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한 등 잇단 중국인 멤버 파문…중 시장 위력?

입력 2014.10.10 (13:56) 수정 2014.10.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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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국인 멤버를 넣어야 하나 고민이 생기네요."

아이돌 그룹의 중국인 멤버들이 잇달아 팀을 이탈하자 연예 기획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일본 한류가 하락세를 걷자 '중국 시장이 답'이라며 너도나도 중국인 멤버 영입에 열을 올렸지만 공들여 키워놓은 팀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에 이어 10일 또 다른 중국인 멤버 루한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 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2009년에는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 한경이 SM과 분쟁 끝에 현재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활동 중이다.

일부에서는 엑소의 또 다른 중국인 멤버 이탈에 대한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가요계는 중국인 멤버가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하기까지 국내 기획사의 시스템과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통 연습생들은 숙소 생활을 하며 정해진 스케줄표대로 연습하고 데뷔 후에는 국내외를 오가며 육체적으로 힘든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루한도 지난 9월 엑소의 태국 공연, 이달 SM타운 월드투어 일본 공연에 불참하면서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엑소의 경우 데뷔한 지 불과 2년여 만에 중국인 멤버들이 잇달아 분쟁을 선택하자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위력이 커진 데 대한 자신감의 반영이란 곱지 않은 시선도 생겨났다.

아시아권을 넘어 영향력을 자랑하는 K팝을 통해 인지도와 인기를 얻은 후 노하우만 쏙 빼가 중국이란 대형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게 손익 계산에서 득이 된다는 인식이 커진 데 따른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SM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트레이닝으로 아시아권에서 입지를 확보한 한경이 중국에서 대형 스타로 활동 중인 사례는 이미 '한국에서 만들어진 중국인 가수들'에게 롤 모델이 됐다. 루한도 지난 8월 중국 웨이보 최다 댓글수로 세계 기네스에 등재되는 등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멤버다.

한 유명 걸그룹 기획사의 이사는 "한국의 음악 콘텐츠 산업의 우수성과 아시아권의 영향력을 알기에 이곳에서 데뷔하고 싶어하는 중국인 친구들이 여전히 많다"며 "그러나 스타가 되고 나면 중국 시장은 한국과 규모 면에서 비교도 안 되니 현혹되는 것 같다. 동방신기에서 나온 JYJ는 어쨌거나 한국 시장을 주무대로 활동하지만 중국인 멤버들에겐 자국의 대형 시장이 든든하게 있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중국 연예계와 손잡고 수년째 일한 한 가요 관계자도 "한경 때만 해도 직전에 동방신기 사태가 있었기에 기획사의 문제가 상당할 것으로 봤지만 지금의 엑소 사태는 한경과는 다른 관점으로 본다"며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프로듀싱 시스템으로 성공시킨 K팝 콘텐츠를 빼가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크리스는 이미 중국 기획사와 손잡고 영화 촬영을 진행 중이다. 또 크리스 사태 당시 중국의 유력 연예 관계자들이 크리스와 함께 일할 가능성을 SNS에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발을 방지할 법적 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한 남성 그룹 기획사의 신인개발 팀장은 "크리스가 분쟁 중임에도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상황이고 중국 매니지먼트사들도 이들에게 눈독을 들이니 손을 쓰기 어렵다"며 "기획사와의 전속 계약이 무의미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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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한 등 잇단 중국인 멤버 파문…중 시장 위력?
    • 입력 2014-10-10 13:56:22
    • 수정2014-10-10 14:01:21
    연합뉴스
"이제 중국인 멤버를 넣어야 하나 고민이 생기네요." 아이돌 그룹의 중국인 멤버들이 잇달아 팀을 이탈하자 연예 기획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일본 한류가 하락세를 걷자 '중국 시장이 답'이라며 너도나도 중국인 멤버 영입에 열을 올렸지만 공들여 키워놓은 팀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에 이어 10일 또 다른 중국인 멤버 루한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 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2009년에는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 한경이 SM과 분쟁 끝에 현재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활동 중이다. 일부에서는 엑소의 또 다른 중국인 멤버 이탈에 대한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가요계는 중국인 멤버가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하기까지 국내 기획사의 시스템과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통 연습생들은 숙소 생활을 하며 정해진 스케줄표대로 연습하고 데뷔 후에는 국내외를 오가며 육체적으로 힘든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루한도 지난 9월 엑소의 태국 공연, 이달 SM타운 월드투어 일본 공연에 불참하면서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엑소의 경우 데뷔한 지 불과 2년여 만에 중국인 멤버들이 잇달아 분쟁을 선택하자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위력이 커진 데 대한 자신감의 반영이란 곱지 않은 시선도 생겨났다. 아시아권을 넘어 영향력을 자랑하는 K팝을 통해 인지도와 인기를 얻은 후 노하우만 쏙 빼가 중국이란 대형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게 손익 계산에서 득이 된다는 인식이 커진 데 따른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SM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트레이닝으로 아시아권에서 입지를 확보한 한경이 중국에서 대형 스타로 활동 중인 사례는 이미 '한국에서 만들어진 중국인 가수들'에게 롤 모델이 됐다. 루한도 지난 8월 중국 웨이보 최다 댓글수로 세계 기네스에 등재되는 등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멤버다. 한 유명 걸그룹 기획사의 이사는 "한국의 음악 콘텐츠 산업의 우수성과 아시아권의 영향력을 알기에 이곳에서 데뷔하고 싶어하는 중국인 친구들이 여전히 많다"며 "그러나 스타가 되고 나면 중국 시장은 한국과 규모 면에서 비교도 안 되니 현혹되는 것 같다. 동방신기에서 나온 JYJ는 어쨌거나 한국 시장을 주무대로 활동하지만 중국인 멤버들에겐 자국의 대형 시장이 든든하게 있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중국 연예계와 손잡고 수년째 일한 한 가요 관계자도 "한경 때만 해도 직전에 동방신기 사태가 있었기에 기획사의 문제가 상당할 것으로 봤지만 지금의 엑소 사태는 한경과는 다른 관점으로 본다"며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프로듀싱 시스템으로 성공시킨 K팝 콘텐츠를 빼가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크리스는 이미 중국 기획사와 손잡고 영화 촬영을 진행 중이다. 또 크리스 사태 당시 중국의 유력 연예 관계자들이 크리스와 함께 일할 가능성을 SNS에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발을 방지할 법적 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한 남성 그룹 기획사의 신인개발 팀장은 "크리스가 분쟁 중임에도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상황이고 중국 매니지먼트사들도 이들에게 눈독을 들이니 손을 쓰기 어렵다"며 "기획사와의 전속 계약이 무의미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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