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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자식주의보’ 발령
입력 2014.08.19 (15:16) 수정 2014.08.19 (16:27) 정치


정치권에 ‘자식주의보’가 발령됐다.

유력 정치인들의 자식들이 군 폭력 및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정치인 아버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자식들의 뜻하지 않은 실수에 정치인 아버지는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있다.

하지만 여론은 해당 정치인들에게 집안도 돌보지 못하면서 무슨 나라를 경영하느냐며 강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새누리당의 대권후보 반열에 올라선 남경필 경기지사가 아들 때문에 ‘큰 폭탄’을 맞았다.

육군에 따르면, 남 지사의 장남 남모(23)상병은 육군 6사단 예하 의무부대에 근무하며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같은 부대 A일병의 턱과 배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로 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남 상병은 또 전투화를 신은 상태에서 A일병을 발로 차고 욕설을 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B일병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가혹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혐의는 '장난으로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남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재차 사과했지만 국민적 공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윤일병 구타사망 사건으로 군내 폭행과 관련해 전 국민의 분노가 높은 상황에서 사회 지도층 인사인 남 지사 아들이 구타 사건의 가해자인 것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분노가 더 커지는 모양세다.

여론이 악화되자 남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잘못을 저지른 아들을 대신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 모든 것은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이다"라며 머리를 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일로 남 지사가, 정치 인생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 지사는 그동안 새누리당 소장파 리더로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차기 대권주자로서 주가가 한창 치솟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들의 이번 군 폭력 사건에 남 지사의 대권가도에 악영향을 끼치며 남 지사의 꿈을 무참히 짓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아들만 둘인 남 지사는 평소 주변에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들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얘기를 자주해 이번일은 남 지사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 지사가 지사 사퇴 및 정치 은퇴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정몽준 전 의원도 아들 때문에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정 전 의원은 아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미개'발언에 눈물로 국민들에게 사죄까지 해야했다.

정 전 의원의 아들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해 ‘미개하다’는 글을 올려 세월호 유가족 및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정 전 의원 아들의 '막발 펫질'이 서울시장 낙선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고승덕 후보도 딸이 올린 ‘핵폭탄’급 글에 낙선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미국에 사는 전처의 딸인 고희경(미국명 캔디고) 씨가 선거 일주일 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식의 교육을 방치한 사람은 서울시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고 씨의 이같은 발언에 여론조사 1등을 달리던 고 후보는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감수하며 끝까지 완주했지만 결국 3위로 낙선했다. 딸에게 매정했다는 인상을 준 것이 민심의 호된 심판을 받은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도 자식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먼저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들 현철씨가 한보비리에 연루돼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현철씨는 결국 1997년 2월 뇌물수수 및 권력남용 혐의로 구속됐고,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차남 홍업씨와 3남 홍걸씨가 각각 이권청탁과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되는 아픔을 지켜봐야 했다.

전문가들은 자식의 잘못이 아버지한테 까지 책임이 미치는 것은 우리나라의 유교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저출산 현상으로 각 가정이 한 두명의 자녀가 대부분으로, 과도하게 자녀를 애지중지하면서 윤리교육과 시민의식을 소홀하게 한 것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정치인 부모를 도우며 부모에게 큰 도움을 주는 ‘효자’자녀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의 장남인 배우 송일국 씨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어머니인 김 최고위원의 선거를 열정적으로 도와 김 최고위원이 야당 강세지역이던 서울 송파병 지역에서 당선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와 함께 지난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수원영통에서 당선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의 딸은 선거과정에서 SNS로 선거 유세 당시 정치 역정과 가정에서 존경받는 아버지의 모습을 재기 발랄한 멘트로 표현해 ‘랜선효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아버지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이밖에 김부겸 전 대구시장 후보의 딸인 배우 윤세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아들, 윤완채 전 하남시장 후보의 아들도 아버지를 돕기 위해 SNS와 아버지를 소개하는 글을 올려 시민들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자식들이 사고를 치면 자식을 잘못 가르친 부모의 잘못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며"큰 뜻이 있는 정치인들과 관료들일수록 자식 교육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 정치권에 ‘자식주의보’ 발령
    • 입력 2014-08-19 15:16:17
    • 수정2014-08-19 16:27:04
    정치


정치권에 ‘자식주의보’가 발령됐다.

유력 정치인들의 자식들이 군 폭력 및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정치인 아버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자식들의 뜻하지 않은 실수에 정치인 아버지는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있다.

하지만 여론은 해당 정치인들에게 집안도 돌보지 못하면서 무슨 나라를 경영하느냐며 강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새누리당의 대권후보 반열에 올라선 남경필 경기지사가 아들 때문에 ‘큰 폭탄’을 맞았다.

육군에 따르면, 남 지사의 장남 남모(23)상병은 육군 6사단 예하 의무부대에 근무하며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같은 부대 A일병의 턱과 배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로 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남 상병은 또 전투화를 신은 상태에서 A일병을 발로 차고 욕설을 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B일병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가혹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혐의는 '장난으로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남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재차 사과했지만 국민적 공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윤일병 구타사망 사건으로 군내 폭행과 관련해 전 국민의 분노가 높은 상황에서 사회 지도층 인사인 남 지사 아들이 구타 사건의 가해자인 것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분노가 더 커지는 모양세다.

여론이 악화되자 남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잘못을 저지른 아들을 대신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 모든 것은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이다"라며 머리를 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일로 남 지사가, 정치 인생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 지사는 그동안 새누리당 소장파 리더로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차기 대권주자로서 주가가 한창 치솟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들의 이번 군 폭력 사건에 남 지사의 대권가도에 악영향을 끼치며 남 지사의 꿈을 무참히 짓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아들만 둘인 남 지사는 평소 주변에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들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얘기를 자주해 이번일은 남 지사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 지사가 지사 사퇴 및 정치 은퇴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정몽준 전 의원도 아들 때문에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정 전 의원은 아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미개'발언에 눈물로 국민들에게 사죄까지 해야했다.

정 전 의원의 아들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해 ‘미개하다’는 글을 올려 세월호 유가족 및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정 전 의원 아들의 '막발 펫질'이 서울시장 낙선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고승덕 후보도 딸이 올린 ‘핵폭탄’급 글에 낙선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미국에 사는 전처의 딸인 고희경(미국명 캔디고) 씨가 선거 일주일 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식의 교육을 방치한 사람은 서울시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고 씨의 이같은 발언에 여론조사 1등을 달리던 고 후보는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감수하며 끝까지 완주했지만 결국 3위로 낙선했다. 딸에게 매정했다는 인상을 준 것이 민심의 호된 심판을 받은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도 자식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먼저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들 현철씨가 한보비리에 연루돼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현철씨는 결국 1997년 2월 뇌물수수 및 권력남용 혐의로 구속됐고,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차남 홍업씨와 3남 홍걸씨가 각각 이권청탁과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되는 아픔을 지켜봐야 했다.

전문가들은 자식의 잘못이 아버지한테 까지 책임이 미치는 것은 우리나라의 유교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저출산 현상으로 각 가정이 한 두명의 자녀가 대부분으로, 과도하게 자녀를 애지중지하면서 윤리교육과 시민의식을 소홀하게 한 것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정치인 부모를 도우며 부모에게 큰 도움을 주는 ‘효자’자녀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의 장남인 배우 송일국 씨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어머니인 김 최고위원의 선거를 열정적으로 도와 김 최고위원이 야당 강세지역이던 서울 송파병 지역에서 당선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와 함께 지난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수원영통에서 당선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의 딸은 선거과정에서 SNS로 선거 유세 당시 정치 역정과 가정에서 존경받는 아버지의 모습을 재기 발랄한 멘트로 표현해 ‘랜선효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아버지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이밖에 김부겸 전 대구시장 후보의 딸인 배우 윤세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아들, 윤완채 전 하남시장 후보의 아들도 아버지를 돕기 위해 SNS와 아버지를 소개하는 글을 올려 시민들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자식들이 사고를 치면 자식을 잘못 가르친 부모의 잘못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며"큰 뜻이 있는 정치인들과 관료들일수록 자식 교육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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