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밝힌 유병언 사망 관련 수사 결과

입력 2014.08.19 (17:10) 수정 2014.08.1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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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이 19일 유씨의 사망이 범죄 등 타살일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라는 국과수의 통보를 받고 나서 수사본부를 구성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동안 경찰은 수사본부를 구성한 뒤 한달여 동안 2회에 걸친 부검, 법의학·법곤충학·생태환경 분석, 주요 장소에 대한 정밀 감식 등 과학적 수사방법과 함께 구속 피의자 조사, 22곳의 폐쇄회로(CC)TV 분석, 송치재 인근 주민·버스기사·자영업자 등 1천400여명에 대한 탐문 수사 등을 진행했다.

◇ 유병언의 송치재 별장 은신 전후 행적

유병언은 5월 3일 오후 11시께 경기 안성 측근의 집에서 양회정 등 6명과 함께 벤틀리 승용차 등을 타고 출발해 4일 오전 3시 30분께 송치재 별장에 도착한 이후 신모씨와 함께 별장에 계속 기거했다.

5월 25일 오전 1시 20분께 별장을 제공한 변모씨 부부가 검찰에 체포되고 인근 야망연수원에 머물던 양회정이 전주로 도주한 데 이어 같은날 오후 9시 30분께 인천지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신씨가 체포됐다.

이후 신씨가 6월 26일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체포될 당시에 별장 2층 밀실에 어두운 색 재킷과 생수 등을 넣어주고 입구를 소파로 막아 유병언을 피신시켰다고 진술하면서 유씨가 별장 비밀공간에 숨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신씨의 진술대로 밀실에서 발견된 소변과 물병, 머리카락 등에 대한 국과수 감정결과 유씨 DNA가 검출되면서 5월 25일 오후 11시 20분 이후 송치재 별장 2층 밀실에 혼자 남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6월 12일 오전 9시 4분께 유씨는 별장에서 약 2.5km 떨어진 박모씨의 매실 묘목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 사망 시점과 원인

경찰은 유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로부터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기는 판명되지 않았으나 골절 등의 외상과 체내 독극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감정결과를 회신받았다.

경찰은 사망 시기와 원인을 더욱 구체적으로 추정하기 위해 국과수, 고려대학교,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의뢰해 법곤충학 기법을 통한 실험·분석을 진행해 사망시점이 6월 2일 이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 강병화 명예교수는 변사체에 눌려 있는 풀과 주변 풀 이삭 상태 등을 비교해 발견시점으로부터 10일 이상, 1개월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서울대 법의학과 이윤성 교수는 변사현장 사진상 외상 및 변사체를 옮긴 증거는 없다고 자문했다.

가톨릭대 법의학과 강신몽 교수는 유씨 시신에서 저체온에 빠져 사망에 이를 때 나타나는 이상탈의 현상으로 미뤄볼 때 최종 사인을 저체온으로 판단했다.

◇ 변사 현장과 유류품 수사

경찰은 변사체 주변 풀과 관련해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 강병화 교수의 자문을 근거로 시신 바로 아래 눌려있던 풀은 변사체의 부패된 체액과 빛 차단으로 녹았고, 주변의 풀이 눕게 된 이유는 뿌리 부분이 부패한 체액과 산소부족으로 죽어가며 누렇게 변해 시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사 현장의 유류품 가운데 육포, 스쿠알렌, 막걸리 빈병, 상표 불상 소주 빈병, 보해골드 소주 빈병, 머스터드 소스통 등에서 유씨의 DNA가 검출됐다.

국과수 감정에서 매실 씨앗 3개와 청미래덩굴(맹감) 열매 16개 중 일부에서 유씨 DNA가 검출됐고, 변사 현장의 의복류와 돋보기 등도 측근들을 통해 유씨의 것임을 확인했다.

이 밖에 변사현장에서 발견된 '꿈같은 사랑' 글자가 박히고 열매와 먹걸리 병 등이 들어 있었던 천 가방(금수원 신도 사용)은 별장에서 압수한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막걸리 빈병 등의 소지 경위와 용도 등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 변사 현장 인근 등 수색 결과

경찰은 7월 22일부터 송치재에서 유씨가 전도사 시절 방문한 적이 있는 옛 순천교회까지 수색구간(직선 6.5km, 도로 8.8km)을 정하고 모두 28회에 걸쳐 전체인원 3천800여명과 수색견, 금속탐지기 228대 등을 동원해 정밀 수색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주병, 비료 포대, 물병, 사기그릇 조각 등을 발견했지만 유씨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 큰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 현장 유류품 등에 대한 증거 분석

경찰은 유씨의 의복류 7점, 천 가방 등 소지품 34점, 현장주변 수색 중 발견한 생수병 등 69점, 별장의 압수품 18점 등에 대해 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의복류에 대한 손상흔과 충격흔 감정 결과 예리한 도구 또는 둔기 등에 의한 손상은 없었으며, 내복과 팬티 등에서도 타격 등 외부 충격 시 발견되는 섬유 손상이나 잠재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신발에서 다수의 긁힌 흔적과 마찰 흔적이 나타나고, 특히 오른쪽 신발 우측 면에 위쪽 방향으로 나타난 긁힌 흔적은 도로에서 정상 보행시 나타나기 어려운 방향의 긁힌 흔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변사 현장 인근 CCTV 확인과 마을주민 탐문 결과

경찰은 학구삼거리를 중심으로 송치재에서 옛 순천교회 구간에 설치된 CCTV 22개와 차량 블랙박스 11개 등 녹화자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이 가운데 변사 현장 인근 회사에 설치된 CCTV에서 5월 29일 오전 11시 30분 누군가가 학구삼거리 쪽에서 변사현장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을 찾아 유씨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국과수와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등의 판독 결과 '원거리에서 촬영되고 해상도가 낮아 판독이 곤란하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았다.

유씨 유가족과 측근들도 영상을 보고 나서 일부는 '유병언과 비슷하다', 또 일부는 '모르겠다'고 함에 따라 경찰은 유씨로 특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경찰은 7개 탐문팀을 편성해 송치재에서 옛 순천교회 구간의 마을주민과 노선버스 운전자, 자영업자 등 1천400여명을 상대로 광범위한 탐문을 진행했지만, 학구마을 박모씨가 5월 30일 밤 개 2마리가 평소와 달리 크게 짖어 잠을 못 이뤘다는 진술 이외에는 유씨 사망과 관련한 특이한 진술을 받아내지 못했다.

◇ 수사 결론

경찰은 이 같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유병언의 사망에서 범죄의 흔적이나 사망 후 시신이 이동됐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사망 시기는 시신이 발견되기 10일 전인 6월 2일 이전이 유력하며, 사망원인은 이상탈의 현상을 토대로 저체온사로 판단한 전문가도 있지만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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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19 17:10:05
    • 수정2014-08-19 20: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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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이 19일 유씨의 사망이 범죄 등 타살일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라는 국과수의 통보를 받고 나서 수사본부를 구성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동안 경찰은 수사본부를 구성한 뒤 한달여 동안 2회에 걸친 부검, 법의학·법곤충학·생태환경 분석, 주요 장소에 대한 정밀 감식 등 과학적 수사방법과 함께 구속 피의자 조사, 22곳의 폐쇄회로(CC)TV 분석, 송치재 인근 주민·버스기사·자영업자 등 1천400여명에 대한 탐문 수사 등을 진행했다. ◇ 유병언의 송치재 별장 은신 전후 행적 유병언은 5월 3일 오후 11시께 경기 안성 측근의 집에서 양회정 등 6명과 함께 벤틀리 승용차 등을 타고 출발해 4일 오전 3시 30분께 송치재 별장에 도착한 이후 신모씨와 함께 별장에 계속 기거했다. 5월 25일 오전 1시 20분께 별장을 제공한 변모씨 부부가 검찰에 체포되고 인근 야망연수원에 머물던 양회정이 전주로 도주한 데 이어 같은날 오후 9시 30분께 인천지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신씨가 체포됐다. 이후 신씨가 6월 26일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체포될 당시에 별장 2층 밀실에 어두운 색 재킷과 생수 등을 넣어주고 입구를 소파로 막아 유병언을 피신시켰다고 진술하면서 유씨가 별장 비밀공간에 숨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신씨의 진술대로 밀실에서 발견된 소변과 물병, 머리카락 등에 대한 국과수 감정결과 유씨 DNA가 검출되면서 5월 25일 오후 11시 20분 이후 송치재 별장 2층 밀실에 혼자 남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6월 12일 오전 9시 4분께 유씨는 별장에서 약 2.5km 떨어진 박모씨의 매실 묘목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 사망 시점과 원인 경찰은 유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로부터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기는 판명되지 않았으나 골절 등의 외상과 체내 독극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감정결과를 회신받았다. 경찰은 사망 시기와 원인을 더욱 구체적으로 추정하기 위해 국과수, 고려대학교,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의뢰해 법곤충학 기법을 통한 실험·분석을 진행해 사망시점이 6월 2일 이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 강병화 명예교수는 변사체에 눌려 있는 풀과 주변 풀 이삭 상태 등을 비교해 발견시점으로부터 10일 이상, 1개월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서울대 법의학과 이윤성 교수는 변사현장 사진상 외상 및 변사체를 옮긴 증거는 없다고 자문했다. 가톨릭대 법의학과 강신몽 교수는 유씨 시신에서 저체온에 빠져 사망에 이를 때 나타나는 이상탈의 현상으로 미뤄볼 때 최종 사인을 저체온으로 판단했다. ◇ 변사 현장과 유류품 수사 경찰은 변사체 주변 풀과 관련해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 강병화 교수의 자문을 근거로 시신 바로 아래 눌려있던 풀은 변사체의 부패된 체액과 빛 차단으로 녹았고, 주변의 풀이 눕게 된 이유는 뿌리 부분이 부패한 체액과 산소부족으로 죽어가며 누렇게 변해 시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사 현장의 유류품 가운데 육포, 스쿠알렌, 막걸리 빈병, 상표 불상 소주 빈병, 보해골드 소주 빈병, 머스터드 소스통 등에서 유씨의 DNA가 검출됐다. 국과수 감정에서 매실 씨앗 3개와 청미래덩굴(맹감) 열매 16개 중 일부에서 유씨 DNA가 검출됐고, 변사 현장의 의복류와 돋보기 등도 측근들을 통해 유씨의 것임을 확인했다. 이 밖에 변사현장에서 발견된 '꿈같은 사랑' 글자가 박히고 열매와 먹걸리 병 등이 들어 있었던 천 가방(금수원 신도 사용)은 별장에서 압수한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막걸리 빈병 등의 소지 경위와 용도 등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 변사 현장 인근 등 수색 결과 경찰은 7월 22일부터 송치재에서 유씨가 전도사 시절 방문한 적이 있는 옛 순천교회까지 수색구간(직선 6.5km, 도로 8.8km)을 정하고 모두 28회에 걸쳐 전체인원 3천800여명과 수색견, 금속탐지기 228대 등을 동원해 정밀 수색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주병, 비료 포대, 물병, 사기그릇 조각 등을 발견했지만 유씨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 큰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 현장 유류품 등에 대한 증거 분석 경찰은 유씨의 의복류 7점, 천 가방 등 소지품 34점, 현장주변 수색 중 발견한 생수병 등 69점, 별장의 압수품 18점 등에 대해 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의복류에 대한 손상흔과 충격흔 감정 결과 예리한 도구 또는 둔기 등에 의한 손상은 없었으며, 내복과 팬티 등에서도 타격 등 외부 충격 시 발견되는 섬유 손상이나 잠재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신발에서 다수의 긁힌 흔적과 마찰 흔적이 나타나고, 특히 오른쪽 신발 우측 면에 위쪽 방향으로 나타난 긁힌 흔적은 도로에서 정상 보행시 나타나기 어려운 방향의 긁힌 흔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변사 현장 인근 CCTV 확인과 마을주민 탐문 결과 경찰은 학구삼거리를 중심으로 송치재에서 옛 순천교회 구간에 설치된 CCTV 22개와 차량 블랙박스 11개 등 녹화자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이 가운데 변사 현장 인근 회사에 설치된 CCTV에서 5월 29일 오전 11시 30분 누군가가 학구삼거리 쪽에서 변사현장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을 찾아 유씨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국과수와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등의 판독 결과 '원거리에서 촬영되고 해상도가 낮아 판독이 곤란하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았다. 유씨 유가족과 측근들도 영상을 보고 나서 일부는 '유병언과 비슷하다', 또 일부는 '모르겠다'고 함에 따라 경찰은 유씨로 특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경찰은 7개 탐문팀을 편성해 송치재에서 옛 순천교회 구간의 마을주민과 노선버스 운전자, 자영업자 등 1천400여명을 상대로 광범위한 탐문을 진행했지만, 학구마을 박모씨가 5월 30일 밤 개 2마리가 평소와 달리 크게 짖어 잠을 못 이뤘다는 진술 이외에는 유씨 사망과 관련한 특이한 진술을 받아내지 못했다. ◇ 수사 결론 경찰은 이 같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유병언의 사망에서 범죄의 흔적이나 사망 후 시신이 이동됐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사망 시기는 시신이 발견되기 10일 전인 6월 2일 이전이 유력하며, 사망원인은 이상탈의 현상을 토대로 저체온사로 판단한 전문가도 있지만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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