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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관리하는 골프장이 농지 불법 취득
입력 2014.09.13 (21:12) 수정 2014.09.13 (23:23)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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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자유전’, 농민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뜻입니다.

기초산업인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헌법에 명시한 원칙입니다.

하지만, 5년 전부턴 농민이 아니어도 농지를 살 수가 있습니다.

법인을 이용하면 되는데요. 농민을 조합원과 이사로 두기만 하면, 농민이 아니어도 영농조합과 농업회사의 대표가 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농촌 투자를 유도한다는 취지지만, 이를 악용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유령 농업회사를 앞세워 농지를 사들이는 건데요.

정부 감독 아래에 있는 골프장이 바로 이런 식으로 대규모 농지를 사들인 사실이 KBS 취재로 드러났습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북 진천의 한 과수원.

귀퉁이에 잡초가 웃자란 채 방치된 땅이 있습니다.

토지등본엔 '전', 즉 밭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녹취> 인근 농민 : "잔디밭을 가꾼다고 몇번을 얘기하더니 안하더라고. 그냥 뭐 내버려 두는 거지."

땅주인을 확인해 보니, '농업회사법인' 이름이 나옵니다.

이 농업회사 주소지로 찾아가봤습니다.

하지만 일반 주택만 있을 뿐, 사무실 흔적은 찾을 수 없습니다.

<녹취> 농업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사무실은 지금 하고 있는거고..." (농업회사 법인은 뭐하는 곳입니까?) "농지가 있기 때문에 그거 관리하는 거예요..."

그냥 가정집입니다.

농민 주소만 빌리는 수법으로, 실체 없는 '유령회사'를 차린 겁니다.

설립 시기는 지난 2011년, 설립자는 경기도의 한 골프장 대표로 확인됐습니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골프장 측이 농업을 본업으로 하는 허위의 유령회사를 만들어놓고, 이 지역 농지를 사들이게 한 겁니다.

인근의 또 다른 농지.

이 땅은 같은 골프장의 임원이 주인으로 올라 있습니다.

<인터뷰> 골프장 임원(농지 불법 매입/음성변조) : "법인은 농지를 취득못하게 돼 있으니까, (골프장) 사업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유령회사라도 만들기 전엔 이처럼 골프장 임직원 명의로 농지를 사들였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골프장 허가내려고 일부 사들인 것 같아요. 여기 하려고 하다고 못했죠. 군에서 허가를 안 내주는 바람에"

지난 2004년부터 골프장이 이런 수법으로 사들인 농지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7만8천여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축구장 12개 넓이입니다.

땅을 사는데 40여 억원이 들었는데 몇 배가 뛴 인근 땅값시세를 감안해보면 지금은 시가 수백억 원대가 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땅 일부를 유령법인 명의로 돌려놨습니다.

<녹취> 골프장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찔끔, 저기 찔끔 (농지가) 이렇게 있다보니까 (팔리지 않고) 현재는 이렇게 놓아두고 있는 상황이에요."

민간자본을 출자받아 정부가 짓고 관리 감독하는 골프장이지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부는 이런 실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 정부가 관리하는 골프장이 농지 불법 취득
    • 입력 2014-09-13 21:15:03
    • 수정2014-09-13 23:23:28
    뉴스 9
<앵커 멘트>

‘경자유전’, 농민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뜻입니다.

기초산업인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헌법에 명시한 원칙입니다.

하지만, 5년 전부턴 농민이 아니어도 농지를 살 수가 있습니다.

법인을 이용하면 되는데요. 농민을 조합원과 이사로 두기만 하면, 농민이 아니어도 영농조합과 농업회사의 대표가 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농촌 투자를 유도한다는 취지지만, 이를 악용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유령 농업회사를 앞세워 농지를 사들이는 건데요.

정부 감독 아래에 있는 골프장이 바로 이런 식으로 대규모 농지를 사들인 사실이 KBS 취재로 드러났습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북 진천의 한 과수원.

귀퉁이에 잡초가 웃자란 채 방치된 땅이 있습니다.

토지등본엔 '전', 즉 밭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녹취> 인근 농민 : "잔디밭을 가꾼다고 몇번을 얘기하더니 안하더라고. 그냥 뭐 내버려 두는 거지."

땅주인을 확인해 보니, '농업회사법인' 이름이 나옵니다.

이 농업회사 주소지로 찾아가봤습니다.

하지만 일반 주택만 있을 뿐, 사무실 흔적은 찾을 수 없습니다.

<녹취> 농업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사무실은 지금 하고 있는거고..." (농업회사 법인은 뭐하는 곳입니까?) "농지가 있기 때문에 그거 관리하는 거예요..."

그냥 가정집입니다.

농민 주소만 빌리는 수법으로, 실체 없는 '유령회사'를 차린 겁니다.

설립 시기는 지난 2011년, 설립자는 경기도의 한 골프장 대표로 확인됐습니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골프장 측이 농업을 본업으로 하는 허위의 유령회사를 만들어놓고, 이 지역 농지를 사들이게 한 겁니다.

인근의 또 다른 농지.

이 땅은 같은 골프장의 임원이 주인으로 올라 있습니다.

<인터뷰> 골프장 임원(농지 불법 매입/음성변조) : "법인은 농지를 취득못하게 돼 있으니까, (골프장) 사업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유령회사라도 만들기 전엔 이처럼 골프장 임직원 명의로 농지를 사들였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골프장 허가내려고 일부 사들인 것 같아요. 여기 하려고 하다고 못했죠. 군에서 허가를 안 내주는 바람에"

지난 2004년부터 골프장이 이런 수법으로 사들인 농지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7만8천여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축구장 12개 넓이입니다.

땅을 사는데 40여 억원이 들었는데 몇 배가 뛴 인근 땅값시세를 감안해보면 지금은 시가 수백억 원대가 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땅 일부를 유령법인 명의로 돌려놨습니다.

<녹취> 골프장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찔끔, 저기 찔끔 (농지가) 이렇게 있다보니까 (팔리지 않고) 현재는 이렇게 놓아두고 있는 상황이에요."

민간자본을 출자받아 정부가 짓고 관리 감독하는 골프장이지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부는 이런 실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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