. 그렇게 볼 수 있거든요."

<리포트>

현재 연변 조선족 사회에는 한족 인구가 급증하 고 조선족 인구가 크게 줄면서 정체성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조선족자치주의 전체 인구 중 조선족의 비율이 1953년엔 70.5%였으나 2010년엔 36.7%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현재는 대다수가 한족이어서 자치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떠나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가 늘어나면서 인구가 줄어든 겁니다.

두만강 국경도시인 중국 투먼입니다.

길이 약 100미터인 투먼대교 건너편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걸린 함경북도 남양역이 눈에 들어옵니다.

관광객들은 중국 돈 60위안이면 배를 타고 다리 주변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투먼대교로 사람들이 걸어가고, 대형 트럭이 오갑니다.

주변 권하세관 역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그러나 보이는 것과 달리, 북중 관계는 예전만 못하다고 연변 지역 사람들은 말합니다.

한중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 간 경제교류가 활발해졌고, 대규모의 조선족들이 한국으로 취업하면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겁니다.

지리적 위치상, 북한과 인접해있어 다방면에서 교류가 활발했지만, 최근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김정은 정권 이후, 핵실험 강행과 장성택 숙청 등으로 북한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다고 합니다.

<녹취> 중국 역사 전문가(음성변조) : "북에서 핵 문제를 한 거는 우리 조선족들도 조금 실망이거든요. 저러지 말았으면. 우리 조선족도 그러고 우리 관방에서도 그래요. 그게 아주 상대적으로 대단히 엄중한 문제입니다. 북에서 핵 개 발한 구역이 우리 연변 지방하고 상당히 거리가 가깝습니다. 우리도 그거(핵개발) 반대합니다. 절대 하지 말라고. "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보다 먼저 한국을 단독 방문한 것 역시 변화된 북중 관계를 의미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도 더 진전된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지난달 3일) :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 안정이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참가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런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혈맹관계를 강조하던 북중관계가 냉랭해지자 정부의 대응뿐만 아니라 조선족 사회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북한과는 더 멀어지고 한국과 가까워졌다는 평가입니다.

<녹취> 중국 역사 전문가(음성변조) : "중한 관계가 아주 역대로 이제 제일 좋은 시기에 들어섰다. 아주 좋은 일이다. 앞으로 계속 이러길 바라고. 우리는 중국과 한국이 대립되면 상당히 괴롭거든요. 우리 여기 사람들도 좋은 취급 못 받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돈벌이로 한국 갔잖아요. 거기서 살면서 돈 벌면서 거기서 살고, 거기 문화를 접하고 일도 하고 하니까, 한국하고의 관계가 더 좋거나 그래요. 북한과의 관계가 어찌 보면 멀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중국 연길에선 중소기업중앙회와 연변과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중포럼이 열렸습니다.

<녹취> 김한수(연변 과기대 R&D 센터장) : "연변은 중국 입장에서는 변방이지만 동북아 입장에서 보면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통일을 대비한 경제협력을 확대하려면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됐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 동북아 경제협력 중심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변조선족 자치주의 동쪽에 위치한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3개국이 접해있는 국경도시 훈춘입니다.

중국은 창춘과 지린, 그리고 두만강 일대를 동북아지역의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창지투 개발사업’을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지만 훈춘시 방천이 가로막고 있어 북한과 러시아 항구를 거치지 않고선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 항구를 빌려 쓰는 이른바 ‘차항출해’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북한 나진항을 통해 동해로 진출하려고 하지만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로 사실상 가로막힌 상탭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이 루트 자체가 완전히 열리게 되면 결국은 중국이 동해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 내에서 물류적인 측면에서는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 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진항을 중심으로 동 해에 진출하고 뿐만 아니라 결국은 청진, 원산항까지도 중국이 적극적으로 남하하면서 물류망을 확보하는 그런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나진항을 통한 동해진출은 태평양 진출도 의미하기 때문에 중국은 물론 러시아 역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선특구는 동북아 경제협력의 중심으로 점차 부상하고 있습니다.

<녹취> 연재성(포스코‧현대 국제물류센터 현장 관리소장) : "하얼빈에서 상해까지 갔을 때 육로를 통하면 15 일 3만 원 정도, 대련으로 가면 8일에서 10일 1만 2천 원, 나진을 통해서 가면 6일에서 8일 9천 원 정도가 됩니다."

지난 2012년 포스코 현대 국제 물류단지 건설이 착공됐으며, 오는 10월부터 시범운영 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기문(중소기업중앙회 회장) : "현장에 와 보니까 앞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엄청 발전이 있을 것 같아요. 북한을 활용해서 우리나 라 중소기업들이 활로를 찾는다는 부분들이 첫 번째 목표고 더불어 북한도 발전하는 거 아닙니 까. 이런 쪽에서 하나의 물류단지까지 끼고 있는 나진-선봉의 어떤 거기도 개성공단 제2의 개성 공단으로 충분히 검토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 어요."

한국 기업이 투자하고 중국인이 사장인 이 공장은 조만간 북한 노동자들이 오기로 예정돼 남북한과 중국, 3개국 협력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싼 인건비로 인해 북한 노동자와 조선족도 채용할 수 있어 우리 기업의 이득은 물론 중국 현지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인터뷰> 연재성(포스코‧현대 국제물류센터 현장 관리소장) : "훈춘의 주변 지역에서 북한 근로자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꽤 있습니다. 상당히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인력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사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고. 또한 이쪽 훈 춘 인근 지역의 기업들도 상당히 그 걸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훈춘은 지리적 이점으로 일부 한국 기업이 진출해있는데, 앞으로 남북한을 비롯한 동북아지역의 물류의 거점 역할 뿐 아니라, 남북 경협의 새로운 장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는 데도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인력, 또 연변 지역 의 장소를 삼각으로 협력한다면 남북 간의 적대 적 대립이 좀 줄어들고, 또 이를 통해서 북한도 경제적으로 번영하면서 또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연변 자치주 조선족들의 통일에 대한 역할을 매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북한 내부에 시장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조선족들이 중국과 북한을 오가면서 시장 활성화에도 한몫을 하고 있어 북한의 개혁 개방과 나아가 한반도 통일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됩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내년이면 분단광복 70주년입니다. 벌써 4반세기를 지나서 3세대가 분단 후에 지나가고 있니다 남북 간에 너무 아직도 냉전적인 요소로 인해서 교류협력이 활성화 되다가 또 중단되는 등 여러 정치적인 바람을 타고 있습니다. 이럴 때 외부의, 제3의 역할을 통해서 남북한의 통일 분위기를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조선족은 결국은 남북한의 어떤 화해협력, 경제 협력을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 니라 향후 남북중의 어떤 경제협력을 하는 데서도 어떤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한반도에서 건너간 조선족들은 일제강점기 때 항일투쟁 선두에 섰고, 지금은 남북 경제교류의 가교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변 조선족들의 과거 업적과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재평가를 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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