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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 차명 법인으로 땅 투기…현행법 처벌 못한다
입력 2014.09.05 (14:31)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5일 구속 기소된 새누리당 박상은(65) 의원이 건설회사 법인에 차명으로 투자한 뒤 부동산을 사고 되팔아 억대의 시세 차익을 챙겼지만 이를 처벌할 현행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2004년 평소 친분이 있는 인천의 모기업 대표 김모씨에게 "강화도에 땅을 사서 골프장 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박 의원 경제특보의 월급을 대신 내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인물이다.

박 의원은 같은 해 김 대표와 1억원씩 출자해 강서개발이라는 건설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 지분은 두 사람이 절반씩 나눠 가졌다.

그러나 박 의원은 회사 지분을 자신이 대표이사를 지낸 대한제당의 후배 명의로 차명 보유한다.

이후 2005년 박 의원과 김 대표는 1억5천만원씩 더 투자해 회사 지분을 증자한 뒤 강화도 교동 인하리에 있는 땅 2만3천㎡를 3억7천만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이 땅은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여 있었다. 법인 명의로는 살 수 없어 김씨 명의로 등기를 마쳤다.

이들은 3년 뒤인 2008년 해당 토지를 14억원을 받고 되팔았다. 2억8천만원씩 나눠 가졌다. 같은 해 7월 남은 돈 가운데 4억5천만원으로 강화도 삼산면 매음리의 토지 40㎡를 또 사들였다.

이 때는 회사 법인 명의로 땅을 매수한다. 토지거래허가 구역이 아니어서 굳이 김 대표 명의로 땅을 사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결국 2005년 차명으로 부동산을 사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2008년에도 차명 지분을 보유한 회사 명의로 땅을 구입했다.

이는 차명 거래를 금지한 부동산실명제법의 입법 취지를 사실상 벗어난 행위지만 이번에 기소된 박 의원의 범죄 사실에는 해당 혐의가 빠졌다.

검찰도 박 의원이 차명으로 부동산을 사들여 시세 차익을 남긴 혐의를 샅샅이 조사했지만 부동산실명제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박 의원이 처음으로 강화도 땅을 사들인 2005년 당시는 부동산실명제법의 공소시효가 5년이어서 관련법을 적용할 수 없었다.

2007년 부동산실명제법의 공소시효가 7년으로 늘었기 때문에 2008년의 차명 투기한 범죄 사실은 공소시효 내에 있었지만 부동산실명제법에는 차명으로 보유한 법인 지분으로 부동산 거래를 한 행위에 관한 처벌 조항이 없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실명제법이 시행된 취지는 실권리자를 드러내 투기나 세금 탈루를 막자는 것"이라며 "박 의원처럼 차명으로 보유한 법인의 지분으로 땅을 살 경우 처벌받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검찰은 결국 박 의원에게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죄는 의율하지 못하고 2008년 14억원에 토지를 판매하고도 상법상 규정된 주주총회 의결이나 자본금 유보 등의 절차 없이 배당금을 나눠 가진 혐의에 대해서만 상법상 특별배임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법무부와 국토교통부에 부동산실명제법의 개정을 건의할 방침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처럼 거래하면 부동산실명제법은 다 피할 수 있게 된다"며 "구멍이 난 관련법은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상은 차명 법인으로 땅 투기…현행법 처벌 못한다
    • 입력 2014-09-05 14:31:19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5일 구속 기소된 새누리당 박상은(65) 의원이 건설회사 법인에 차명으로 투자한 뒤 부동산을 사고 되팔아 억대의 시세 차익을 챙겼지만 이를 처벌할 현행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2004년 평소 친분이 있는 인천의 모기업 대표 김모씨에게 "강화도에 땅을 사서 골프장 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박 의원 경제특보의 월급을 대신 내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인물이다.

박 의원은 같은 해 김 대표와 1억원씩 출자해 강서개발이라는 건설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 지분은 두 사람이 절반씩 나눠 가졌다.

그러나 박 의원은 회사 지분을 자신이 대표이사를 지낸 대한제당의 후배 명의로 차명 보유한다.

이후 2005년 박 의원과 김 대표는 1억5천만원씩 더 투자해 회사 지분을 증자한 뒤 강화도 교동 인하리에 있는 땅 2만3천㎡를 3억7천만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이 땅은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여 있었다. 법인 명의로는 살 수 없어 김씨 명의로 등기를 마쳤다.

이들은 3년 뒤인 2008년 해당 토지를 14억원을 받고 되팔았다. 2억8천만원씩 나눠 가졌다. 같은 해 7월 남은 돈 가운데 4억5천만원으로 강화도 삼산면 매음리의 토지 40㎡를 또 사들였다.

이 때는 회사 법인 명의로 땅을 매수한다. 토지거래허가 구역이 아니어서 굳이 김 대표 명의로 땅을 사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결국 2005년 차명으로 부동산을 사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2008년에도 차명 지분을 보유한 회사 명의로 땅을 구입했다.

이는 차명 거래를 금지한 부동산실명제법의 입법 취지를 사실상 벗어난 행위지만 이번에 기소된 박 의원의 범죄 사실에는 해당 혐의가 빠졌다.

검찰도 박 의원이 차명으로 부동산을 사들여 시세 차익을 남긴 혐의를 샅샅이 조사했지만 부동산실명제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박 의원이 처음으로 강화도 땅을 사들인 2005년 당시는 부동산실명제법의 공소시효가 5년이어서 관련법을 적용할 수 없었다.

2007년 부동산실명제법의 공소시효가 7년으로 늘었기 때문에 2008년의 차명 투기한 범죄 사실은 공소시효 내에 있었지만 부동산실명제법에는 차명으로 보유한 법인 지분으로 부동산 거래를 한 행위에 관한 처벌 조항이 없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실명제법이 시행된 취지는 실권리자를 드러내 투기나 세금 탈루를 막자는 것"이라며 "박 의원처럼 차명으로 보유한 법인의 지분으로 땅을 살 경우 처벌받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검찰은 결국 박 의원에게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죄는 의율하지 못하고 2008년 14억원에 토지를 판매하고도 상법상 규정된 주주총회 의결이나 자본금 유보 등의 절차 없이 배당금을 나눠 가진 혐의에 대해서만 상법상 특별배임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법무부와 국토교통부에 부동산실명제법의 개정을 건의할 방침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처럼 거래하면 부동산실명제법은 다 피할 수 있게 된다"며 "구멍이 난 관련법은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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