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내 인생 미리 본다! 이색 체험

입력 2014.09.03 (08:18) 수정 2014.09.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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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어둠 속의 대화라고요, 영어로는 다이얼로그 인더 다크 라고 하는 체험 전시 들어보셨나요?

시각 장애 체험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실은 그 이상이라고 하죠.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90분 동안 체험을 하는 세계적 전시인데요.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체험을 해봐야 그 진가를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요.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노인이 됐을 때, 그리고 세상과 작별할 때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들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김병용 기자가 소개해드릴 텐데요.

어디부터 갈까요?

<기자 멘트>

네, 연령대별로 만나볼텐데요. 앵커를 하고 계신 두분은 지금 30대시죠.

혹시 지금부터 30년 뒤의 내모습을 상상해보신적 있으세요?

환갑이 된다면... 왠지 몸도 많이 변해있을것 같고..

이처럼 불확실한 미래를 미리 체험해보는 이른바 인생 체험 현장이 있습니다.

현재의 내가 아닌 미래 나를 만나는 시간.

젊은 청소년들에겐 소중한 체험의 기회를, 중장년층에겐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내가 아닌 나를 만나는 현장.

지금부터 가 보시죠.

<리포트>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 체험센터. 한창 미래에 대한 장밋빛 꿈을 키워가는 고등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인터뷰> 이선진(경기도 안양시) : "(꿈이 뭐에요?)뮤지컬 배우 아니면 연예인이요."

<인터뷰> 김지현(경기도 안양시) : "가수 준비하고 있거든요”

요즘 아이들이 가장 관심 많은 대중예술분야! 현직 전문 예술가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해 진로교육을 하는 곳입니다.

교과서적인 이론 교육이 아닌 직접 현업의 활동을 체험해보고 인생 선배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요.

막연했던 자신의 미래를 조금 더 진지하고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철준(대중예술 체험센터 대표) : "대중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은데요. 특별히 이걸 교육 프로그램화 하고 체험에 포커스를 맞춰서 여기에 꿈을 갖고 직업을 삼고자 하는 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진행하게 됐습니다."

대중가수와 팝페라 가수를 비롯해 연극배우, 포토그래퍼, 댄서, 안무가 등은 물론 시나리오 작가, 음악감독, 공연기획자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체험해볼 수 있는데요.

1회 체험뿐 아니라 직업군 별로 심화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지현(경기도 안양시) : "막연히 이 직업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가수에 대해서 좀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인터뷰> 이선진(경기도 안양시) : "앞으로 제 꿈을 위해서 조금 더 노력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좋아요."

나이가 들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노년의 삶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녹취> "80세 노인이 되어 보려고 왔습니다."

80세의 몸상태가 되어 2시간 정도 일상생활을 가상적으로 경험해보는 것인데요.

먼저 6키로그램이 넘는 압박 장비부터 녹내장과 백내장을 반영한 고글 등 체험복을 착용해야 합니다.

<녹취> "할머니 등을 만드시는 거예요. 할머니 등을 만들면 등에 딱 밀착이 됩니다."

몸은 벌써부터 천근만근입니다.

<녹취> "벌써 묵직하네요."

<인터뷰> 이진숙(서울시 노원구) : "로봇이 된것 같아요. 마음대로 관절이 말을 안 들으니까..."

본격적으로 체험을 시작해보는데요.

그동안 지극히 간단하게 생각했던 일상생활들이 무엇하나 쉽게 되는 것이 없습니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몸..

여기저기서 신음소리도 터져나옵니다.

<녹취> "아이고 너무 힘들어요. 아이고 힘들어요 몸살날것 같아요."

<인터뷰> 이진숙(서울시 노원구) : "허리를 구부려야 되는게 제일 힘드네요. 어깨에 힘이 주어지니까..."

<인터뷰> 김혜림(서울시 강남구) : "너무 답답하고 할아버지들이 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참 많은데 그게 왜 그런지 알 것 같아요."

그동안 잘 이해되지 않았던 부모님, 어르신들의 몸을 직접 체험해본 소감은 어땠을까요?

<녹취> "정말 개운하고 행복해요. 정말 시원해요 날아갈 것 같아요."

<인터뷰> 박미선(서울시 중구) : "저도 이제 곧 노인이 되는데 운동도 열심히 하고 불편한 여러 가지 것들이 생기지 않게 몸 관리를 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터뷰> 최영주(경기도 고양시) : "이렇게 밖에 할 수 없구나 굉장히 불편하겠다 하는 생각을 하니까 부모님한테 어떻게 해드리는 게 효도인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어요."

누구나 노인이 되듯 누구나 한번 겪게 될 또 다른 미래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차분하게 앉아서 사진을 찍는데요.

<인터뷰> 최경근(경기도 군포시) : "인생 마무리 하려고 체험하러 왔습니다. 그래서 찍는 겁니다."

이 세상에 남기는 나의 마지막 사진...

바로 영정사진입니다.

<녹취> "나 예쁘게 잘 나왔어요. 좋으면서도 이상해요."

자신의 영정 사진을 들고 저승사자의 안내를 받아 체험실로 들어가는데요.

관과 수의를 보니 왠지 두렵기도 합니다.

<녹취> "무서워 죽겠어요. 모두 수의를 집어 들어 입으세요."

한번쯤은 생각했던 마지막 순간...

하지만 막상 닥치니 마음이 복잡합니다.

<녹취> "기분이 이상해요. 갈 때 이렇게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자신이 누울 관을 옆에 두고 마지막으로 남길 유서를 쓰는데요.

보고 싶은 사람, 후회되는 일들 천지입니다.

<인터뷰> 최경근(경기도 군포시) : "(누가 제일 생각나세요?)아버지 어머니죠."

<인터뷰> 임정애(경기도 군포시) : "(자식들에게) 못 해준게 너무 많죠. 도시락도 한번 제대로 못 싸주고... 너무 너무 많지. 박설자 / 경기도 군포시 <인터뷰> 내가 죽고 없으면 잘 살아야 할텐데 그게 걱정이 되고..."

드디어 세상과 작별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조용히 관속에 몸을 누이는데요.

관이 닫히는 순간...

어둠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15분간 체험자들은 세상과 잠시 이별을 고합니다.

잠시 후 관이 열리자 체험자들은 마치 새로운 인생을 선물 받은 기분입니다.

<녹취> "다 털어버릴거에요. 아픈것 다 털어버릴거에요."

이생의 마지막 길을 경험해본 체험자들...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인터뷰> 이은녀(경기도 군포시) : "의미 있었다고봐요. 내가 베풀수 있는데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살다 가야겠구나."

<인터뷰> 김윤선(경기도 군포시) : "얼굴 붉힐 일도 좀 참고 양해하고 그렇게 남은 인생을 보내야겠다 하는걸 느꼈어요."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하는 불활실한 미래...

살아봐야 아는게 인생이라지만 조금더 의미있는 인생을 위한 준비가 때론 필요하지 않을까요?

미래의 나와 만나는 특별한 인생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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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내 인생 미리 본다! 이색 체험
    • 입력 2014-09-03 08:17:00
    • 수정2014-09-03 10:01:4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여러분, 어둠 속의 대화라고요, 영어로는 다이얼로그 인더 다크 라고 하는 체험 전시 들어보셨나요?

시각 장애 체험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실은 그 이상이라고 하죠.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90분 동안 체험을 하는 세계적 전시인데요.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체험을 해봐야 그 진가를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요.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노인이 됐을 때, 그리고 세상과 작별할 때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들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김병용 기자가 소개해드릴 텐데요.

어디부터 갈까요?

<기자 멘트>

네, 연령대별로 만나볼텐데요. 앵커를 하고 계신 두분은 지금 30대시죠.

혹시 지금부터 30년 뒤의 내모습을 상상해보신적 있으세요?

환갑이 된다면... 왠지 몸도 많이 변해있을것 같고..

이처럼 불확실한 미래를 미리 체험해보는 이른바 인생 체험 현장이 있습니다.

현재의 내가 아닌 미래 나를 만나는 시간.

젊은 청소년들에겐 소중한 체험의 기회를, 중장년층에겐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내가 아닌 나를 만나는 현장.

지금부터 가 보시죠.

<리포트>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 체험센터. 한창 미래에 대한 장밋빛 꿈을 키워가는 고등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인터뷰> 이선진(경기도 안양시) : "(꿈이 뭐에요?)뮤지컬 배우 아니면 연예인이요."

<인터뷰> 김지현(경기도 안양시) : "가수 준비하고 있거든요”

요즘 아이들이 가장 관심 많은 대중예술분야! 현직 전문 예술가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해 진로교육을 하는 곳입니다.

교과서적인 이론 교육이 아닌 직접 현업의 활동을 체험해보고 인생 선배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요.

막연했던 자신의 미래를 조금 더 진지하고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철준(대중예술 체험센터 대표) : "대중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은데요. 특별히 이걸 교육 프로그램화 하고 체험에 포커스를 맞춰서 여기에 꿈을 갖고 직업을 삼고자 하는 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진행하게 됐습니다."

대중가수와 팝페라 가수를 비롯해 연극배우, 포토그래퍼, 댄서, 안무가 등은 물론 시나리오 작가, 음악감독, 공연기획자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체험해볼 수 있는데요.

1회 체험뿐 아니라 직업군 별로 심화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지현(경기도 안양시) : "막연히 이 직업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가수에 대해서 좀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인터뷰> 이선진(경기도 안양시) : "앞으로 제 꿈을 위해서 조금 더 노력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좋아요."

나이가 들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노년의 삶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녹취> "80세 노인이 되어 보려고 왔습니다."

80세의 몸상태가 되어 2시간 정도 일상생활을 가상적으로 경험해보는 것인데요.

먼저 6키로그램이 넘는 압박 장비부터 녹내장과 백내장을 반영한 고글 등 체험복을 착용해야 합니다.

<녹취> "할머니 등을 만드시는 거예요. 할머니 등을 만들면 등에 딱 밀착이 됩니다."

몸은 벌써부터 천근만근입니다.

<녹취> "벌써 묵직하네요."

<인터뷰> 이진숙(서울시 노원구) : "로봇이 된것 같아요. 마음대로 관절이 말을 안 들으니까..."

본격적으로 체험을 시작해보는데요.

그동안 지극히 간단하게 생각했던 일상생활들이 무엇하나 쉽게 되는 것이 없습니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몸..

여기저기서 신음소리도 터져나옵니다.

<녹취> "아이고 너무 힘들어요. 아이고 힘들어요 몸살날것 같아요."

<인터뷰> 이진숙(서울시 노원구) : "허리를 구부려야 되는게 제일 힘드네요. 어깨에 힘이 주어지니까..."

<인터뷰> 김혜림(서울시 강남구) : "너무 답답하고 할아버지들이 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참 많은데 그게 왜 그런지 알 것 같아요."

그동안 잘 이해되지 않았던 부모님, 어르신들의 몸을 직접 체험해본 소감은 어땠을까요?

<녹취> "정말 개운하고 행복해요. 정말 시원해요 날아갈 것 같아요."

<인터뷰> 박미선(서울시 중구) : "저도 이제 곧 노인이 되는데 운동도 열심히 하고 불편한 여러 가지 것들이 생기지 않게 몸 관리를 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터뷰> 최영주(경기도 고양시) : "이렇게 밖에 할 수 없구나 굉장히 불편하겠다 하는 생각을 하니까 부모님한테 어떻게 해드리는 게 효도인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어요."

누구나 노인이 되듯 누구나 한번 겪게 될 또 다른 미래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차분하게 앉아서 사진을 찍는데요.

<인터뷰> 최경근(경기도 군포시) : "인생 마무리 하려고 체험하러 왔습니다. 그래서 찍는 겁니다."

이 세상에 남기는 나의 마지막 사진...

바로 영정사진입니다.

<녹취> "나 예쁘게 잘 나왔어요. 좋으면서도 이상해요."

자신의 영정 사진을 들고 저승사자의 안내를 받아 체험실로 들어가는데요.

관과 수의를 보니 왠지 두렵기도 합니다.

<녹취> "무서워 죽겠어요. 모두 수의를 집어 들어 입으세요."

한번쯤은 생각했던 마지막 순간...

하지만 막상 닥치니 마음이 복잡합니다.

<녹취> "기분이 이상해요. 갈 때 이렇게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자신이 누울 관을 옆에 두고 마지막으로 남길 유서를 쓰는데요.

보고 싶은 사람, 후회되는 일들 천지입니다.

<인터뷰> 최경근(경기도 군포시) : "(누가 제일 생각나세요?)아버지 어머니죠."

<인터뷰> 임정애(경기도 군포시) : "(자식들에게) 못 해준게 너무 많죠. 도시락도 한번 제대로 못 싸주고... 너무 너무 많지. 박설자 / 경기도 군포시 <인터뷰> 내가 죽고 없으면 잘 살아야 할텐데 그게 걱정이 되고..."

드디어 세상과 작별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조용히 관속에 몸을 누이는데요.

관이 닫히는 순간...

어둠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15분간 체험자들은 세상과 잠시 이별을 고합니다.

잠시 후 관이 열리자 체험자들은 마치 새로운 인생을 선물 받은 기분입니다.

<녹취> "다 털어버릴거에요. 아픈것 다 털어버릴거에요."

이생의 마지막 길을 경험해본 체험자들...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인터뷰> 이은녀(경기도 군포시) : "의미 있었다고봐요. 내가 베풀수 있는데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살다 가야겠구나."

<인터뷰> 김윤선(경기도 군포시) : "얼굴 붉힐 일도 좀 참고 양해하고 그렇게 남은 인생을 보내야겠다 하는걸 느꼈어요."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하는 불활실한 미래...

살아봐야 아는게 인생이라지만 조금더 의미있는 인생을 위한 준비가 때론 필요하지 않을까요?

미래의 나와 만나는 특별한 인생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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