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 펀드 체감 수익률 ‘썰렁’

입력 2014.08.19 (06:45) 수정 2014.08.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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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31)씨는 1년 전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자산운용사 홈페이지에 나온 수익률과 다른 것을 확인하고는 혼란에 빠졌다.

홈페이지에는 김씨가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와있었지만, 정작 자신의 실제 수익률은 그 절반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인 펀드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수익률과 운용사들이 공식적으로 내놓는 수익률에 괴리가 나타나는 것은 납입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운용사들이 공표하는 수익률은 투자자가 목돈을 한 번에 넣는 '거치식' 투자를 기준으로 집계되는 반면, 김씨 같은 개인 투자자는 매달 일정액을 납입하는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자금 유입 상위 10개 펀드(운용사별 대표 클래스펀드 대상)의 최근 1년 성과를 살펴본 결과 적립식으로 투자한 것보다 거치식으로 투자한 경우의 수익률이 평균 7%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식은 평균 10.14%, 거치식은 17.50%의 수익률을 냈다. 적립식 수익률은 매월 20일 30만원씩 납입한 경우를 가정해 추산했다.

투자 방식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난 펀드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 A'이다. 이 펀드에 최근 1년간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22.66%의 성과를 냈겠지만, 적립식으로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12.16%로 낮아진다.

'트러스톤밸류웨이증권자투자신탁[주식]A클래스'도 거치식과 적립식 수익률이 각각 25.34%, 15.09%로 10%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이외에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주식)ClassA',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C)', 'IBK중소형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A' 등도 거치식 수익률이 적립식 수익률보다 8~9%포인트가량 높았다.

이처럼 거치식 투자수익률이 더 높게 나온 이유는 지수가 올해 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온 가운데 최근에는 반복적으로 박스권 돌파까지 시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기준 코스피는 2,063.22로 1년전(1923.91)보다 7.24% 상승했고, 지난 4일에는 1년래 최고점(종가 기준)인 2,08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보통 상승장에서는 거치식이, 변동성이 크거나 하락 후 반등하는 'U자형' 장세에서는 적립식 펀드가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투자자들은 장세를 크게 고려하지 않은 채 '안정적이며 부담없는 투자처'라는 인식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적립식 상품은 주가 변동에 따라 주식 매입 규모를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가 월급을 쪼개 적립식으로 펀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운용사가 공표하는 수익률이 거치식 투자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판매 잔액(59조7천276억원) 가운데 적립식 펀드(34조9천179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에 육박한다.

펀드 전문가들은 펀드 상품에 가입할 때 납입 유형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는 한편, 향후 장세를 고려해 적합한 납입 유형을 선택하는 안목까지 갖춘다면 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최근 들어 지수가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거치식으로 펀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시장이 박스권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 들어 지수가 점차 상승하는 추세"라며 "이런 장세에서는 거치식이 적립식의 2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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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 투자자들, 펀드 체감 수익률 ‘썰렁’
    • 입력 2014-08-19 06:45:32
    • 수정2014-08-19 15:24:13
    연합뉴스
직장인 박모(31)씨는 1년 전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자산운용사 홈페이지에 나온 수익률과 다른 것을 확인하고는 혼란에 빠졌다.

홈페이지에는 김씨가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와있었지만, 정작 자신의 실제 수익률은 그 절반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인 펀드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수익률과 운용사들이 공식적으로 내놓는 수익률에 괴리가 나타나는 것은 납입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운용사들이 공표하는 수익률은 투자자가 목돈을 한 번에 넣는 '거치식' 투자를 기준으로 집계되는 반면, 김씨 같은 개인 투자자는 매달 일정액을 납입하는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자금 유입 상위 10개 펀드(운용사별 대표 클래스펀드 대상)의 최근 1년 성과를 살펴본 결과 적립식으로 투자한 것보다 거치식으로 투자한 경우의 수익률이 평균 7%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식은 평균 10.14%, 거치식은 17.50%의 수익률을 냈다. 적립식 수익률은 매월 20일 30만원씩 납입한 경우를 가정해 추산했다.

투자 방식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난 펀드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 A'이다. 이 펀드에 최근 1년간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22.66%의 성과를 냈겠지만, 적립식으로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12.16%로 낮아진다.

'트러스톤밸류웨이증권자투자신탁[주식]A클래스'도 거치식과 적립식 수익률이 각각 25.34%, 15.09%로 10%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이외에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주식)ClassA',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C)', 'IBK중소형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A' 등도 거치식 수익률이 적립식 수익률보다 8~9%포인트가량 높았다.

이처럼 거치식 투자수익률이 더 높게 나온 이유는 지수가 올해 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온 가운데 최근에는 반복적으로 박스권 돌파까지 시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기준 코스피는 2,063.22로 1년전(1923.91)보다 7.24% 상승했고, 지난 4일에는 1년래 최고점(종가 기준)인 2,08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보통 상승장에서는 거치식이, 변동성이 크거나 하락 후 반등하는 'U자형' 장세에서는 적립식 펀드가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투자자들은 장세를 크게 고려하지 않은 채 '안정적이며 부담없는 투자처'라는 인식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적립식 상품은 주가 변동에 따라 주식 매입 규모를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가 월급을 쪼개 적립식으로 펀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운용사가 공표하는 수익률이 거치식 투자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판매 잔액(59조7천276억원) 가운데 적립식 펀드(34조9천179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에 육박한다.

펀드 전문가들은 펀드 상품에 가입할 때 납입 유형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는 한편, 향후 장세를 고려해 적합한 납입 유형을 선택하는 안목까지 갖춘다면 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최근 들어 지수가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거치식으로 펀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시장이 박스권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 들어 지수가 점차 상승하는 추세"라며 "이런 장세에서는 거치식이 적립식의 2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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