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 의원, 청와대·동료 의원에 ‘입법 청탁’

입력 2014.09.05 (11:17) 수정 2014.09.0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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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로비를 받은 혐의로 5일 구속기소된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49) 의원은 청와대에 청탁전화를 거는가 하면 동료 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등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신계륜(60)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의 교명변경 법안에 대해 교육부의 반대가 심하다는 소식을 지난 2월 이 학교 김민성(55) 이사장에게 전해들었다.

김 의원은 그 자리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교육부의 반대 의견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신계륜 의원실 주최로 2월19일에 열린 '직업전문학교 명칭개선 관련 정·관·민 간담회'에 예고도 없이 참석해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에게 법률 개정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었다.

김 의원은 4월21일 법률 개정안이 환경노동위원회 법안 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사실을 확인하고 김 이사장에게 곧바로 알려주는가 하면 이틀 뒤에는 SAC를 직접 찾아가 축하했다.

4월28일에는 김 이사장과 함께 조문을 다녀오는 길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같은당 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도와달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이사장은 김 의원과 친분을 두텁게 쌓은 뒤 사실상 국회 상대 '로비창구'로 활용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30일 SAC 건물 옥상 '하늘정원'에서 전현희 전 의원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8월 초에는 서울시내 호텔에서 단둘이 만나 저녁식사도 했다. 이자리에서 김 의원은 "국회 상임위 간사도 해봤고 입법추진 절차를 잘 알고 있으니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9일 환경노동위원장이던 같은당 신 의원과 김 이사장을 소개해줬다. 문제의 법안은 9월12일 발의됐고 이틀 뒤에는 이들의 친목모임인 '오봉회'가 결성됐다.

오봉회는 두 사람과 전현희 전 의원, 신계륜 의원, SAC 장모 교수가 북한산 우이령 둘레길을 등반하며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제주도로 1박2일 여행을 갔고 SAC 옥상에서 바비큐 파티를 여는가 하면 연말에는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도 관람했다.

두 사람의 친분은 선거운동 지원까지 함께할 정도로 발전했다. 김 이사장은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5월29일부터 이틀 동안 김 의원과 신 의원을 따라 제주도에 내려가 신구범 제주지사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함께 와인도 한잔했다.

김 이사장은 심지어 자신의 학교 교수를 통해 중학생인 김 의원 딸의 진학상담과 음악이론 강습을 무료로 해줬다.

이런 친분 탓인지 두 사람의 뒷거래도 대담했다.

김 의원은 김 이사장을 만나러 SAC에 자주 찾아갔고 상품권이나 5만원권 현금뭉치가 오갔다. 김 이사장 사무실뿐만 아니라 SAC 건물 18층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도 뇌물을 받았다.

지난 2월19일에는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2천만원을 챙겼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인 5월30일 새벽에는 대범하게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앞 길가에서 1천만원을 받았다. 신 의원과 와인을 마신 뒤 두 사람이 함께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이 김 이사장을 '형님'이라고 부르며 SAC를 여러 차례 직접 방문하는 등 친분을 유지하면서 법률 개정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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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윤 의원, 청와대·동료 의원에 ‘입법 청탁’
    • 입력 2014-09-05 11:17:57
    • 수정2014-09-05 13:01:19
    연합뉴스
입법로비를 받은 혐의로 5일 구속기소된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49) 의원은 청와대에 청탁전화를 거는가 하면 동료 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등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신계륜(60)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의 교명변경 법안에 대해 교육부의 반대가 심하다는 소식을 지난 2월 이 학교 김민성(55) 이사장에게 전해들었다.

김 의원은 그 자리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교육부의 반대 의견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신계륜 의원실 주최로 2월19일에 열린 '직업전문학교 명칭개선 관련 정·관·민 간담회'에 예고도 없이 참석해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에게 법률 개정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었다.

김 의원은 4월21일 법률 개정안이 환경노동위원회 법안 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사실을 확인하고 김 이사장에게 곧바로 알려주는가 하면 이틀 뒤에는 SAC를 직접 찾아가 축하했다.

4월28일에는 김 이사장과 함께 조문을 다녀오는 길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같은당 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도와달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이사장은 김 의원과 친분을 두텁게 쌓은 뒤 사실상 국회 상대 '로비창구'로 활용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30일 SAC 건물 옥상 '하늘정원'에서 전현희 전 의원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8월 초에는 서울시내 호텔에서 단둘이 만나 저녁식사도 했다. 이자리에서 김 의원은 "국회 상임위 간사도 해봤고 입법추진 절차를 잘 알고 있으니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9일 환경노동위원장이던 같은당 신 의원과 김 이사장을 소개해줬다. 문제의 법안은 9월12일 발의됐고 이틀 뒤에는 이들의 친목모임인 '오봉회'가 결성됐다.

오봉회는 두 사람과 전현희 전 의원, 신계륜 의원, SAC 장모 교수가 북한산 우이령 둘레길을 등반하며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제주도로 1박2일 여행을 갔고 SAC 옥상에서 바비큐 파티를 여는가 하면 연말에는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도 관람했다.

두 사람의 친분은 선거운동 지원까지 함께할 정도로 발전했다. 김 이사장은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5월29일부터 이틀 동안 김 의원과 신 의원을 따라 제주도에 내려가 신구범 제주지사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함께 와인도 한잔했다.

김 이사장은 심지어 자신의 학교 교수를 통해 중학생인 김 의원 딸의 진학상담과 음악이론 강습을 무료로 해줬다.

이런 친분 탓인지 두 사람의 뒷거래도 대담했다.

김 의원은 김 이사장을 만나러 SAC에 자주 찾아갔고 상품권이나 5만원권 현금뭉치가 오갔다. 김 이사장 사무실뿐만 아니라 SAC 건물 18층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도 뇌물을 받았다.

지난 2월19일에는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2천만원을 챙겼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인 5월30일 새벽에는 대범하게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앞 길가에서 1천만원을 받았다. 신 의원과 와인을 마신 뒤 두 사람이 함께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이 김 이사장을 '형님'이라고 부르며 SAC를 여러 차례 직접 방문하는 등 친분을 유지하면서 법률 개정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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