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검찰, 이번엔 바뀌어야

입력 2014.08.23 (07:34) 수정 2014.08.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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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식 해설위원]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길거리 음란행위’의 당사자는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의 씨씨티브이 화면 등을 세밀히 분석한 결괍니다.

김 전 지검장의 행위를 놓고 성도착증 등 개인적 일탈행위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검사장이라는 자리가 지닌 무게나 김 전 지검장의 처신, 검찰의 대응 등으로 볼 때 결코 개인문제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선 김 전 지검장은 처음부터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검사장이라는 신분을 숨긴 채 경찰 조사에 동생 이름을 대는 등 감추기에 급급했습니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경찰이 비슷한 사람을 잘못 봤다 황당하다’고 발뺌했습니다. 이런 사람이 차관급 고위공직자로, 검찰 수사의 최고위급 책임자로 지내왔습니다. 과연 그동안의 수사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국민들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도 문젭니다. 수사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위해서라며 서둘러 김 전 지검장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의원면직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김 전 지검장은 변호사 개업도 할 수 있고 공무원 연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자초하는 행위로, 검찰 내부에서도 반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스폰서 검사와 브로커 검사, 성추문 검사 등이 잇따랐지만 검찰은 그때마다 사표 수리 등 꼬리 자르기로 일관했습니다. 이번 ‘음란 검사’ 역시 이런 미온적 대처가 쌓여온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차라리 수뢰를 했다고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검찰 내 목소리가 이번 사건이 검찰을 얼마나 곤혹스럽게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검찰은 창피해 하기에 앞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알아야 합니다. 검찰의 대응도 당연히 예전과는 달라져야 합니다. 경찰은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김 전 지검장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검찰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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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검찰, 이번엔 바뀌어야
    • 입력 2014-08-23 07:36:39
    • 수정2014-08-25 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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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식 해설위원]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길거리 음란행위’의 당사자는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의 씨씨티브이 화면 등을 세밀히 분석한 결괍니다.

김 전 지검장의 행위를 놓고 성도착증 등 개인적 일탈행위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검사장이라는 자리가 지닌 무게나 김 전 지검장의 처신, 검찰의 대응 등으로 볼 때 결코 개인문제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선 김 전 지검장은 처음부터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검사장이라는 신분을 숨긴 채 경찰 조사에 동생 이름을 대는 등 감추기에 급급했습니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경찰이 비슷한 사람을 잘못 봤다 황당하다’고 발뺌했습니다. 이런 사람이 차관급 고위공직자로, 검찰 수사의 최고위급 책임자로 지내왔습니다. 과연 그동안의 수사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국민들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도 문젭니다. 수사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위해서라며 서둘러 김 전 지검장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의원면직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김 전 지검장은 변호사 개업도 할 수 있고 공무원 연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자초하는 행위로, 검찰 내부에서도 반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스폰서 검사와 브로커 검사, 성추문 검사 등이 잇따랐지만 검찰은 그때마다 사표 수리 등 꼬리 자르기로 일관했습니다. 이번 ‘음란 검사’ 역시 이런 미온적 대처가 쌓여온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차라리 수뢰를 했다고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검찰 내 목소리가 이번 사건이 검찰을 얼마나 곤혹스럽게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검찰은 창피해 하기에 앞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알아야 합니다. 검찰의 대응도 당연히 예전과는 달라져야 합니다. 경찰은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김 전 지검장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검찰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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