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훈련 끝나면 만날 수 있을까?

입력 2014.08.19 (10:10) 수정 2014.08.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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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이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은 결국 무산됐다.
우리 정부가 지난 11일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오늘(19일) 개최하자고 북한에 제안한데 대해, 북한이 어제(18일)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아 오늘 접촉은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북 모두 고위급 접촉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조만간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어제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다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어떠한 현안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에 하루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측이 통지문을 통해서 밝힌 바 있듯이 19일 회담 개최가 어렵다면 원하는 날짜를 제안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북 고위급 접촉에 가장 걸림돌은 어제(18일)부터 시작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다.

북한은 이 훈련이 자신들의 체제 전복을 시도하는 훈련이라며 그동안 강하게 반발해 왔다.

실제로 북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지난 17일 북한을 방문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만나 “왜 하필 군사훈련을 하는 날 2차 고위급 접촉을 하자고 제안했느냐”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 부장의 발언은 고위급 접촉 거부가 아니라 훈련과 회담날이 겹쳐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한이 비록 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를 빌미로 남측 인사들을 접촉했지만, 대남관련 총 책임자인 김 부장이 직접 남측인사를 맞은 것은 결국 자신들도 대화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또 북한을 방문했던 박지원 의원도 어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을지연습 기간이 끝나는 때에 회담과 관련해 긍정적 신호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밝혀 조만간 남북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 군사훈련이 시작되는 시점에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결국 훈련이 끝나는 29일 이후 남북간 접촉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회담이 열리면 남북관계 현안인 5.24 대북제재조치 해제 문제도 협상할 가능성이 높아 북한이 마냥 회담을 거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문제(5.24 대북제재조치 해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일단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 실질적인 논의는 어렵지만, 북한이 회담에 응한다면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 5.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북측이 먼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서로의 모든 관심사항을 폭넓게 논의한다는 것이 이번 고위급 접촉에 임하는 자세 이기 때문에 논의는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음 달 개최되는 아시안게임도 남북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북한은 다음달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지난 13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를 통해 14개 종목 선수 150명과 코치, 임원 등 총 352명의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어 남북한은 북한 선수들의 체류와 응원단 문제 등과 관련한 협상을 위해 접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가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남지 않는점도 중요한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 집권 2년 차에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화 시작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사실상 사용도 못하고 용도 폐기될 수 있다"며 "이런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어제(18일)남북 간 상시적인 고위급 대화채널을 상설하는 한편 남북 간 경협차원에서 개성~평양 고속도로 및 개성~신의주 철도를 개·보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통일부는 어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제2차 남북관계 기본계획 2014년도 시행계획'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당국 간 대화추진 및 합의이행 제도화' 항목에서 통일부는 남북 간 현안 문제를 포괄적으로 협의·해결하기 위한 고위급 대화채널을 개설하고 이에 대한 정례화를 추진키로 했다.

일단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등 개성공단 관련 남북 간 대화채널을 남북 당국 간 대화채널로 정착시킨 뒤 실질적인 협의를 위한 내실있는 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고위급 대화를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대북 경제협력 확대안도 내놓았다.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경제협력 확대' 항목에서 통일부는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를 비롯해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북한 수산업 지원 ■통일시대 대비 남북해운 활성화 등을 여건이 조성되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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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08-19 15:35:13
    정치
남측이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은 결국 무산됐다.
우리 정부가 지난 11일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오늘(19일) 개최하자고 북한에 제안한데 대해, 북한이 어제(18일)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아 오늘 접촉은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북 모두 고위급 접촉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조만간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어제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다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어떠한 현안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에 하루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측이 통지문을 통해서 밝힌 바 있듯이 19일 회담 개최가 어렵다면 원하는 날짜를 제안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북 고위급 접촉에 가장 걸림돌은 어제(18일)부터 시작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다.

북한은 이 훈련이 자신들의 체제 전복을 시도하는 훈련이라며 그동안 강하게 반발해 왔다.

실제로 북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지난 17일 북한을 방문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만나 “왜 하필 군사훈련을 하는 날 2차 고위급 접촉을 하자고 제안했느냐”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 부장의 발언은 고위급 접촉 거부가 아니라 훈련과 회담날이 겹쳐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한이 비록 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를 빌미로 남측 인사들을 접촉했지만, 대남관련 총 책임자인 김 부장이 직접 남측인사를 맞은 것은 결국 자신들도 대화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또 북한을 방문했던 박지원 의원도 어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을지연습 기간이 끝나는 때에 회담과 관련해 긍정적 신호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밝혀 조만간 남북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 군사훈련이 시작되는 시점에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결국 훈련이 끝나는 29일 이후 남북간 접촉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회담이 열리면 남북관계 현안인 5.24 대북제재조치 해제 문제도 협상할 가능성이 높아 북한이 마냥 회담을 거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문제(5.24 대북제재조치 해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일단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 실질적인 논의는 어렵지만, 북한이 회담에 응한다면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 5.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북측이 먼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서로의 모든 관심사항을 폭넓게 논의한다는 것이 이번 고위급 접촉에 임하는 자세 이기 때문에 논의는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음 달 개최되는 아시안게임도 남북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북한은 다음달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지난 13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를 통해 14개 종목 선수 150명과 코치, 임원 등 총 352명의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어 남북한은 북한 선수들의 체류와 응원단 문제 등과 관련한 협상을 위해 접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가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남지 않는점도 중요한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 집권 2년 차에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화 시작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사실상 사용도 못하고 용도 폐기될 수 있다"며 "이런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어제(18일)남북 간 상시적인 고위급 대화채널을 상설하는 한편 남북 간 경협차원에서 개성~평양 고속도로 및 개성~신의주 철도를 개·보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통일부는 어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제2차 남북관계 기본계획 2014년도 시행계획'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당국 간 대화추진 및 합의이행 제도화' 항목에서 통일부는 남북 간 현안 문제를 포괄적으로 협의·해결하기 위한 고위급 대화채널을 개설하고 이에 대한 정례화를 추진키로 했다.

일단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등 개성공단 관련 남북 간 대화채널을 남북 당국 간 대화채널로 정착시킨 뒤 실질적인 협의를 위한 내실있는 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고위급 대화를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대북 경제협력 확대안도 내놓았다.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경제협력 확대' 항목에서 통일부는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를 비롯해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북한 수산업 지원 ■통일시대 대비 남북해운 활성화 등을 여건이 조성되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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