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지도부 제거 3가지 시나리오

입력 2014.09.13 (14:39) 수정 2014.09.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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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조력자에 의한 대리 공작이냐 아니면 드론(무인기)이나 특전 요원들에 의한 직접 타격이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정치 지형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수니파 반군 세력 '이슬람국가'(IS) 지도부에 대한 사살 작전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미 군부와 정보 공동체가 구체적인 방법론 모색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WP) 신문은 11일 익명의 미군 소식통의 말을 빌려 오바마 대통령이 IS 격퇴 핵심전략의 하나로 국방부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IS 지도자 개인들을 대상으로 공격해 사살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전했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대테러담당관과 특수전 베테랑 등 전문가들이 제시한 제거 시나리오는 ▲ 이스라엘이 심어놓은 내부 조력자에 의한 대리 공작 ▲ 드론 등에 의한 항공 작전 ▲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에서처럼 최정예 특전요원들을 동원한 직접 타격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 정확한 정보가 관건 = IS 지도부 제거에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정확한 정보다. 특히 정보 가운데 최우선 순위는 당연히 초대 칼리프(최고지도자)로 알려진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3) 관련 정보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중동 전문지 '아샤라 알 아우사트'는 이라크 쿠르드민주당(KDP) 대변인의 말을 빌려 알바그다디가 IS가 장악한 이라크 2대 도시 모술에 대한 미군의 공습 가능성을 우려해 30여 대의 허머 차량 호위 속에 지난달 15일 시리아로 도피했다고 보도했다.

막강한 자금력과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선전과 정보 수집에 전문가 수준을 자랑하는 IS는 지도부 보호에도 지능적이다. 무엇보다 비밀주의를 추구하는 데다 수시로 거처를 옮기는 바람에 행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알바그다디는 2005년 미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지만, '별볼일없는' 수니파 중간 간부라는 판단에 따라 석방된 전력이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그에 대한 기본 자료를 확보했을 것이 분명하다.

WP는 또 미국이 그동안 IS 지도자들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있음에도 그들을 직접 공격하거나 사살하는 작전(공작)에 대한 대통령의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역시 '상당한' 정보를 확보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 '모사드 카드'도 부상 = CIA와 NSA(국가안보국) 등 미국 정보공동체의 비밀 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전 CIA 소속 컴퓨터 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은 IS의 결성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이바지를 한 것이 이스라엘 대외정보부(모사드)로, 특히 모사드는 알바그다디에 대한 군사훈련도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들이 이슬람권에 대해 비밀공작을 하는 과정에서 '모사드 커넥션'을 자주 이용해온 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모사드가 IS 상층부에 심어놓은 '두더지'(비밀정보원)를 통해 IS 지도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한 다음 내부 조력자를 통해 제거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드론 등 항공작전 = CIA는 물론이고 국방부 내 대테러전의 선봉장 역할을 해온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는 그동안 예멘, 소말리아, 파키스탄 등에서 드론을 동원해 테러조직 간부 등 주요 목표물을 제거해왔다.

특히 JSOC의 비밀공작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추악한 전쟁: 세계는 전쟁터'(Dirty Wars: The World Is A Battlefield)의 저자인 미국 언론인 제레미 스캐힐은 "오바마 행정부는 국가안보정책의 한 중심축으로 암살을 합법화하는 데 주력해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드론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주장했다.

드론을 통한 제거 방식은 아군의 피해 없이 성공적으로 목표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투기 등 항공기에 의한 타격도 가능하지만, 자칫 민간인 희생 같은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에 따른 비난여론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 '위험성 높은' 특수부대 동원 방식 = 2011년 5월 파키스탄에서 JSOC 소속 해군특전단(데브그루)이 성공적으로 수행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에서 입증한 것처럼 IS 지도부 제거 작전에도 최정예 특전요원들을 전가의 보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IS 억류 미 언론인들에 대한 JSOC 소속 델타 포스의 구출 실패에서처럼 결코 쉽지 않다. JSOC 소속 데브그루나 델타 포스는 기동성, 개인 기량, 현지 적응성, 순발력 등에서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정 근거지에 은신한 빈 라덴과 달리 IS 지도부는 수시로 이동하는 데다 정확한 정보 확보가 쉽지 않고 경계망도 워낙 삼엄해 섣불리 투입 시 아군 피해는 물론 후유증도 크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놓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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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지도부 제거 3가지 시나리오
    • 입력 2014-09-13 14:39:44
    • 수정2014-09-13 14:40:20
    연합뉴스
"내부 조력자에 의한 대리 공작이냐 아니면 드론(무인기)이나 특전 요원들에 의한 직접 타격이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정치 지형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수니파 반군 세력 '이슬람국가'(IS) 지도부에 대한 사살 작전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미 군부와 정보 공동체가 구체적인 방법론 모색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WP) 신문은 11일 익명의 미군 소식통의 말을 빌려 오바마 대통령이 IS 격퇴 핵심전략의 하나로 국방부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IS 지도자 개인들을 대상으로 공격해 사살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전했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대테러담당관과 특수전 베테랑 등 전문가들이 제시한 제거 시나리오는 ▲ 이스라엘이 심어놓은 내부 조력자에 의한 대리 공작 ▲ 드론 등에 의한 항공 작전 ▲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에서처럼 최정예 특전요원들을 동원한 직접 타격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 정확한 정보가 관건 = IS 지도부 제거에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정확한 정보다. 특히 정보 가운데 최우선 순위는 당연히 초대 칼리프(최고지도자)로 알려진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3) 관련 정보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중동 전문지 '아샤라 알 아우사트'는 이라크 쿠르드민주당(KDP) 대변인의 말을 빌려 알바그다디가 IS가 장악한 이라크 2대 도시 모술에 대한 미군의 공습 가능성을 우려해 30여 대의 허머 차량 호위 속에 지난달 15일 시리아로 도피했다고 보도했다. 막강한 자금력과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선전과 정보 수집에 전문가 수준을 자랑하는 IS는 지도부 보호에도 지능적이다. 무엇보다 비밀주의를 추구하는 데다 수시로 거처를 옮기는 바람에 행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알바그다디는 2005년 미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지만, '별볼일없는' 수니파 중간 간부라는 판단에 따라 석방된 전력이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그에 대한 기본 자료를 확보했을 것이 분명하다. WP는 또 미국이 그동안 IS 지도자들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있음에도 그들을 직접 공격하거나 사살하는 작전(공작)에 대한 대통령의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역시 '상당한' 정보를 확보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 '모사드 카드'도 부상 = CIA와 NSA(국가안보국) 등 미국 정보공동체의 비밀 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전 CIA 소속 컴퓨터 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은 IS의 결성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이바지를 한 것이 이스라엘 대외정보부(모사드)로, 특히 모사드는 알바그다디에 대한 군사훈련도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들이 이슬람권에 대해 비밀공작을 하는 과정에서 '모사드 커넥션'을 자주 이용해온 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모사드가 IS 상층부에 심어놓은 '두더지'(비밀정보원)를 통해 IS 지도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한 다음 내부 조력자를 통해 제거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드론 등 항공작전 = CIA는 물론이고 국방부 내 대테러전의 선봉장 역할을 해온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는 그동안 예멘, 소말리아, 파키스탄 등에서 드론을 동원해 테러조직 간부 등 주요 목표물을 제거해왔다. 특히 JSOC의 비밀공작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추악한 전쟁: 세계는 전쟁터'(Dirty Wars: The World Is A Battlefield)의 저자인 미국 언론인 제레미 스캐힐은 "오바마 행정부는 국가안보정책의 한 중심축으로 암살을 합법화하는 데 주력해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드론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주장했다. 드론을 통한 제거 방식은 아군의 피해 없이 성공적으로 목표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투기 등 항공기에 의한 타격도 가능하지만, 자칫 민간인 희생 같은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에 따른 비난여론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 '위험성 높은' 특수부대 동원 방식 = 2011년 5월 파키스탄에서 JSOC 소속 해군특전단(데브그루)이 성공적으로 수행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에서 입증한 것처럼 IS 지도부 제거 작전에도 최정예 특전요원들을 전가의 보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IS 억류 미 언론인들에 대한 JSOC 소속 델타 포스의 구출 실패에서처럼 결코 쉽지 않다. JSOC 소속 데브그루나 델타 포스는 기동성, 개인 기량, 현지 적응성, 순발력 등에서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정 근거지에 은신한 빈 라덴과 달리 IS 지도부는 수시로 이동하는 데다 정확한 정보 확보가 쉽지 않고 경계망도 워낙 삼엄해 섣불리 투입 시 아군 피해는 물론 후유증도 크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놓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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