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난민 9명, 열흘 만에 미국 마이애미 ‘상륙’

입력 2014.09.25 (02:14) 수정 2014.09.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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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난민 9명이 조악한 보트를 타고 열흘간의 항해 끝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해변에 도착했다.

마이애미헤럴드는 23일(현지시간) 오후 20∼40대 연령의 쿠바 남성 9명이 키 비스케인 해변에 도착했다고 국경순찰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보트에 옛소련제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양옆에는 타이어 고무 튜브 4개를 묶은 채 쿠바에서 출발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미국 최남단인 플로리다 키웨스트의 북쪽으로, 쿠바와는 370㎞ 떨어져 있다.

쿠바 어느 곳에서 출발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키 비스케인은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별장을 포함해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콘도미니엄 등이 많은 휴양지다.

키 비스케인 해변에 발을 디딘 이들은 곧바로 환호성을 지르며 "쿠바, 쿠바"를 외쳤다고 이를 구경한 휴양객들은 전했다.

이는 '젖은 발'에서 '마른 발'로 바뀌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쿠바 난민들이 해상에서 해안경비대 등에 적발되면 쿠바로 되돌려보내고, 일단 육지에 발을 밟으면 영구 거주권을 얻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을 199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열흘간 항해를 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이들이 감격에 겨워하자 해변을 산책하던 휴양객들은 신기한 듯 카메라를 들고 그들과 함께 타고 온 보트를 촬영하기도 했다.

'마른 발'을 눈앞에 둔 채 바다에서 적발돼 희비가 엇갈리는 일도 많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지난 10일 45명의 '젖은 발' 쿠바 난민을 쿠바 수도 아바나 서쪽 바이아 데 카바나스항으로 되돌려보냈다.

이들 가운데 25명은 알루미늄 포트를 타고 플로리다 남부 키스제도에 접근하다가 적발됐고, 나머지 20명은 키웨스트 서쪽 드라이 토르투가스 국립공원 인근 바다에서 발견됐다.

미국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인 작년 10월 이후 이달까지 미국 영해에서 적발된 쿠바 난민은 3천400명으로 아이티 난민 5천100명 다음으로 많다.

이 기간 플로리다 남부 상륙에 성공한 쿠바 난민은 780명에 그쳤으나 2013회계연도 359명의 배가 넘는다.

이번 회계연도에 미국 망명에 성공한 쿠바인은 총 2만2천500명이다.

이 가운데 멕시코 국경을 통해 넘어온 쿠바인은 1만7천명 안팎으로 2013회계연도 4천640여명의 3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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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 난민 9명, 열흘 만에 미국 마이애미 ‘상륙’
    • 입력 2014-09-25 02:14:17
    • 수정2014-09-25 09:53:17
    연합뉴스
쿠바 난민 9명이 조악한 보트를 타고 열흘간의 항해 끝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해변에 도착했다.

마이애미헤럴드는 23일(현지시간) 오후 20∼40대 연령의 쿠바 남성 9명이 키 비스케인 해변에 도착했다고 국경순찰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보트에 옛소련제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양옆에는 타이어 고무 튜브 4개를 묶은 채 쿠바에서 출발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미국 최남단인 플로리다 키웨스트의 북쪽으로, 쿠바와는 370㎞ 떨어져 있다.

쿠바 어느 곳에서 출발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키 비스케인은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별장을 포함해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콘도미니엄 등이 많은 휴양지다.

키 비스케인 해변에 발을 디딘 이들은 곧바로 환호성을 지르며 "쿠바, 쿠바"를 외쳤다고 이를 구경한 휴양객들은 전했다.

이는 '젖은 발'에서 '마른 발'로 바뀌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쿠바 난민들이 해상에서 해안경비대 등에 적발되면 쿠바로 되돌려보내고, 일단 육지에 발을 밟으면 영구 거주권을 얻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을 199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열흘간 항해를 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이들이 감격에 겨워하자 해변을 산책하던 휴양객들은 신기한 듯 카메라를 들고 그들과 함께 타고 온 보트를 촬영하기도 했다.

'마른 발'을 눈앞에 둔 채 바다에서 적발돼 희비가 엇갈리는 일도 많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지난 10일 45명의 '젖은 발' 쿠바 난민을 쿠바 수도 아바나 서쪽 바이아 데 카바나스항으로 되돌려보냈다.

이들 가운데 25명은 알루미늄 포트를 타고 플로리다 남부 키스제도에 접근하다가 적발됐고, 나머지 20명은 키웨스트 서쪽 드라이 토르투가스 국립공원 인근 바다에서 발견됐다.

미국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인 작년 10월 이후 이달까지 미국 영해에서 적발된 쿠바 난민은 3천400명으로 아이티 난민 5천100명 다음으로 많다.

이 기간 플로리다 남부 상륙에 성공한 쿠바 난민은 780명에 그쳤으나 2013회계연도 359명의 배가 넘는다.

이번 회계연도에 미국 망명에 성공한 쿠바인은 총 2만2천500명이다.

이 가운데 멕시코 국경을 통해 넘어온 쿠바인은 1만7천명 안팎으로 2013회계연도 4천640여명의 3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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