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싱크홀’ 9호선…부실 시공에 담합까지

입력 2014.09.17 (21:08) 수정 2014.09.1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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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잇따라 발견된 '싱크홀'이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 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까지 있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경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여러 개의 '싱크홀'이 발견된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

5년 전인 2009년 삼성물산이 낙찰 받은 길이 1.56km의 공사 구간입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 두 곳.

삼성물산이 써낸 가격은 예정 공사비의 94.11%, 현대산업개발이 써낸 가격은 94%였습니다.

2천억 원 규모의 공사에서 응찰 금액이 2억 원 차이 밖에 안 난 겁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이들 건설사가 응찰 금액을 서로 짜맞춘 뒤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성물산이 근소한 차이로 낙찰을 받고, 현대산업개발이 들러리를 서는 방식으로 담합을 했다는 겁니다.

공정위는 9호선 3단계 공사의 다른 구간들에서도 담합이 이뤄진 혐의를 잡고, 현대와 GS 등 대형 건설사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9호선 3단계 공사는 전액 정부와 서울시 예산으로 진행됩니다.

담합 때문에 늘어난 공사비만큼 고스란히 세금이 낭비된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최승섭(경실련 국책사업감시팀 부장) : "담합을 통해서 사업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요. 건설사들은 높아진 사업비만큼 국민의 세금을 빼먹고 있는 그런 구조입니다."

공정위는 이달 말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인데, 과징금 수백억 원이 부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위의 공식 결정이 내려지면 삼성물산은 담합으로 공사비를 부풀리고 공사까지 부실하게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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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17 21:09:03
    • 수정2014-09-17 21: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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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잇따라 발견된 '싱크홀'이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 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까지 있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경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여러 개의 '싱크홀'이 발견된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

5년 전인 2009년 삼성물산이 낙찰 받은 길이 1.56km의 공사 구간입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 두 곳.

삼성물산이 써낸 가격은 예정 공사비의 94.11%, 현대산업개발이 써낸 가격은 94%였습니다.

2천억 원 규모의 공사에서 응찰 금액이 2억 원 차이 밖에 안 난 겁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이들 건설사가 응찰 금액을 서로 짜맞춘 뒤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성물산이 근소한 차이로 낙찰을 받고, 현대산업개발이 들러리를 서는 방식으로 담합을 했다는 겁니다.

공정위는 9호선 3단계 공사의 다른 구간들에서도 담합이 이뤄진 혐의를 잡고, 현대와 GS 등 대형 건설사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9호선 3단계 공사는 전액 정부와 서울시 예산으로 진행됩니다.

담합 때문에 늘어난 공사비만큼 고스란히 세금이 낭비된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최승섭(경실련 국책사업감시팀 부장) : "담합을 통해서 사업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요. 건설사들은 높아진 사업비만큼 국민의 세금을 빼먹고 있는 그런 구조입니다."

공정위는 이달 말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인데, 과징금 수백억 원이 부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위의 공식 결정이 내려지면 삼성물산은 담합으로 공사비를 부풀리고 공사까지 부실하게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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