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산행 만연…‘정상주’ 치명적 독

입력 2014.09.21 (07:16) 수정 2014.09.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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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을을 맞아 산을 찾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라는 단어가 등산객들 사이에 통용될 만큼 음주 산행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한두 잔쯤은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음주 산행의 실태와 위험성을 최준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평일인데도 산 중턱에 삼삼오오 모여 막걸리를 마십니다.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입니다.

<녹취> 등산객(음성변조) : "맛은 있지. 왜냐하면, 힘들게 올라가 땀흘리고 쫙 한 다음에 한잔 한다는 술 먹는 사람들은 그 맛이 좋잖아."

<녹취> 등산객(음성변조) : "거의 여기 보면 막걸리 한, 두 병씩 마시고 소주 마시는 사람 소주 한, 두 병 먹고 가요. 근데 취한 사람 못 봤어요, 그렇게."

산 입구 쓰레기 하치장엔 날마다 술병이 쌓여갑니다.

하산객들이 버리고 간 술병입니다.

주말과 휴일, 이틀 동안 모은 건데, 평일보다 2배 이상 양이 많습니다.

일부 산에서는 노점상들이 버젓이 술을 팔며 음주를 부추깁니다.

<녹취> 주류 판매 노점상(음성변조) : "저희는 여기가 거의 단골들이 와요. 이 아저씨도 그렇고, 이 아저씨도 그렇고 다 단골이에요."

지난 5년간 국립공원급 산에서만 천7백여 건의 사고가 일어났는데, 상당수가 음주와 관련돼 있습니다.

<인터뷰> 산악구조대원 : "산에서 음주를 가볍게 하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사고가 일어날 정도까지 음주를 하신 분들이 한 열 건 중에 한두 건 정도.."

산에서 술을 마시면 평소와 어떻게 다른지 실험해 봤습니다.

건강한 20대 남성 4명이 소주 반 병씩을 마신 뒤, 2명은 1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2명은 산행과 비슷한 강도로 운동을 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 운동을 한 남성들은 혈중 알코올 농도는 많이 떨어졌지만, 그만큼 심혈관계 부담이 커졌습니다.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뇌와 장기가 알코올을 더 많이 흡수한 겁니다.

<인터뷰> 조성연(스포츠의학클리닉 전문의) : "뇌로 빨리 흡수될 경우에는 보행 능력이라든가 평형 능력을 상실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매우 위험... "

운동으로 난 땀이 마르면서 체온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기온이 평지보다 낮은 산에서의 음주가 더 위험한 이유입니다.

<인터뷰> 원광현(대학생) : "땀을 계속 흘리다 보니까 체온도 내려가고 요즘 바람도 많이 불고 그래서 금방 몸이 식어요."

안전한 산행을 위해 금주는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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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 산행 만연…‘정상주’ 치명적 독
    • 입력 2014-09-21 07:18:56
    • 수정2014-09-21 07: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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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아 산을 찾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라는 단어가 등산객들 사이에 통용될 만큼 음주 산행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한두 잔쯤은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음주 산행의 실태와 위험성을 최준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평일인데도 산 중턱에 삼삼오오 모여 막걸리를 마십니다.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입니다.

<녹취> 등산객(음성변조) : "맛은 있지. 왜냐하면, 힘들게 올라가 땀흘리고 쫙 한 다음에 한잔 한다는 술 먹는 사람들은 그 맛이 좋잖아."

<녹취> 등산객(음성변조) : "거의 여기 보면 막걸리 한, 두 병씩 마시고 소주 마시는 사람 소주 한, 두 병 먹고 가요. 근데 취한 사람 못 봤어요, 그렇게."

산 입구 쓰레기 하치장엔 날마다 술병이 쌓여갑니다.

하산객들이 버리고 간 술병입니다.

주말과 휴일, 이틀 동안 모은 건데, 평일보다 2배 이상 양이 많습니다.

일부 산에서는 노점상들이 버젓이 술을 팔며 음주를 부추깁니다.

<녹취> 주류 판매 노점상(음성변조) : "저희는 여기가 거의 단골들이 와요. 이 아저씨도 그렇고, 이 아저씨도 그렇고 다 단골이에요."

지난 5년간 국립공원급 산에서만 천7백여 건의 사고가 일어났는데, 상당수가 음주와 관련돼 있습니다.

<인터뷰> 산악구조대원 : "산에서 음주를 가볍게 하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사고가 일어날 정도까지 음주를 하신 분들이 한 열 건 중에 한두 건 정도.."

산에서 술을 마시면 평소와 어떻게 다른지 실험해 봤습니다.

건강한 20대 남성 4명이 소주 반 병씩을 마신 뒤, 2명은 1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2명은 산행과 비슷한 강도로 운동을 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 운동을 한 남성들은 혈중 알코올 농도는 많이 떨어졌지만, 그만큼 심혈관계 부담이 커졌습니다.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뇌와 장기가 알코올을 더 많이 흡수한 겁니다.

<인터뷰> 조성연(스포츠의학클리닉 전문의) : "뇌로 빨리 흡수될 경우에는 보행 능력이라든가 평형 능력을 상실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매우 위험... "

운동으로 난 땀이 마르면서 체온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기온이 평지보다 낮은 산에서의 음주가 더 위험한 이유입니다.

<인터뷰> 원광현(대학생) : "땀을 계속 흘리다 보니까 체온도 내려가고 요즘 바람도 많이 불고 그래서 금방 몸이 식어요."

안전한 산행을 위해 금주는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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