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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쇼핑하는 ‘왕서방’
입력 2014.09.11 (16:21) 수정 2014.09.16 (16:21) 경제


이른바 '왕서방 자금'이 국내 기업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 거대 자금을 앞세운 중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지속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것. '왕서방'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 투자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산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1세대 유아복 업체 '아가방'도 이젠 중국기업


유아복 업계는 최근 충격적인 소식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국내 1세대 유아복 업체로 불리는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 기업에 매각되는 소식이 알려져서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최근 최대주주인 김욱 대표가 약 320억 원 규모의 자사 보통주 427만 2000주(15.3%)를 라임패션코리아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라임패션코리아는 아가방앤컴퍼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14억 원의 투자를 완료하고 일부 지분(17.76%)를 확보했다.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하는 라임패션코리아는 중국 의류업체인 랑시그룹이 한국에 세운 업체로 알려졌다. 랑시그룹은 국내 여성복 업체 대현과 '주크' '모조에스핀'의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중국에서 판매 중이다.

중국 자본의 국내 유아복 업체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루독과 밍크뮤·알로봇 등의 아동복을 생산하는 서양네트웍스는 작년 홍콩 펑그룹에 인수됐다.

국내 패션 기업도 중국 자본으로 넘어간 사례가 많다. 인터크루로 유명한 더신화와, BNX·탱커스·카이야크만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아비스타도 모두 몇 년 새 중국 기업으로 넘어갔다.

이외에도 '차이나 머니(중국계 자금)'는 국내 IT 및 금융업체에도 들어오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게임업체인 텐센트는 CJ E&M과 파티게임즈, 카카오에 각각 수백억원을 투자했고, 대만계 유안타증권은 동양증권을 인수했다. 훙하이그룹도 지난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SK C&C 지분 5%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중국 업체와 경영권 매각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ㆍ합병(M&A) 전문분석기관인 머저마켓에 따르면, 2008년 1건(120억 원 규모)에 그치던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M&A는 올 상반기만 5건(961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액은 7억 7600만 달러로 작년 전체 투자액(4억 8100만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앞으로 중국 투자자금 유입이 어느 정도 규모에 이른 후에는, 이 자금의 유출입이 빈번해져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中 기업, 국내 주식시장 상장 '대기 중'


국내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차이나 머니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에 들어온 중국계 자금 잔액은 2008년 말 4711억 원에서 지난해 말 20조8000억 원으로 약 44.3배가 증가했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중국계 자금 잔액은 23조3000억 원이다. 약 반년 만에 2조 5000억 원(12.0%)이 늘어났다.

중국 기업의 국내 주식시장 진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까지 약 10곳 내외의 중국 기업 상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도 다양하다. 중국 제분회사 펑위가 지난달 국내 증권사와 주관사 계약을 맺었고, 자동차 부품업체인 로스웰과 인공운모(진주광택 안료의 주재료) 업체인 크리스탈홀딩스 역시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암 진단 키트업체인 트리플엑스, 제약업체인 퉁런탕, 유아용 화장품 업체 하이촨, 완구회사 헝성 역시 상장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중국 기업의 국내 주식 시장 상장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었다. 지난 2011년 중국 기업인 고섬이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상장 폐지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한동안 중국 기업의 국내 주식 시장 상장이 뜸했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고, 정부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중국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도 재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 한국 기업 쇼핑하는 ‘왕서방’
    • 입력 2014-09-11 16:21:56
    • 수정2014-09-16 16:21:54
    경제


이른바 '왕서방 자금'이 국내 기업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 거대 자금을 앞세운 중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지속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것. '왕서방'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 투자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산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1세대 유아복 업체 '아가방'도 이젠 중국기업


유아복 업계는 최근 충격적인 소식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국내 1세대 유아복 업체로 불리는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 기업에 매각되는 소식이 알려져서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최근 최대주주인 김욱 대표가 약 320억 원 규모의 자사 보통주 427만 2000주(15.3%)를 라임패션코리아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라임패션코리아는 아가방앤컴퍼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14억 원의 투자를 완료하고 일부 지분(17.76%)를 확보했다.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하는 라임패션코리아는 중국 의류업체인 랑시그룹이 한국에 세운 업체로 알려졌다. 랑시그룹은 국내 여성복 업체 대현과 '주크' '모조에스핀'의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중국에서 판매 중이다.

중국 자본의 국내 유아복 업체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루독과 밍크뮤·알로봇 등의 아동복을 생산하는 서양네트웍스는 작년 홍콩 펑그룹에 인수됐다.

국내 패션 기업도 중국 자본으로 넘어간 사례가 많다. 인터크루로 유명한 더신화와, BNX·탱커스·카이야크만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아비스타도 모두 몇 년 새 중국 기업으로 넘어갔다.

이외에도 '차이나 머니(중국계 자금)'는 국내 IT 및 금융업체에도 들어오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게임업체인 텐센트는 CJ E&M과 파티게임즈, 카카오에 각각 수백억원을 투자했고, 대만계 유안타증권은 동양증권을 인수했다. 훙하이그룹도 지난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SK C&C 지분 5%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중국 업체와 경영권 매각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ㆍ합병(M&A) 전문분석기관인 머저마켓에 따르면, 2008년 1건(120억 원 규모)에 그치던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M&A는 올 상반기만 5건(961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액은 7억 7600만 달러로 작년 전체 투자액(4억 8100만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앞으로 중국 투자자금 유입이 어느 정도 규모에 이른 후에는, 이 자금의 유출입이 빈번해져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中 기업, 국내 주식시장 상장 '대기 중'


국내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차이나 머니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에 들어온 중국계 자금 잔액은 2008년 말 4711억 원에서 지난해 말 20조8000억 원으로 약 44.3배가 증가했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중국계 자금 잔액은 23조3000억 원이다. 약 반년 만에 2조 5000억 원(12.0%)이 늘어났다.

중국 기업의 국내 주식시장 진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까지 약 10곳 내외의 중국 기업 상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도 다양하다. 중국 제분회사 펑위가 지난달 국내 증권사와 주관사 계약을 맺었고, 자동차 부품업체인 로스웰과 인공운모(진주광택 안료의 주재료) 업체인 크리스탈홀딩스 역시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암 진단 키트업체인 트리플엑스, 제약업체인 퉁런탕, 유아용 화장품 업체 하이촨, 완구회사 헝성 역시 상장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중국 기업의 국내 주식 시장 상장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었다. 지난 2011년 중국 기업인 고섬이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상장 폐지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한동안 중국 기업의 국내 주식 시장 상장이 뜸했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고, 정부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중국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도 재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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