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땅속 정보’ 통합관리 시급

[장한식 해설위원]

서울 잠실 석촌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과 동공은 부실시공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서울시 조사단은 시공사가 지하철 터널굴착을 하면서 토사를 14% 더 파낸데다 지반 보강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직접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밝혀냈다면 그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합니다.

싱크홀이 발생한 지역은 모래와 자갈로 구성된 연약지반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당초 설계는 42곳에 시멘트 풀을 채우는 보강공사를 하도록 돼 있었지만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9곳만 채웠습니다. 그 결과 곳곳에서 흙이 쏟아져 내려 동공이 생기고 지반이 내려앉았으니 부실시공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완벽한 복구는 물론이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한 뒤 후속공사를 해야 합니다. 시공사의 책임이 크긴 하지만, 시스템의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일본 도쿄 등 선진국 대도시들은 땅 위는 물론이고 땅 아래도 어떤 지반으로 구성돼 있고 어떤 관과 선이 깔려있는지 알려주는 땅속 지도가 마련돼 있어, 지하공사를 맡은 시공업체에 넘겨줍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울을 비롯해 어느 지자체도 땅속 종합지도가 없습니다.
삼성물산도 공사현장의 땅속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연약지반 아래에서 터널굴착을 하면서도 특별히 주의하지 않았던 겁니다.좁은 국토에 지하공간 개발이 더 많은 나라인데도 공사 후 묻어버리면 끝이었던 게 우리 현실입니다.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땅속 세계의 공사와 안전관리를 총괄할 컨트롤타워도 필요합니다.

최근 1주일 사이에도 서울과 대구,광주,창원에서 싱크홀이 발생하는 등 잇단 땅 꺼짐 현상에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원인규명도 중요하지만 땅속 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종합지도와 통합관리체계 구축은 그 못지않게 시급한 과젭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