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공 기획’ 체니, 오바마에 ‘IS 격퇴법’ 훈수

입력 2014.09.11 (04:10) 수정 2014.09.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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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기획했던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또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대통령의 '불개입' 정책이 이라크·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준동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등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IS를 격퇴하기 위한 '매파적 전략'을 훈수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한 연설에서 "이런 국제 문제들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며 "개입하기를 싫어하는 대통령과 매우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합쳐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이 점차 퇴조하고 핵심 알카에다 세력도 분쇄됐다고 주장하지만, 위협은 되레 증가하고 있다"며 "이라크, 시리아, 예멘에서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또 남쪽으로 소말리아에서 서쪽으로 나이지리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새로운 지하디스트 집단이 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에 반해 미국의 군사력은 점점 쇠퇴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지금 곧바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IS의 활동 근거지와 지휘 본부, 그리고 통신선을 찾아내는 대로 즉각 공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라크 정부군 및 쿠르드 자치군을 지원하기 위해 군 교관과 특수임무 병력, 정보 인력 등의 숫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의 축출을 이끈 이라크 침공을 주도적으로 기획하는 등 4명의 공화당 출신 대통령 행정부에서 요직을 지내면서 '강경 보수' 성향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체니 전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주로 외교·안보 정책에서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의 이날 연설도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전략 발표를 몇 시간 앞두고 나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백악관 스테이트 플로어에서 정책연설을 통해 현재 이라크에 국한된 공습을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체니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고립주의 정책에서 탈피해 IS를 분쇄·해체하기 위한 '강력하고 대담하며 즉각적인 전략'을 제시해야 하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방어적인 입장이 아니라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 사태가 재발하지 않게 하려면 철군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체니 부통령의 이런 지적에 대해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 집단을 격퇴하는 방법을 안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리드 대표는 "공화당이 체니의 조언을 듣고 중동에 지상군을 파견해야 한다고 다시금 주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비열한 테러리스트들을 무찔러야 하는 건 맞지만, 이번엔 올바른 방법으로 제대로 하자"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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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침공 기획’ 체니, 오바마에 ‘IS 격퇴법’ 훈수
    • 입력 2014-09-11 04:10:33
    • 수정2014-09-11 11:12:16
    연합뉴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기획했던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또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대통령의 '불개입' 정책이 이라크·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준동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등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IS를 격퇴하기 위한 '매파적 전략'을 훈수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한 연설에서 "이런 국제 문제들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며 "개입하기를 싫어하는 대통령과 매우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합쳐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이 점차 퇴조하고 핵심 알카에다 세력도 분쇄됐다고 주장하지만, 위협은 되레 증가하고 있다"며 "이라크, 시리아, 예멘에서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또 남쪽으로 소말리아에서 서쪽으로 나이지리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새로운 지하디스트 집단이 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에 반해 미국의 군사력은 점점 쇠퇴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지금 곧바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IS의 활동 근거지와 지휘 본부, 그리고 통신선을 찾아내는 대로 즉각 공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라크 정부군 및 쿠르드 자치군을 지원하기 위해 군 교관과 특수임무 병력, 정보 인력 등의 숫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의 축출을 이끈 이라크 침공을 주도적으로 기획하는 등 4명의 공화당 출신 대통령 행정부에서 요직을 지내면서 '강경 보수' 성향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체니 전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주로 외교·안보 정책에서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의 이날 연설도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전략 발표를 몇 시간 앞두고 나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백악관 스테이트 플로어에서 정책연설을 통해 현재 이라크에 국한된 공습을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체니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고립주의 정책에서 탈피해 IS를 분쇄·해체하기 위한 '강력하고 대담하며 즉각적인 전략'을 제시해야 하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방어적인 입장이 아니라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 사태가 재발하지 않게 하려면 철군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체니 부통령의 이런 지적에 대해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 집단을 격퇴하는 방법을 안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리드 대표는 "공화당이 체니의 조언을 듣고 중동에 지상군을 파견해야 한다고 다시금 주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비열한 테러리스트들을 무찔러야 하는 건 맞지만, 이번엔 올바른 방법으로 제대로 하자"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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