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치고 눕히고 꺾고…러시아에서 한국 온 무술 ‘삼보’

입력 2014.10.10 (14:47) 수정 2014.10.10 (14: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9일 9시 스포츠뉴스 ‘‘아시아 첫’ 세계삼보, 서울서 최강자 가린다!‘ 영상

상의는 유도복, 하의는 레슬링복 같다. 조금은 생소한 복장을 한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서울 잠실에 모였다.

이 청소년들은 유도와 레슬링이 결합한 스포츠인 '삼보'(sambo) 선수들이다. 삼보 선수들은 상대방을 넘어뜨리고 관절을 꺾으며 승부를 겨룬다.

세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8일부터 시작한 세계청소년 삼보대회는 12일까지 이어진다. 이 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세계 40여개국에 600여명이 넘는 선수와 코치가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우리나라도 20여명의 선수가 나서 세계 선수들을 상대한다.


◆ 삼보, 박진감·속도감 뛰어나


<사진. 세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 경기 장면>

삼보는 러시아의 국기(國技)로 메치기, 굳히기, 관절기 등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세계적인 격투기 선수였던 에밀리아넨코 효도르가 삼보를 주특기로 삼았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 무술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삼보는 크게 스포츠 삼보와 컴뱃 삼보로 나뉜다. 스포츠 삼보는 유도와 레슬링이 결합된 방식으로 이뤄지며, 컴뱃 삼보는 스포츠 삼보에 타격 기술이 추가된 형태로 이종격투기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머리 보호 장비와 글러브를 착용하고 경기한다. 청소년 대회에서는 컴뱃 삼보를 제외하고 스포츠 삼보만 진행된다.

삼보는 5분 1라운드 경기로 승패가 결정된다. 선 채로 상대방을 메쳐 등을 닿게 하면 한판승을 거둘 수 있고, 관절기술을 사용해 기권을 받아낼 수도 있다.

상대방을 메치거나 넘어뜨리면 각 기술에 따라 1점, 2점, 4점을 얻는데, 12점 차이가 나면 경기는 바로 종료된다. 동점으로 경기가 종료될 경우 큰 점수의 기술을 많이 사용한 선수가 승리한다.

삼보는 여러 무술이 합쳐진 형태로 박진감과 속도감이 매우 뛰어난 스포츠다. 여기에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선수 간 머리 싸움도 대단하다.

90㎏ 이하 체급에 나선 임동환(20) 선수는 "삼보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큰 힘을 안 들이더라도 상대방의 힘을 이용하면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 한국, 삼보 세계화의 교두보가 되다


<사진. 세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 개막식 장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아시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리고 올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청소년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삼보 국제대회를 개최한 것은 세계삼보연맹이 삼보의 대중화를 위한 교두보로 우리나라를 택했기 때문이다.

세계삼보연맹은 앞으로 열릴 올림픽에서 삼보를 정식 종목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보는 지금까지 러시아, 동유럽에서만 대중화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러시아와 동유럽 선수가 금메달을 독식하고 있다. 어제(9일) 열린 12체급 경기 중 7개 체급에서 러시아 선수가 우승했으며 3체급은 불가리아, 그루지야 선수가 가져갔다. 아시아에서는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만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열린 아시아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던 임동환 선수는 “우리나라에서 나와 같은 체급의 선수는 5~6명밖에 안 된다”며 “아직 우리나라는 삼보 약소국이다. 세계 대회에 나가면 큰 실력 차를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 세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 경기 장면>

삼보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가에서 인기를 누려야 한다.

삼보연맹은 아시아에서 삼보의 저변 확대를 위한 발판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을 택했다. 세계삼보연맹은 다음달 일본에서 성인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삼보연맹 세르게이 다바코프 사무총장은 "한·중·일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족해 삼보가 발전할 여지가 있다"며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삼보를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다바코프 사무총장은 “한국이 지난해부터 대회를 주최한 것을 보며 많은 장점과 단점을 발견했다”며 “더 좋은 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충분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메치고 눕히고 꺾고…러시아에서 한국 온 무술 ‘삼보’
    • 입력 2014-10-10 14:47:50
    • 수정2014-10-10 14:58:55
    종합
▲ 9일 9시 스포츠뉴스 ‘‘아시아 첫’ 세계삼보, 서울서 최강자 가린다!‘ 영상

상의는 유도복, 하의는 레슬링복 같다. 조금은 생소한 복장을 한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서울 잠실에 모였다.

이 청소년들은 유도와 레슬링이 결합한 스포츠인 '삼보'(sambo) 선수들이다. 삼보 선수들은 상대방을 넘어뜨리고 관절을 꺾으며 승부를 겨룬다.

세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8일부터 시작한 세계청소년 삼보대회는 12일까지 이어진다. 이 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세계 40여개국에 600여명이 넘는 선수와 코치가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우리나라도 20여명의 선수가 나서 세계 선수들을 상대한다.


◆ 삼보, 박진감·속도감 뛰어나


<사진. 세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 경기 장면>

삼보는 러시아의 국기(國技)로 메치기, 굳히기, 관절기 등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세계적인 격투기 선수였던 에밀리아넨코 효도르가 삼보를 주특기로 삼았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 무술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삼보는 크게 스포츠 삼보와 컴뱃 삼보로 나뉜다. 스포츠 삼보는 유도와 레슬링이 결합된 방식으로 이뤄지며, 컴뱃 삼보는 스포츠 삼보에 타격 기술이 추가된 형태로 이종격투기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머리 보호 장비와 글러브를 착용하고 경기한다. 청소년 대회에서는 컴뱃 삼보를 제외하고 스포츠 삼보만 진행된다.

삼보는 5분 1라운드 경기로 승패가 결정된다. 선 채로 상대방을 메쳐 등을 닿게 하면 한판승을 거둘 수 있고, 관절기술을 사용해 기권을 받아낼 수도 있다.

상대방을 메치거나 넘어뜨리면 각 기술에 따라 1점, 2점, 4점을 얻는데, 12점 차이가 나면 경기는 바로 종료된다. 동점으로 경기가 종료될 경우 큰 점수의 기술을 많이 사용한 선수가 승리한다.

삼보는 여러 무술이 합쳐진 형태로 박진감과 속도감이 매우 뛰어난 스포츠다. 여기에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선수 간 머리 싸움도 대단하다.

90㎏ 이하 체급에 나선 임동환(20) 선수는 "삼보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큰 힘을 안 들이더라도 상대방의 힘을 이용하면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 한국, 삼보 세계화의 교두보가 되다


<사진. 세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 개막식 장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아시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리고 올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청소년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삼보 국제대회를 개최한 것은 세계삼보연맹이 삼보의 대중화를 위한 교두보로 우리나라를 택했기 때문이다.

세계삼보연맹은 앞으로 열릴 올림픽에서 삼보를 정식 종목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보는 지금까지 러시아, 동유럽에서만 대중화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러시아와 동유럽 선수가 금메달을 독식하고 있다. 어제(9일) 열린 12체급 경기 중 7개 체급에서 러시아 선수가 우승했으며 3체급은 불가리아, 그루지야 선수가 가져갔다. 아시아에서는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만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열린 아시아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던 임동환 선수는 “우리나라에서 나와 같은 체급의 선수는 5~6명밖에 안 된다”며 “아직 우리나라는 삼보 약소국이다. 세계 대회에 나가면 큰 실력 차를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 세계청소년 삼보선수권대회 경기 장면>

삼보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가에서 인기를 누려야 한다.

삼보연맹은 아시아에서 삼보의 저변 확대를 위한 발판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을 택했다. 세계삼보연맹은 다음달 일본에서 성인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삼보연맹 세르게이 다바코프 사무총장은 "한·중·일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족해 삼보가 발전할 여지가 있다"며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삼보를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다바코프 사무총장은 “한국이 지난해부터 대회를 주최한 것을 보며 많은 장점과 단점을 발견했다”며 “더 좋은 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충분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