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원전 주민투표’ 유치 반대 이끈 김양호 삼척시장

입력 2014.10.10 (06:24) 수정 2014.10.1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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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삼척시민의 승리입니다."

김양호 삼척시장은 삼척원전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개표가 끝난 지난 9일 오후 개표장인 삼척체육관을 찾아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 막 희망의 빛이 보여 눈물이 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시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반핵'을 내세워 득표율 62.4%로 당선됐다.

원전 유치를 주도해온 당시 현역 시장이자 여당 후보를 상대로 한 그의 압승은 예상 밖 결과로 평가받았다.

시장이 취임한 그는 대표공약인 '원전 건설 계획 백지화'를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원전 백지화를 향한 첫 걸음은 주민투표 시행이었고, 취임 3개월 만에 이를 관철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 '삼척원전 유치 반대'가 84.97%다. 이런 결과를 예상했나.

▲ 삼척시민의 힘을 믿었다. 이 정도는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동안 여러 언론기관에서 원전 관련 여론조사도 많이 했고,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저를) 지지했던 표 등 여러 여건을 볼 때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 이번 주민투표 결과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원전만은 안 된다'라는 주민 열망이 표출된 것이다. 말 그대로 '위대한 삼척시민의 승리'다. 우리 국민에게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 권리를 줄 때 국민이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민의를 외면해 왔다. 이를 우리 삼척시민은 위대한 힘으로 오늘 주민투표까지 왔다. 그래서 (저는) 우리 시민이 정말 고맙다. 감사하다.

-- 주민투표명부 등재자 수 기준이지만 투표율이 67.94%를 기록했다.

▲ 그 정도까지는 솔직히 예상 못 했다. 현재 삼척지역 밖에 거주하는 주민 수가 5천∼6천명 이상이다. 이들에게는 주민투표명부 등재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받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부족했다. 이번 주민투표명부 등재자 수는 시민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6·4 지방선거 투표율이 68.8%였다. 이 정도도 엄청난 결과다.

--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이 많다. 앞으로 계획은.

▲ 최근 지난 시장시절 작성된 원전(유치 찬성) 서명부가 잘못 된 것으로 나왔다. 실질적으로 주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 안 된 원전 유치 신청이다. 이번이 정확한 시민 의사를 확인한 것이다. 이 결과를 가지고 정부를 설득하겠다. 정부도 실질적인 삼척시민 뜻을 정책에 반영해 주기를 바란다.

-- 현재 분위기를 볼 때 정부가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 우리 삼척시민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삼척시민은 원전(반대)에 대해 역사가 있다. 원전 건설 계획을 한번 백지화시킨 경험. 방폐장도 백지화시킨 경험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삼척시민의 정당한 의사가 확인된 만큼 만약 설득이 안 되면 대 정부 강경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본다.

-- 10년 전 '부안사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 거기까지 가면 안 된다. 저희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우리가 그동안 국책사업을 하면서 배우고 깨달은 것은 말 그대로 제1조건이 주민 수용성이라는 사실이다. 주민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원전 유치를 반대한다면 에너지 수급 문제에 대해 대안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강원도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발돋움하겠다. 그런 준비를 착실하게 할 것이다. 정부도 이번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에너지 정책을 전환해 줬으면 좋겠다.

-- 주민투표가 끝났다. 그동안 찬반논란으로 비롯된 갈등과 분열 등 상처도 만만치 않다.

▲ 정말 중요한 것이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것이다. 시장이 되기 전 원전반대투쟁위원회에 있을 때도 '주민투표에서 (원전 유치) 찬성이 한 표라도 더 나오면 깨끗하게 승복하겠다'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아직 찬반양론이 있지만, 투표결과에 삼척시민 모두가 승복하자.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간곡히 부탁한다.

--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한마디.

▲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원전만은 안된다' 그리고 '시민 중심의 행복 삼척을 구현해 달라'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시민과 함께 우리 삼척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하고 함께 가겠다. 다시 한번 위대한 삼척시민에게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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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척원전 주민투표’ 유치 반대 이끈 김양호 삼척시장
    • 입력 2014-10-10 06:24:39
    • 수정2014-10-10 07: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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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삼척시민의 승리입니다."

김양호 삼척시장은 삼척원전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개표가 끝난 지난 9일 오후 개표장인 삼척체육관을 찾아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 막 희망의 빛이 보여 눈물이 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시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반핵'을 내세워 득표율 62.4%로 당선됐다.

원전 유치를 주도해온 당시 현역 시장이자 여당 후보를 상대로 한 그의 압승은 예상 밖 결과로 평가받았다.

시장이 취임한 그는 대표공약인 '원전 건설 계획 백지화'를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원전 백지화를 향한 첫 걸음은 주민투표 시행이었고, 취임 3개월 만에 이를 관철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 '삼척원전 유치 반대'가 84.97%다. 이런 결과를 예상했나.

▲ 삼척시민의 힘을 믿었다. 이 정도는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동안 여러 언론기관에서 원전 관련 여론조사도 많이 했고,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저를) 지지했던 표 등 여러 여건을 볼 때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 이번 주민투표 결과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원전만은 안 된다'라는 주민 열망이 표출된 것이다. 말 그대로 '위대한 삼척시민의 승리'다. 우리 국민에게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 권리를 줄 때 국민이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민의를 외면해 왔다. 이를 우리 삼척시민은 위대한 힘으로 오늘 주민투표까지 왔다. 그래서 (저는) 우리 시민이 정말 고맙다. 감사하다.

-- 주민투표명부 등재자 수 기준이지만 투표율이 67.94%를 기록했다.

▲ 그 정도까지는 솔직히 예상 못 했다. 현재 삼척지역 밖에 거주하는 주민 수가 5천∼6천명 이상이다. 이들에게는 주민투표명부 등재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받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부족했다. 이번 주민투표명부 등재자 수는 시민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6·4 지방선거 투표율이 68.8%였다. 이 정도도 엄청난 결과다.

--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이 많다. 앞으로 계획은.

▲ 최근 지난 시장시절 작성된 원전(유치 찬성) 서명부가 잘못 된 것으로 나왔다. 실질적으로 주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 안 된 원전 유치 신청이다. 이번이 정확한 시민 의사를 확인한 것이다. 이 결과를 가지고 정부를 설득하겠다. 정부도 실질적인 삼척시민 뜻을 정책에 반영해 주기를 바란다.

-- 현재 분위기를 볼 때 정부가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 우리 삼척시민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삼척시민은 원전(반대)에 대해 역사가 있다. 원전 건설 계획을 한번 백지화시킨 경험. 방폐장도 백지화시킨 경험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삼척시민의 정당한 의사가 확인된 만큼 만약 설득이 안 되면 대 정부 강경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본다.

-- 10년 전 '부안사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 거기까지 가면 안 된다. 저희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우리가 그동안 국책사업을 하면서 배우고 깨달은 것은 말 그대로 제1조건이 주민 수용성이라는 사실이다. 주민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원전 유치를 반대한다면 에너지 수급 문제에 대해 대안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강원도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발돋움하겠다. 그런 준비를 착실하게 할 것이다. 정부도 이번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에너지 정책을 전환해 줬으면 좋겠다.

-- 주민투표가 끝났다. 그동안 찬반논란으로 비롯된 갈등과 분열 등 상처도 만만치 않다.

▲ 정말 중요한 것이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것이다. 시장이 되기 전 원전반대투쟁위원회에 있을 때도 '주민투표에서 (원전 유치) 찬성이 한 표라도 더 나오면 깨끗하게 승복하겠다'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아직 찬반양론이 있지만, 투표결과에 삼척시민 모두가 승복하자.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간곡히 부탁한다.

--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한마디.

▲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원전만은 안된다' 그리고 '시민 중심의 행복 삼척을 구현해 달라'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시민과 함께 우리 삼척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하고 함께 가겠다. 다시 한번 위대한 삼척시민에게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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