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퉈 복권 발행

입력 2002.02.1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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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 부처 산하 10개 공공기관이 뛰어든 복권산업이 각 기관들의 판매경쟁과열로 기금조성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거액의 당첨금이 걸린 복권의 발행으로 사행심을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철우, 이민영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93년부터 복권사업을 시작한 한국과학문화재단입니다.
이 단체가 지난 한 해 동안 판매한 복권판매액은 1363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당첨금은 625억원, 판매상의 마진 등을 포함한 기타비용이 364억원인 반면 당초 조성하려던 과학기술진흥기금은 374억원에 불과합니다.
전체 복권판매액의 4분의 1 정도에 그쳐 당초 기금조성의 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복권 발행기관이 많다 보니 각 기관들은 이 같은 판매상들에게 경쟁적으로 마진율을 높여 복권판매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10개 기관에서 발행하는 복권이 20여 가지나 난립하면서 판매상의 마진율은 즉석복권은 판매금액의 25%, 추첨식 복권은 15%로 치솟았습니다.
⊙복귄발행기관 관계자: 혼자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9개 기관에서 공급을 합니다.
그러면 판매기관이 파워가 있게 되죠. 그러면 (마진을 )더주는 것을 팔죠.
⊙기자: 특히 판매상들에게 복권을 외상으로 주고 거액을 회수하지 못한 기관도 있습니다.
⊙복권발행기관 관계자: 복권 발행 기관들 대다수가 악성 미수금이 백억 원씩 됩니다.
⊙기자: 너도나도 복권사업에 뛰어든 공공기관들의 제살 깎아먹기식 운영 속에 기금조성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철우입니다.
⊙기자: 이 복권방에서 복권을 구입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100여 명입니다.
그러나 상식을 벗어난 구매자도 많습니다.
⊙복권 판매 업자: 120만원어치 샀다고 당첨된 것을 이 만큼 가져왔어요. 30만원어치 사 간 사람도 있고, 20만원어치 사 간 사람도 많죠.
⊙기자: 외국처럼 거액의 당첨금이 가능한 복권이 오는 9월 국내에서도 발행됩니다.
이 복권은 기존의 복권과는 달리 구매자가 복권번호를 직접 조합해 만듭니다.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당첨금은 다음 회로 계속 넘어가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당첨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복권발행 은행 직원: 1∼2회만 이월이 돼도 최고 당첨금에 육박할 거예요. 최고 당첨금 수준만 제한하는 거죠. 사회적 정서를 감안해서.
⊙기자: 하지만 국가기관이 앞장서서 거액의 당첨금이 걸린 복권을 계속 발행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재천(변호사): 공적자금 마련이라는 목적만으로 사행심 추구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복권 단일화, 공적기금의 분배기능 강화, 발행한도제 등의 규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자: 국가기관의 경쟁적 복권발행이 기금조성이라는 본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사행심만 조장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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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다퉈 복권 발행
    • 입력 2002-02-1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정부 부처 산하 10개 공공기관이 뛰어든 복권산업이 각 기관들의 판매경쟁과열로 기금조성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거액의 당첨금이 걸린 복권의 발행으로 사행심을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철우, 이민영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93년부터 복권사업을 시작한 한국과학문화재단입니다. 이 단체가 지난 한 해 동안 판매한 복권판매액은 1363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당첨금은 625억원, 판매상의 마진 등을 포함한 기타비용이 364억원인 반면 당초 조성하려던 과학기술진흥기금은 374억원에 불과합니다. 전체 복권판매액의 4분의 1 정도에 그쳐 당초 기금조성의 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복권 발행기관이 많다 보니 각 기관들은 이 같은 판매상들에게 경쟁적으로 마진율을 높여 복권판매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10개 기관에서 발행하는 복권이 20여 가지나 난립하면서 판매상의 마진율은 즉석복권은 판매금액의 25%, 추첨식 복권은 15%로 치솟았습니다. ⊙복귄발행기관 관계자: 혼자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9개 기관에서 공급을 합니다. 그러면 판매기관이 파워가 있게 되죠. 그러면 (마진을 )더주는 것을 팔죠. ⊙기자: 특히 판매상들에게 복권을 외상으로 주고 거액을 회수하지 못한 기관도 있습니다. ⊙복권발행기관 관계자: 복권 발행 기관들 대다수가 악성 미수금이 백억 원씩 됩니다. ⊙기자: 너도나도 복권사업에 뛰어든 공공기관들의 제살 깎아먹기식 운영 속에 기금조성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철우입니다. ⊙기자: 이 복권방에서 복권을 구입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100여 명입니다. 그러나 상식을 벗어난 구매자도 많습니다. ⊙복권 판매 업자: 120만원어치 샀다고 당첨된 것을 이 만큼 가져왔어요. 30만원어치 사 간 사람도 있고, 20만원어치 사 간 사람도 많죠. ⊙기자: 외국처럼 거액의 당첨금이 가능한 복권이 오는 9월 국내에서도 발행됩니다. 이 복권은 기존의 복권과는 달리 구매자가 복권번호를 직접 조합해 만듭니다.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당첨금은 다음 회로 계속 넘어가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당첨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복권발행 은행 직원: 1∼2회만 이월이 돼도 최고 당첨금에 육박할 거예요. 최고 당첨금 수준만 제한하는 거죠. 사회적 정서를 감안해서. ⊙기자: 하지만 국가기관이 앞장서서 거액의 당첨금이 걸린 복권을 계속 발행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재천(변호사): 공적자금 마련이라는 목적만으로 사행심 추구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복권 단일화, 공적기금의 분배기능 강화, 발행한도제 등의 규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자: 국가기관의 경쟁적 복권발행이 기금조성이라는 본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사행심만 조장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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