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잠수함과 SLBM…3가지 쟁점

입력 2014.08.27 (16:42) 수정 2014.08.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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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터넷 매체가 쓴 기사 하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하고 있다는 한 미국 언론 보도에 군과 정보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LBM은 잠수함에 탑재돼 발사되기 때문에, 고정기지에서 발사되거나 폭격기에 의해서 운반되는 탄도 미사일에 비해서 은밀성이 보장된다. 바다 속에서 은밀히 접근해 중요 목표 지점을 타격할 수 있는 위협적인 무기다.

미국의 정치·군사전문 웹진인 '워싱턴 프리 비컨'은 26일(현지시간) “최근 북한 잠수함에 장착된 미사일 발사관(missile tube)이 미국 정보기관에 목격돼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잡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개발 중이라는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만일 실제로 북한을 SLBM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발사할 기술을 갖고 있다면 북한의 군사 위협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바다 밑에서 사거리 2500~4000km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분석해 본다.



① 북한은 SLBM을 보유하고 있나?

몇가지 정황상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지난 2010년 10월 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무수단 미사일과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100주년 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KN-08이 그것이다.

무수단은 옛소련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인 R-27(나토명 SS-N-6), KN-08은 옛소련의 R-29와 형태가 아주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무수단과 KN-08이 옛소련 SLBM의 복사본(카피본)으로 보고 있다.

무수단은 사거리가 2500~4000km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KN-08은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아서 사거리가 알려져 있진 않지만 알라스카나 하와이, 미국 서해안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옛 소련제 R-27 SLBM을 사들였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 평가에서도, 북한이 러시아 잠수함 해체 시 터득한 기술을 이용해 잠수함 발사 장거리 미사일 혹은 수상함정에서 발사 가능한 사정거리 2500km를 초과하는 순항미사일 제작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적이 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은 “미사일 잠수함 개발이 사실이라면 사할린 섬 근처 공해에서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를 공격할 수 있고, 서해에서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괌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② 북한이 3000톤급 잠수함도 개발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금 단계에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북한이 설사 SLBM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이를 전력화하려면 수직발사대를 설치할 수 있는 3000t급 이상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1800t) 20여 척, 상어급 잠수함(325t급) 40여 척, 연어급(130t) 잠수정 10여 척 등 70여 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북한이 3000t급 잠수함을 건조했다는 징후가 한미 군 당국에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6월 16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잠수함 부대 방문 사실을 보도하면서 공개한 잠수함 사진도 자신들이 보유한 잠수함 중 가장 큰 로미오급(1800t)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북한은 확실한 핵 억제력을 갖추는 차원에서, 탄도 미사일 발사관을 보유한 잠수함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십수년간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게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물론 발사관을 탑재하기에는 북한 잠수함들의 덩치가 너무 작았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세계적 권위의 군사연감인 '제인 함정 연감'(Jane's Fighting Ships)이 1994년 5월호에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골프급과 로미오급을 포함해 40개의 퇴역 잠수함을 사들였다"고 밝힌 바 있어 러시아제 퇴역 잠수함을 역설계해 3000t 이상인 골프급 잠수함을 비밀리에 개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골프급은 수직발사대 설치가 가능한 3500t급 잠수함으로 함교 쪽에 SLBM 3발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전문가는 27일 "북한은 러시아제 잠수함을 고철로 수입했는데 이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SLBM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수직발사대를 갖춘 3000t급 잠수함을 건조했고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SLBM의 개발도 완료했다면, 북한의 핵위협은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게 된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군사 강국만이 잠수함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며 "북한의 기술력을 고려할 때 SLBM을 실전 배치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해군도 현재 1800t급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직발사대를 갖춘 3000t급 잠수함은 개발 중이다.



③ 위성항법 기술을 중국이 공유한다면?

북한의 미사일 잠수함 기술이 현실화되려면 마지막 남은 관건은 바로 위성항법 장치 개발이다. 잠수함에 탑재된 미사일을 목표지점에 정확히 타격하는 위성 항법 기술은 필수다.

워싱턴 프리 비컨은 미국의 군사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골프급 잠수함 개발에도 애를 먹겠지만 위성항법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또다른 장애물이다”라고 분석했다.

우려되는 건 중국의 기술 이전 가능성이다. 한반도 소식통들은 최근 중국이 베이두 위성항법 기술을 북한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위성항법 기술이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라는 의미다.

‘워싱턴 프리비컨’은 북한의 잠수함 미사일 개발을 우려하는 것은, 이런 중거리 탄도탄에 조잡한 수준의 핵탄두를 장착하거나 화학무기 또는 생물학 무기를 실은 탄두를 달고 미국을 공격하면 방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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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7 16:42:12
    • 수정2014-08-27 17:51:41
    정치
미국의 인터넷 매체가 쓴 기사 하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하고 있다는 한 미국 언론 보도에 군과 정보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LBM은 잠수함에 탑재돼 발사되기 때문에, 고정기지에서 발사되거나 폭격기에 의해서 운반되는 탄도 미사일에 비해서 은밀성이 보장된다. 바다 속에서 은밀히 접근해 중요 목표 지점을 타격할 수 있는 위협적인 무기다.

미국의 정치·군사전문 웹진인 '워싱턴 프리 비컨'은 26일(현지시간) “최근 북한 잠수함에 장착된 미사일 발사관(missile tube)이 미국 정보기관에 목격돼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잡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개발 중이라는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만일 실제로 북한을 SLBM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발사할 기술을 갖고 있다면 북한의 군사 위협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바다 밑에서 사거리 2500~4000km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분석해 본다.



① 북한은 SLBM을 보유하고 있나?

몇가지 정황상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지난 2010년 10월 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무수단 미사일과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100주년 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KN-08이 그것이다.

무수단은 옛소련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인 R-27(나토명 SS-N-6), KN-08은 옛소련의 R-29와 형태가 아주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무수단과 KN-08이 옛소련 SLBM의 복사본(카피본)으로 보고 있다.

무수단은 사거리가 2500~4000km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KN-08은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아서 사거리가 알려져 있진 않지만 알라스카나 하와이, 미국 서해안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옛 소련제 R-27 SLBM을 사들였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 평가에서도, 북한이 러시아 잠수함 해체 시 터득한 기술을 이용해 잠수함 발사 장거리 미사일 혹은 수상함정에서 발사 가능한 사정거리 2500km를 초과하는 순항미사일 제작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적이 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은 “미사일 잠수함 개발이 사실이라면 사할린 섬 근처 공해에서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를 공격할 수 있고, 서해에서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괌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② 북한이 3000톤급 잠수함도 개발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금 단계에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북한이 설사 SLBM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이를 전력화하려면 수직발사대를 설치할 수 있는 3000t급 이상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1800t) 20여 척, 상어급 잠수함(325t급) 40여 척, 연어급(130t) 잠수정 10여 척 등 70여 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북한이 3000t급 잠수함을 건조했다는 징후가 한미 군 당국에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6월 16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잠수함 부대 방문 사실을 보도하면서 공개한 잠수함 사진도 자신들이 보유한 잠수함 중 가장 큰 로미오급(1800t)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북한은 확실한 핵 억제력을 갖추는 차원에서, 탄도 미사일 발사관을 보유한 잠수함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십수년간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게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물론 발사관을 탑재하기에는 북한 잠수함들의 덩치가 너무 작았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세계적 권위의 군사연감인 '제인 함정 연감'(Jane's Fighting Ships)이 1994년 5월호에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골프급과 로미오급을 포함해 40개의 퇴역 잠수함을 사들였다"고 밝힌 바 있어 러시아제 퇴역 잠수함을 역설계해 3000t 이상인 골프급 잠수함을 비밀리에 개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골프급은 수직발사대 설치가 가능한 3500t급 잠수함으로 함교 쪽에 SLBM 3발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전문가는 27일 "북한은 러시아제 잠수함을 고철로 수입했는데 이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SLBM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수직발사대를 갖춘 3000t급 잠수함을 건조했고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SLBM의 개발도 완료했다면, 북한의 핵위협은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게 된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군사 강국만이 잠수함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며 "북한의 기술력을 고려할 때 SLBM을 실전 배치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해군도 현재 1800t급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직발사대를 갖춘 3000t급 잠수함은 개발 중이다.



③ 위성항법 기술을 중국이 공유한다면?

북한의 미사일 잠수함 기술이 현실화되려면 마지막 남은 관건은 바로 위성항법 장치 개발이다. 잠수함에 탑재된 미사일을 목표지점에 정확히 타격하는 위성 항법 기술은 필수다.

워싱턴 프리 비컨은 미국의 군사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골프급 잠수함 개발에도 애를 먹겠지만 위성항법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또다른 장애물이다”라고 분석했다.

우려되는 건 중국의 기술 이전 가능성이다. 한반도 소식통들은 최근 중국이 베이두 위성항법 기술을 북한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위성항법 기술이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라는 의미다.

‘워싱턴 프리비컨’은 북한의 잠수함 미사일 개발을 우려하는 것은, 이런 중거리 탄도탄에 조잡한 수준의 핵탄두를 장착하거나 화학무기 또는 생물학 무기를 실은 탄두를 달고 미국을 공격하면 방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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